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신자유주의
알고 싶었다. 독자들에게 알려주기에 앞서 내가 먼저 알고 싶었다. 도대체 지난해 금융위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지난해 가을 전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마침내 폭발했다. 1997년 IMF 경제위기와 달리 지난해 금융위기는 곧바로 현실적인 위기가 됐다.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 대부분이 많든, 적든 경제적 타격을 받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그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가 모두 어렵다는 설명만을 주워들을 수 있었다.연중 기획 ‘기로에 선 신자유주의’는 이런 사람들의 의문을 풀어주기 위해 시작됐다. ‘글로벌 금
어깨 탈구 병역비리 수사
“병역은 신성한 것이다.”대다수 남자들이 생각하는 절대 명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본인은 가고 싶지 않은 욕망이 꿈틀거린다.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선 이들이 병역문제 때문에 낙마하고, 숱한 연예인들과 운동선수들이 병역문제로 구설수에 올랐다. 이런 우리 안에 자리잡은 모순된 모습을 다시 한번 꼬집고 싶었다. 병역 문제와 관련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인터넷 카페에서 고의로 어깨를 탈구해 병역을 기피하는 수법이 공공연히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취재 결과 경기도 일산경찰서에서 강남의 어깨 수술 전문
‘유진박의 진실’ 밀도있는 추적·인권문제 부각 ‘호평’
KCTV제주방송 ‘양배추 돈잔치’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 결정최근 이달의기자상 출품작이 줄어들고 있다. 원인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겠지만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언론사의 취재환경이 열악해지고 있거나 기자들의 취재 의욕이 저하되고 있기 때문은 아닌지 우려가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제228회 이달의기자상 출품작은 모두 27편으로 보통 매달 40편 이상이 출품되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출품작 감소로 예비심사도 생략됐다. 최근 기자상 심사는 예비심사를 거쳐 본심에서 수상작을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입양자녀 리포트
광주의 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중국 한족 출신의 여종업원이 자신이 한국 남성과 재혼한 뒤 중국에 있는 친아들을 입양했다는 얘기를 듣고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는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취재원인 제2의 코시안 가정 구성원인 제2의 코시안과 그 부모(한국인 양아버지와 해외이주여성인 친어머니)들이 폐쇄적이고 소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한국생활에 대한 부적응은 물론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까지 겹치면서 취재에 선뜻 응하려고 하지 않았다. 다행히 제2의 코시안들이 다니는 유일한 학교인 광주새날학교와 몇몇 다문화센터 등이 발
양배추 상여금 ‘돈잔치’
취재기자에게 걸려온 한 통의 제보전화. 제주시 한림농협이 ‘양배추 사주기 운동’으로 거둬들인 수익금 8억원 등 10억여 원을 임직원들의 성과상여금과 조합원 3천여 명의 선물구입비로 사용했다는 내용이었다. 이 사업은 과잉 생산으로 폐작 위기에 몰린 농민을 돕기 위해 온 국민의 지원이 있었고 제주도가 22억원의 적잖은 보조금을 지원한 터라 문제가 컸다.취재 결과 직원들에게만 지급하도록 한 성과상여금을 조합 내부 규정을 바꿔가며 조합장과 비상임이사들까지 지급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기부행위 금지기
골프장 지으려 저수지 용도폐지했나
‘수챗구멍의 머리카락도 우습게 보지 마라….’선배 기자가 취재현장에서 가져야 할 자세라며 일러준 조언이다. 수챗구멍에 수북이 쌓인 머리카락을 당기다 보면 그 안에 사람 머리가 들어 있을 수도 있다는 다소 끔찍한 비유다.이번에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기자상을 안겨준 ‘골프장 지으려 저수지 용도 폐지했나’ 기사는 말 그대로 70대 노인의 억울한 사연 뒤에 감춰진 의혹을 파헤친 데 의의가 있었다. 20여 년간 해 온 저수지 관리직에서 쫓겨난 노인의 사연을 취재하던 중 의문은 의심을 낳
뉴스추적 ‘유진박의 진실’
1990년대 중반 혜성처럼 나타나 단숨에 ‘천재’라는 빛나는 수식어를 달았던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그러나 인터넷에 떠도는 그의 최근 동영상은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논란을 일으켰다. 지방의 소규모 행사장을 떠돌고 초점 없는 눈빛과 이상한 행동을 하는 모습에 팬들은 감금 폭행설과 정신이상설 등 갖가지 의혹을 제기했다.SBS 뉴스추적 취재진은 이 사건에 어떤 구조적인 인권의 문제는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취재에 들어갔다. 취재진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전·현직 소속사 관계
한국, 소통합시다
