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 보수격차 대해부 연속보도
제276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 / 한겨레 김경락 기자
한겨레 김경락 기자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10.02 14: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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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김경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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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임원 보수에 대해서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왔습니다. 어느 기업 임원이 되면 이러저러한 혜택이 주어진다 수준의 이야기만 반복됐습니다. 거의 가십성으로 다뤄지다보니 임원보수에 대해 좀 더 진지한 접근을 담은 기사를 보기 힘들었습니다.
보수란 기업 내 자원 배분과 매우 밀접하게 관련이 있습니다. 동시에 보수의 책정 방식은 성과와도 상당한 관련성이 있습니다. 정의론적 관점에서 접근할 수도 있고 실용적인 관점으로도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겠다 싶어서, 또 희소성이 있는 기사가 되겠다 싶어서 덜컥 ‘임원의 보수’라는 주제를 집어들었습니다.
다른 언론이 많이 다루지 않는 이유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기초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더군요. 노동자 보수는 엄연히 개별 기업이 내는 사업보고서에 떡하니 적혀 있는데 임원 보수는 그렇지 않더군요. 물론 두루뭉술하게 나와 있기는 합니다.
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품을 팔기로 했습니다. 10년 치가 넘는 상장사 사업보고서를 모두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 장기 시계열로 데이터를 정리하면 임원 보수의 대강의 추이를 추출해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계열로 정리된 데이터를 통해 전반적인 임원 보수의 추이와 노동자 보수 간의 격차라는 유의미한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다른 나라와 비교해 우리나라의 터무니없이 낮은 수준의 보수 공개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제도 개선을 요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기획의 덤이기도 했습니다. 또 금융권에서 한창 금융회사 회장이나 사장의 보수 문제가 부각되던 때였던 터라, 우연찮게 언론 최초로 주요 금융기관장의 개별 보수를 모두 공개할 수 있었던 것도 덤이었습니다.
숫자정리만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다른 주제들을 취재했습니다. 정성 취재에 들어간 것이지요. 보수의 추이와 흐름을 숫자 정리로 파악했다면, 도대체 개별 기업들은 어떤 기준으로 책정을 하는가가 일차적인 궁금증이었습니다.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10대 그룹 등 주요 대기업의 전현직 임원들을 전방위적으로 만나갔습니다.
이러한 정성 취재를 통해 숫자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임원 보수가 담고 있는 다른 면모들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경영진의 리더십이나 기업 문화 같은 주제들이 임원 보수란 주제어를 통해 파악할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재벌 그룹에서 가지는 임원의 보수는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더군요.
미국에선 임원 보수를 주제로 다양한 분석 논문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1번 기초 자료를 기업들이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고, 2번 재벌 그룹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번은 내년부터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시행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개선이 될 겁니다. 2번은 재벌 그룹들이 생각을 좀 바꾸었으면 합니다. 많이 받는 것은 문제가 아니잖아요. 당당하게 받고 존경을 받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