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정원 댓글사건 연속보도' 진실 추적 호평
제27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기자상 심사위원회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11.06 15:35:50
경향 ‘500대 기업 고용과 노동 시리즈’ 대기업 행태에 경종추석 연휴 탓일까? 9월 기사를 대상으로 한 이번 심사에는 출품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10개 분야에서 모두 34편, 절반인 5개 분야는 출품작이 1개씩에 불과했다. 심사위원들이 심사하기는 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그러나 수상작 모두 저널리즘 본연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다는 점은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취재보도 1부문에서는 한국일보의 ‘국정원 댓글 사건 연속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국정원과 서울경찰청, 그리고 여당 사이의 3각 커넥션을 포착해 진실을 감추려는 권력의 조직적인 움직임을 잘 드러내 보여줬다는 평을 받았다. 다른 언론사들도 관련 특종성 보도를 했지만 한국일보 기사가 제대로 맥을 짚어 일종의 매듭을 지어줬다는 평가였다.
취재보도 2부문에서 중앙일보의 ‘송전선 인근 암 보고서’는 수상작으로 다소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기자의 끈질긴 노력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밀양 송전탑 공사를 둘러싼 갈등으로 민감했던 시기에 5년 전 기사까지 찾아내 추적한 끝에 정부가 감추고 있던 자료를 발굴해 낸 점이 돋보인다는 의견이었다.
경제보도 부문에서는 한겨레신문의 ‘동양 사태 연속보도’가 수상의 영광을 차지했다. 동양 사태의 핵심을 잘 잡아서 문제점을 정확히 지적함으로써 ‘워치 독’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지는 못한 것은 한계였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 경향신문의 ‘500대 기업 고용과 노동 시리즈’는 심사위원들의 찬사가 많았다. 기자 스스로 관련 지표를 만들어 자본과 노동 사이의 불균형 분배를 실증적으로 보여줬다는 것이다.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기업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는 점을 수치로 제시해 대기업의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서는 중부일보의 ‘경기도의회 부정 대리투표’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동영상을 확보하는 등 정확한 보도를 위해 노력함으로써 해당 정당의 사과를 이끌어낸 점이 평가됐다.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은 부산일보의 ‘범죄예방의 새로운 대안 셉테드’가 상을 받게 됐다. 지역 신문이 의욕적으로 콘셉트를 잡아 기획 보도를 하고 그것이 행정당국의 정책으로 반영된 것은 의미가 크다는 의견이었다.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의 광주MBC ‘수사기관 개인정보 무단 조회’는 죄의식 없이 개인 정보를 검색해 보는 수사기관의 관행적 행태에 경종을 울렸다는 평이었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