‘한국, 소통합시다’ 기획이 경향신문 내에서 처음 이야기된 것은 올해 초이다. 그때만 해도 ‘소통’이 한국 사회의 핵심 의제는 아니었다. 정부는 소통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반정부세력의 트집 잡기 정도로 받아들였다. 지난해 촛불정국을 거치며 ‘반정부신문’으로 찍힌 경향신문이 소통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선동’쯤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노릇이었다.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막혀 있던 소통 담론이 분출하기 시작했다. 특히 보수진영은 소통을 더 이
李 국방, 靑에 항의서한 파문
국방 예산 문제는 국가 안보와 경제 원칙의 충돌 지점에서 발생했다. 북한의 위협이 엄연한 상태에서 국방 예산을 함부로 깎아서는 안 된다는 군 수뇌부의 인식은 경제 위기 속에서 허리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국정 운영 상황과 부딪치고 있었다. 물론 이런 갈등은 정도의 차이를 두고 언제나 잠복해 온 것이었다. 전투기를 들여오는 등의 대규모 무기 도입 사업이 추진되면 늘 우리 살림살이에 비해 너무 많은 돈을 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동반됐다. 그렇게 해서 축소되는 사업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 같은 갈등이 결국 국방부 장관이 직접 재정을
사투 벌인 구조
사진기자에게 강요되는 맹목적인 신앙이 있다. 한 장의 사진이 1백 장의 글보다 강한 설득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지나친 리얼리즘의 강조다. 하지만 이러한 맹목적 신앙이야말로 사진기자가 극복해야 할 덫이 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만을 추구하다 보면 전적으로 사진에만 매몰될 수밖에 없고, 리얼리즘만이 대접받는다면 나중엔 젊은 기자들에게 밀려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현장에 직접 뛰어든 사진기자가 더욱 ‘리얼’한 글을 쓸 수 있고 백발을 휘날리는 선배들의 노하우가 보석처럼 빛날…
갈색도자기 옹기
너무 익숙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기 어렵다. 그것은 그냥 그것이기 때문이다. 시골 마당 장독대에서 흔히 보았던 옹기, 우리 민족의 고유한 음식문화를 지켜온 옹기, 우리 민족에게 옹기는 그런 존재인 듯하다. 옹기는 영어로도 Onggi다. 김치, 태권도와 마찬가지로 기존에 있던 어떤 영어단어로도 설명할 수 없는 한국 옹기의 독창성은 무엇일까. 의문은 시작됐다. 옹기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면서 놀랍고 답답하고 복잡했다. 2시간 만에 1미터가 넘는 대형 그릇을 만드는 것이 그토록 대단한 기술인지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료는 상상
전남지역 대해부 ‘로컬와이드’
‘로컬와이드 지면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는 향후 1년여 동안 전남일보 지역팀의 취재 방향과 보도 내용의 성격을 규정하는 일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복잡하고 어려운 숙제처럼 보였던 이 문제는 너무나 싱겁게 결론이 났다. 지역팀 4명의 기자가 남들보다 좀 더 발로 뛰고, 남들보다 좀 더 쓴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우리는 자체 회의를 통해 매주 2회, 4개면을 제작키로 했다. 전남지역 22개 시·군을 돌아가면서 소개하려면 매주 한 차례로는 부족하고,…
중고차 시장 대해부
“중고차 속지 않고 팔고, 속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자가용 소유자들의 호소다. 차를 딜러에게 파는 사람들은 제값보다 훨씬 적게 받고 파는 것을 우려했고, 중고차를 구매하는 이들은 딜러에게 속아 비싼 가격에 사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했다. ‘중고차 시장 대해부’는 ‘속지 않고 팔고 속지 않고 사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서 비롯됐다. 단순한 호기심이 중고차 시장에서 횡행하는 불법 영업 실태 전반을 파헤치는 계기가 됐다.한 달이 넘게 ‘발냄새&middo
천성관 후보 스폰서 의혹
‘검찰총장 후보자의 청문회 낙마’라는 초유의 사태.23억5천만원을 빌려 매입한 28억여 원의 고가 아파트,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스폰서 의혹’, 석연치 않은 리스 차 의혹, 그리고 리스 차에 부착된 백화점 VVIP 주차카드, 꼬리를 무는 의혹과 확인에 확인을 거듭한 추적 보도, 더욱 더 거세어지는 외부의 압력과 협박(?), 그리고 청문회.CBS가 단독 보도한 천 후보자의 아파트 매입과정과 ‘스폰서 의혹’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요즘 ‘스폰서&rsq
특별한 제보 하나 없었습니다. 솔직히 앞이 깜깜했습니다. 어떻게 검증해야 할까 고민하던 한겨레 법조팀은 2백50여쪽에 달하는 인사청문회 요청자료를 한 장 한 장 꼼꼼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것밖에 시작할 게 없었습니다.하나 둘 이상한 점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28억여원짜리 아파트의 구입자금 가운데 23억여원이 차용금이라니….’ 그 규모 자체가 의심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관련 서류를 분석하던 중 ‘어?’ 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천성관 전 후보자에게 아파트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