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석기 의원 보도' 심사위원 열띤 토론 속 최고점 영예
제27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기자상 심사위원회 jak@journalist.or.kr | 입력
2013.10.02 14:00:36
KBS춘천 ‘농지은행 사기 실태 보도’ 현장 취재 호평제27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한국일보의 ‘이석기 의원 참석 비밀회합 녹취록 단독입수 보도’가 사안의 비중과 파장의 기준으로 볼 때 매우 뛰어난 단독보도가 분명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이 기사는 예비채점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신청자가 공적설명서에서 녹취록 입수 경위를 “녹취록을 입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끝에 A4용지 62쪽 분량의 녹취록을 입수했다”고 간략히 설명한 점을 놓고서는 심사위원들 사이에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일부 심사위원들은 “국가기관에서 고의로 기사를 리크(leak)했다는 강력한 의심이 있으니 신청자에게 취재경위를 좀 더 상세히 밝혀 달라는 소명서를 요청해야 한다”, “권력의 의도에 놀아나는 것일 수 있으니 상을 주는 것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는 등의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다른 작품들과 함께 심사위원들의 투표를 거친 뒤에도 논란은 이어져 몇몇 심사위원들은 “취재 경위에 의문이 있으니 신청자에게 추가 설명을 먼저 요청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상을 유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다른 심사위원들은 “기자가 취재원과 쌓은 평소의 인맥이 자산일 수 있고 취재원 보호를 위해 취재 경위를 밝히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의구심을 제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을 폈다.
논란이 거듭되면서 심사위원들의 의견은 첫째, 상을 주고 국가기관의 의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의구심을 심사평에 쓰자는 의견, 둘째, 상을 주고 취재경위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자는 의견, 셋째, 상을 유보하고 취재 경위에 대한 소명을 확인한 뒤 추후에 확정해야 한다는 의견 등 크게 세 가지로 갈렸다.
결국 긴 시간의 토론을 거쳐 ‘상을 주고 국가기관의 의도에 휘둘릴 수 있다는 의구심과 심사위원회의 토론 내용을 있는 그대로 심사평에 적시하자’는 결론을 채택했다.
한겨레신문 ‘기업 내 보수격차 대해부 연속 보도’는 누구나 알고 있는 기업 내 보수격차를 실제 증거를 제시해 분석했다는 점, 신선하고 깊이 있는 분석으로 의미있는 보도를 이끌어냈다는 점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겨레신문 ‘다원(옛 적준용역) 철거범죄 2차 보고서’는 20년 전에 보도한 사안에 대해 그 이후의 의미와 상황을 추적해 깊이 있게 접근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부산일보 ‘엉터리 등기행정 수십억 주택채권 날벼락 파문’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사안을 집요하게 추적해 시정까지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뛰어난 보도로 평가됐다.
KBS춘천 ‘농지은행 사기 실태 연속보도’는 단순히 검찰의 수사를 추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민들을 찾아다니며 현장 취재를 한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보도부문의 연합뉴스 ‘4대강 관련 건설사 골프장서 골프친 MB’는 흥미로운 현장을 정확히 포착한 노력이 돋보이는 사진기사로 평가받았다.
<기자상 심사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