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선생 두개골서 6Cm 뻥뚫린 구멍…타살의혹 재점화
장준하 선생과 인연을 맺은 것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로로 빽빽하게 적힌 ‘돌베개’에서 받은 감동이 아들의 이름을 ‘준하’라 짓게 만들었다. 편집기자로 20년을 보낸 뒤 늦깎이 취재기자가 돼 장준하 선생을 다시 만나게 됐다.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시 광탄면에 있는 선생의 묘소가 홍수로 무너져 내렸다는 제보를 받았다. 가슴에 평생 장 선생을 담고 살아온, 투박한 인상을 가진 60대 제보자를 이후 여러 차례 만났다. 장준하 추모공원을 추진하던 제보자는 시도 때도 없이 전화하거나
총선 민주당 공천헌금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
친노 매체인 라디오21 양경숙 전 대표의 전격 체포로부터 시작된 민주당의 공천헌금 의혹 수사를 보도함에 있어 어디까지가 의혹이고, 어디부터가 사실인지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취재 과정에서 지난 총선을 즈음해 공천을 빙자한 돈이 오갔고, 돈을 받은 양경숙씨가 민주당 대표경선과 총선 홍보에 깊숙이 관여했으며 친노 인사들 사이에서는 상당한 이름값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었다는 점, 그리고 양경숙씨의 동선 언저리에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의 실세 정치인들이 있었다는 점이 확인됐습니다.대검찰청 중앙수사부가 직접 나서 양씨
한국 '민주당 공천헌금' 등 6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제264회(8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한국일보의 ‘총선 민주당 공천헌금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 등 총 6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내달 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작이다.◇취재보도부문△ 한국일보 사회부 김영화 기자 외 ‘총선 민주당 공천헌금 명목 수십억원 투자금 받아’△ 한겨레신문 사회2부 박경만 기자 ‘장준하
CBS ‘안철수,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 유력 대선주자에 ‘검증의 칼날’
대전방송 ‘대기업이 독차지한 급식카드 가맹점’ 지역 넘어선 전국적 이슈 ‘호평’제263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우리 사회에 얼마나 가치 있는 현안이고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도가 중요한 평가지수의 하나인 것은 틀림없지만 ‘선행보도’와 ‘사실보도’(팩트)가 평가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전반적으로 이번 달 출품작 수는 지난달과 비슷했지만 수상기준을 넘어서는 출품작이 많지 않을 정도로 다소 긴장감이 떨어졌다. 평균적인 평가점수도 지난달에…
재해율 0%의 진실
“우리 직원들은 산업재해를 신청하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한다.”화순광업소 측의 말입니다. 화순탄광에서 일을 하다 다쳐도 산업재해가 아닌 일반 의료보험으로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 과정에서 듣게 됐습니다. 화순광업소는 자신들이 치료비도 내주고 일도 쉬게 해준다며 산재를 신청하지 않아도 노동자들이 불만이 없다고 했습니다.“제가 원해서 산업재해 신청 안 한 거예요. 인터뷰는 못합니다.” 화순광산 노동자의 말입니다. 탄광에서 일을 하다 인대를 크게 다쳐 집에서 쉬고 있는 노동자였습니다. 모두가…
대기업이 독차지한 급식카드 가맹점
“이 편의점에서 급식카드 결제가 되는지 한번 긁어볼 수 있을까요?” “안돼요, 그런 급식카드 본 적도 없고 하여튼 확인해드릴 수 없어요.”지난 7월 초, 급식카드를 사용 중인 중학생 ‘연지’를 데리고 충남 부여의 GS편의점을 찾았을 때였다. 업주는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한 지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며 발뺌했다. 가뜩이나 눈칫밥 먹듯 힘겹게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학생에게 사용 가능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은 급식카드를 웬만하면 쓰지 말라는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을까
병원OTL - 의료 상업화 보고서
“병원이 멀쩡한 환자의 허리를 갈라 굳이 수술한다고 하더라.” “레지던트가 졸다가 환자 몸속에 수술용 가위를 두고 봉합을 했다더라.”병원을 둘러싼 흉흉한 괴담들입니다. 그냥 지나치기에, 연기는 이미 매캐했습니다. ‘병원에 가짜 환자로 잠입해보자!’ 병원 현장의 실태를 규명하려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떠올린 방법이었습니다. 치료 건수가 많고 최근 급성장한 병원을 골라 직접 처방을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정의료를 할 것으로 추정되는 공공병원도 찾았습니다. 척추병원 2곳,…
한국-대만 투자보장협정 맺는다
‘대만과의 투자보장협정(BIT) 체결을 위한 전문가 추천.’우리나라가 대만과 BIT를 맺는다는 이번 기사는 기자가 우연히 알게 된 이 문구에서 시작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팩트 확인 작업을 해야만 했다.통상 분야는 취재가 어렵다. 외국 정부와 국익을 건 협상을 하는 까닭에 작은 팩트 확인조차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대만과의 BIT 체결 기사 때도 그랬다. 주무 부처인 통상교섭본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통해 수차례 알아봤지만 나오는 게 없었다. 실제로 정부는 대만과 지난 6월 BIT…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검증 추적
