절도범에 의해 다시 한국으로 넘어온 관세음보살좌상
일본에서 불상 2점을 훔쳐 우리나라로 밀반입한 일당 일부가 경찰에 검거됐다는 소식을 접했을 당시만 해도 그냥 대수롭지 않은 사건 정도로만 생각했다. 문화재청 관계자가 동석한 브리핑 자리에서 이 관계자는 불상이 장물이기 때문에 유네스코 협약 등에 따라 불상을 일본에 돌려주게 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이해가 되질 않았다. 아무리 장물이라지만, 그래도 원래 우리 것이었는데 무조건 돌려줘야 한다니.타부서 선배에게 귀가 솔깃한 정보를 들었다. 불상들이 최초로 만들어졌던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근무했던 스님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였다. 연락을…
시사기획 창 ‘탈북자 이은혜’
‘탈북자 이은혜’편의 메인 음악은 모두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의 음악을 사용했다. 특히 이 다큐멘터리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조난 나흘째 밤, 탈북여성과 취재진이 만나는 장면에서는 4분58초 동안 ‘FUORI DAL MONDO(이 세상의 바깥)’를 배경 음악으로 사용했다.방송 전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느낌을 물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이에요. 굉장히 힘들었고…
2013 격차사회를 넘어-밀려난 삶들의 공간
기자로서 늘 목마름을 느낍니다. 세상의 진실을 원고지 5매짜리, 10매짜리 기사에 담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진실은 때로는 관료들이 생산한 비인격화한 숫자에 짓눌려 있거나, 전화 인터뷰 한두 명하고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는 기자의 게으름에 은폐돼 있다는 의심을 평소에 강하게 갖고 있습니다.양극화와 격차사회. 현재 한국사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큰 현안입니다.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관련 보도도 쏟아집니다. 하지만 늘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입니다. 새롭지 않은 것은 뉴스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를 알리바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연속보도
아주 작은 의심에서부터 취재는 시작됐다. 지난 2월 중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 ‘비경제적 사회적 배려자 전형’으로 입학해 논란이 됐었다. 이런 사례가 비단 이 부회장뿐이겠냐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나눴다. 그러던 중, 한 장의 문건이 입수됐다. ‘2013년 영훈국제중학교 비경제적사배자전형’ 신입생 16명의 명단이었다.흥신소 직원 생활이 시작됐다. 문건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단 두 가지. 학생 이름과 출신 초등학교뿐이었다. 요즘은 어디나 개인정보 보호가 삼엄한
KBS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등 8편 선정
제270회(2월) 이달의 기자상에 KBS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연속보도' 등 총 8편이 선정됐다.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6일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고 수상작을 발표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작 내역이다. ◇취재보도부문 △KBS 탐사제작부 공아영 기자, 문화부 노윤정 기자, 보도영상국 김태산 기자 '영훈국제중 부정입학 연속보도' ◇기획보도 신문부문 △한겨레신문 사회부 전종휘, 이
동아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검증’ 조직적·체계적 작업 호평
부산CBS ‘세제혜택 수단 전락한 푸드뱅크’ 식품관련 기업 위선 폭로한국기자협회 기자상 심사위원회가 새로 구성된 지 만 1년이 되었다. 그 동안 몇 분의 심사위원이 신상의 변화로 교체되었지만 심사위원회 자체에는 큰 변화는 없었다. 다만 심사 분야와 절차에 몇 가지 변화가 있었다. 작품의 좀 더 엄정한 평가를 위해 응모 공적서에서 타 언론사의 선행보도 여부와 외부의 재정지원 여부를 밝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번 달부터 응모 부문을 조금 조정하여 현실에 맞고 소외되는 부문이 없게 배려했다. 그리고 심사위원들의 점수
우주강국 향한 꿈의 궤적
나로호 취재 지시를 받고 한동안 불면증에 시달렸습니다. 사진기자 풀로 취재해야 하는 압박감과 한정된 공간에서 다른 기자들과 다른 사진을 만들어야하는 부담감에 그 좋아하는 술자리도 마다했을 정도였습니다. 마지막 발사. 한국형 발사체의 첫 선공. 환희의 순간 등을 로켓이라는 무생물에 투영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던 중, 로켓이 1자로 날아가지 않는다는 사실이 뇌리를 스쳤습니다. ‘그래! 나로호의 발사를 궤적으로 만들어보자!’이렇게 기획하자 또다시 찾아오는 불면의 시간. 기술적인 문제점부터 해결해야했기에 취재시간
식품기업 재고처리와 세제 혜택 수단으로 전락한 푸드뱅크 실태
이번 보도는 취재초기부터 팩트 확인이 쉽지 않아 무턱대고 현장을 돌며 발품을 팔고 수소문할 수밖에 없었다. 푸드뱅크 문제는 관계자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누구도 말할 수 없는 비밀’로 꽁꽁 숨겨져 있었다.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푸드뱅크 담당자와 지자체 공무원들이 대기업의 비양심적 기부행위를 알고 있었음에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 또는 기부하는 업체 눈치를 살피느라 서로 쉬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담당자들은 처음에는 유통기한 경과 식품이 기탁되는 일이 전혀 없다고 발뺌을 하다가 취재진이 여러 경로로 확
