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과 MBC, 8개월 전쟁
제235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부문/동아일보 신동아팀 한상진 기자
동아일보 신동아팀 한상진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5.26 13: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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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아 한상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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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아 4월호가 발행된 이후 많은 곳에서 전화를 받았다. 특히 기자들의 전화가 많았다. 대부분의 기자들은 “김우룡 이사장이 왜 그런 얘기를 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김 전 방문진 이사장의 발언 의도는 기자의 평가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해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 ‘말’이 불러올 불필요한 논란도 걱정했다. 이 자리를 빌려 전화를 주신 많은 분들께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사실 이번 기사는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 인터뷰’라는 제목으로 신동아 3월호용으로 준비된 것이었다. 2월9일 첫 인터뷰에서 나온 발언만으로도 충분히 파괴력이 있다는 판단도 있었다. 그러나 신동아는 보다 풍부하고 종합적인 기사를 만들기 위해 과감히 기사 게재를 늦췄다. 김 전 이사장의 발언에 대한 검증, 엄기영 전 MBC 사장 인터뷰 등이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기사의 주제는 자연스레 ‘김우룡과 MBC, 8개월 전쟁’으로 바뀌었다.
이번 특종은 좀 더 좋은 기사를 건져내기 위해 과감한 결정을 내린 신동아 데스크의 판단력에 힘입은 바가 크다.
녹취를 풀어보니, 김 전 이사장과의 두번에 걸친 인터뷰 시간은 총 3시간30분이 넘었다. 전화인터뷰를 포함하면 5시간에 가까웠다.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된 2월9일의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와 김 전 이사장은 또 한 번의 인터뷰에 합의하고 헤어졌다.
두 번째 인터뷰 시간은 김 전 이사장이 직접 정했다. 그럼 점에서 “인터뷰 속 말투나 기사 내용을 보면 정식으로 한 게 아니라 뒷얘기를 듣자는 취지가 아니었나 싶다”고 말한 한나라당 국회의원의 얘기는 사실관계를 전혀 모르고 한 주장일 뿐이다.
엄기영 전 MBC 사장이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 기사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오랜 설득의 시간이 있었다.
신동아 보도 이후 MBC 노조는 ‘큰집’ 관련 진상조사, 김 전 이사장 고소 등을 주장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5월3일에는 MBC 기자들 1백73명이 신동아 보도와 관련해 김 전 이사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했다는 소식도 접했다. MBC 노조 위원장의 단식 소식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신동아 보도로 촉발된 MBC를 둘러싼 논란, 정부의 언론정책을 둘러싼 갈등은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