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사진의 비밀 - 김정은 체제 1년…노동신문 사진 전수조사

제272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 /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 동아일보 변영욱 기자  
 
토요판이 생기면서 뜻하지 않게 사진기자가 지면에 긴 글을 쓸 수 있게 됐다. ‘1호 사진의 비밀-김정은 체제 1년…노동신문 사진 전수조사’라는 제목으로 동아일보 4월13일자 1, 2, 3면에 게재됐다.

조금 엄살을 부리자면 이 기사를 쓰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다. 2003년 개성공단 착공식에 풀 취재를 가면서 처음으로 북한을 경험했다. 카메라 속에 들어온 ‘흰 저고리와 검정 치마를 입은 아가씨들’의 정체에 대해 뭐라고 사진설명을 붙여야 할지 몰라 허둥대며 북한을 너무 모른다고 깨달았다. 평소 보도사진이 예술보다는 사회과학에 가깝다고 느끼고 있었던 터라 1년여의 고민과 탐색을 한 후 북한대학원 석사 과정에 등록했다.

김일성 김정일 사진에 대한 분석을 논문 주제로 잡아 “북한 ‘1호 사진’의 변화”라는 석사논문을 2007년 2월에 제출했다. 2008년 가을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 이후 북한은 김정일의 이미지를 과도하게 쏟아내면서 체제 보호에 안간힘을 쓰기 시작했다. 이어서 김정은의 권력을 정당화하는데도 이미지가 활용되고 있다. 이번 기사는 그 현상을 분석한 것이다.

영상시대라는 세계적 흐름에서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도 자신을 알리고 설명하고 홍보하기 위해 많은 이미지를 외부세계에 배포하고 있다. 유튜브에 북한이 올리는 동영상에서 알 수 있듯 북한은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려고 한다. 김정은의 이미지 정치는 오늘도 계속 되고 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신세를 진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어쩌면 제 기사라고 하기보다는 회사 동료 선후배들과의 합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아무도 해보지 않은 북한 정치 사진을 분석해보겠다는 도전을 회사는 물심양면으로 격려해줬고, 2008년 김정일의 건강이상설 이후부터는 제 아이디어에 지면을 계속 줬다. 기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북한연구모임도 부족한 저에게 많은 영감과 용기를 줬다. 사진보도 분야로 응모하지 않고 기획보도 부문으로 응모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다. 한편으론 새로운 길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선후배 사진기자들의 격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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