‘그’와 비슷한 대법관이 언젠가는 한 명 더 임명될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 2008년이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많은 시민들이 집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이었습니다. 그는 ‘촛불재판’을 맡고 있던 판사들에게 수시로 이메일을 보내 재판을 독촉했습니다. 야간집회 금지 법률 등에 대한 위헌심판이 제청된 상황이었는데도 그는 ‘대외비’를 강조하며 “현행법에 의해 통
안철수,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
정치부 기자로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바라보는 심정은 최근까지도 복잡했다.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정치인으로 규정짓기에는 난해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생각’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가 더 이상 학자나 유명인사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안 원장은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어떤 사람인지, 그가 어떤 행적을 걸어왔는지 기자로서 알아봐야 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안 원장이 수년 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
김희중 실장 저축은행 금품수수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취재는 편견을 깨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15년 동안 근접 보좌하며 동고동락한 최측근 인사입니다. 김 실장에 대해 지인들은 비교적 청렴하고 권력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그가 부실저축은행 대주주에게서 1억8000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김 실장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친분이 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때마침 그의 행보에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대통령과 대부분
한국 ‘김희중 저축은행 금품수수’ 등 7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제263회(7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한국일보의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저축은행 금품수수 특종’ 등 총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내달 10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작이다.◇취재보도부문△ 한국일보 김영화 기자 외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 저축은행 금품수수’△ CBS 조은정 기자 ‘안철수, 최태원 회장 구명
GPS 간첩사건 추적보도
지난 5월 말 한국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비전향 장기수 출신 인사가 군사기밀을 빼돌렸다’는 내용의 기사가 주요 방송과 신문의 머리를 장식했다. 올 4월부터 5월까지 있었던 북한의 위성위치확인서비스(GPS) 교란 공격도 ‘간첩단’이 빼돌린 기술 덕분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잇따랐다. 경찰은 이 사건에 연루된 이아무개(74)씨를 “간첩 최고위급 상선”이라고 밝히며 군사기밀이 북한에 넘어갔다고 확신했다.이번 취재는 아주 상식적인 의문에서 출발했다. 경찰과 국가정보
중국군, 압록강 도하훈련
북한·중국 국경지역 특파원에게는 어떤 결기가 필요하다.외국 매체 기자의 현장 취재가 극도로 제한되고, 수많은 남·북한 인사가 혼재된 공간에서 ‘보이는,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얻을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단기출장자처럼 ‘치고 빠지기’ 식의 활동이 불가능하고, 현지에 상주하며 호흡을 길게 가져가야 하는 입장에선 일거수일투족이 부담이다.이번 보도는 북한에 김정은 지도체제가 들어선 뒤 북·중 관계 설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북한의 장거리
인천시 교통카드 롯데그룹 특혜 의혹
“롯데가 사업 조금 더 하겠다는 것 같던데.”모든 취재는 이 한마디에서 시작됐다.한해 2800억원 매출을 내는 인천 교통카드 시장을 민간의 영역에 맡기지 않고 공영화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인천시가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은 말이다.교통카드 정산 사업자인 롯데이비카드사가 시의 공영화 전환 방침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10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그것도 인천시 모르게, 아직 4년이나 더 남은 만료 기간을 서둘러 10년 늘려놨다.시는 나름대로 교통카드 사업을 직영하면서 비싼 수수료 요율을 낮추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