어민 두 번 울리는 수산물재해보험
지난 2008년 수산물 재해보험의 출범은 정부의 예산절감에서부터 비롯됐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정부가 예산으로 보상해오다 수익자 부담원칙에 따라 민간보험으로 해결하고자 한 결과물이다. 보험의 등장으로 정부의 보상한도는 2010년 최대 2억원에서 점점 줄어 2년 만에 5천만원까지 떨어졌다. 양식도 개인 사업이니 일견 바른 방향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보험은 제 기능을 하고 있을까? 3년 동안 애지중지 키운 어류가 모조리 죽어버린 현장에서 양식어민의 눈물을 보기 전에는 그런 줄만 알았다. 하지만 보험을 운영하는 수협중앙회는 한파특보…
입양특례법 때문에 아기를 버립니다
지난달 5일 새벽, 기사를 쓴 직후 서울 신림동 주사랑공동체교회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김 기자, 아이 두 명이 또 버려졌어요.” 이 교회는 영아가 길거리에 버려져 목숨을 잃지 않도록 아기를 보관하는 ‘베이비박스’를 운영하고 있다.지난해 8월 입양특례법이 개정된 이후 국내외 입양이 법원 허가제로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출생신고 서류 제출이 의무화돼 이에 부담을 느낀 부모들이 아기들을 버리게 된 것이다. 당초 기사는 허가제 전환 이후 입양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사실을 지적하려 했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사건
국정원 직원의 대선 여론 개입 의혹 사건은 유독 조용했다. 경찰은 대선 투표일 직전인 지난해 12월16일 밤 11시에 긴급하게 보도 자료를 내고 “국정원 직원 김아무개씨가 댓글을 쓴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발표했다.이례적으로 밤늦은 시각에, 그것도 대선 3차 토론이 끝난 직후에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에 대해 경찰은 “국민적 관심사이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그날 이후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최대한 피해왔다.다른 주요 사건과 달리 수사와 관련해선 말 한마디도…
헌법 위의 이마트
다 써놓은 취재후기를 고칩니다. 4일 기자협회로 글을 보내기 직전 신세계 이마트에서 사내하도급 1만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지난 1월15일 오마이뉴스가 이마트의 불법행위를 단독 보도한 이후 처음 일어난 실질적인 변화였습니다.이마트 내부문서의 존재를 안 것은 지난해 3월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가 사회적 최대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노동’ 문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재벌 대기업이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기본권조차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거대 담론적인 경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검증
시간을 거꾸로 되돌려 보고 싶다. 2013년 1월24일 낮 12시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 후보자가 공개되던 순간이었다. “대법관과 헌재 소장을 역임한 훌륭한 법조인이자 장애를 극복하고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해 온 사회통합적인 인물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논평이 아니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발표 당일 야당인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이 김 후보자를 평가한 내용이다. 여론도 야당의 기류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때 동아일보와 채널A 인사검증팀이 움직였다. 기초적인 자료를 수집·검토한 뒤 그날 자정…
이동흡, 특정업무경비 본인 MMF 계좌 입금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정작 후기를 써야할 이는 공동 수상한 김시원 기자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자 합니다. 김시원 기자가 앞에서 취재를 이끌었고 저는 뒤에서 도왔을 뿐입니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제가 후기를 대신 쓰게 됐습니다.솔직히 고백하건대, KBS 법조팀은 이동흡 후보자의 검증에 뒤늦게 집중했습니다. 다른 언론사에서 검증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검증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결과를 떠나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출발이 늦은 만큼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2차 자료보다는 1차 자료를 분석했고 작은 의혹이라도 모두 확인하려고 했
동아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검증’ 등 8편 선정
제269회(1월) 이달의 기자상에 KBS '이동흡, 특정업무경비 본인 MMF 계좌 입금 등 연속보도' 등 총 8편이 선정됐다.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7일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3월 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작 내역이다.◇취재보도부문△KBS 사회2부 김시원, 김준범 기자 '이동흡, 특정업무경비 본인 MMF 계좌 입금 등 연속보도'△동아일보 사회부 정원수 기자 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