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부정 대리투표'… 의결 안건 사상 첫 무효처리

제277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중부일보 이복진 기자


   
 
  ▲ 중부일보 이복진 기자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을 때가 제 기자 인생에서, 힘든 기자 일을 하면서 가장 기쁘고 힘이 날 때입니다. 특히 기자 선배들이 직접 후보작들을 살펴보고 수상자를 정한다는 것을 알고는 더욱 자부심이 생깁니다.

사실 이번 취재 ‘경기도의회 ‘부정 대리투표’…의결 안건 사상 첫 무효처리’는 얼마되지 않은 저의 기자 인생을 걸었던 취재였습니다.

저는 사건이 발생했던 지난 9월 13일 경기도의회 현장에 있지 못했습니다. 사건 발생 하루 뒤인 14일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도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리던 중 한 의원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었습니다. 뚜렷한 팩트가 존재했던 것도 아니고, 단지 의원 한 명의 멘트만 믿고 시작한 기사였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대오보가 나오고 제 기자 인생을 접을지도 모를 기사였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투표를, 그런 투표에 의해 뽑힌 의원들이 거짓 투표를 했다는 점에서 견딜 수 없었고 그 결과 기사를 썼습니다.

민주당은 자당이 단독발의한 ‘경기도 재정위기 행정사무조사 발의의 건’을 본회의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자당 소속 의원들이 본인의 전자투표기가 아닌 동료의원의 전자투표기를 대신 눌렀습니다. 즉, 부정 대리투표 행위가 발생한 것입니다.

처음 기사가 나간 뒤 당연히 민주당은 오보라고 주장했고, 이에 저는 당시 상황을 녹화한 영상을 신문에 캡처까지 했습니다. 그 결과 경기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지난달 2일 도의회 브리핑 룸에서 “책임을 느낀다”며 공식 사과했습니다. 민주당 대표의원 자격으로 동료 의원의 잘못에 책임지겠다고 총대를 멘 것입니다.

투표는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립니다. 합의체의 의사결정 절차에 있어 구성원이 의사표시를 하는 것으로, 구성원의 찬성이나 반대의 의사표시를 모아 합의체의 의견으로 결정하는 행위입니다. 이런 과정에 당사자가 아닌 타인이 대신 의견을 표시하는 행위는 그 행위가 적던 많던 투표 결과에 대한 불신을 가져오고 잘못된 결정을 하게 만듭니다. 대리투표 문제를 덮고 가자는 이야기도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나왔지만 민주당 대표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대표단은 이 문제를 공식 사과하면서 정면돌파를 했습니다.

이번 기사는 제 개인적으로 기자협회에서 주는 이달의 기자상을 받게 하는 영광을 주면서도 제가 더 열심히 기자활동을 하도록 하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그리고 경기도의회 차원에서는 투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일깨워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저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기사를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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