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세상과 공감하다
비영리 공익변호사그룹 ‘공감’이 있다는 사실을 2년 전 판결문을 보고 우연히 알게 됐다. ‘공감’은 안정된 기득권의 삶으로 올라설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고 인권 사각의 사회적 약자들을 변호해 온 젊은 변호사들이 모인 곳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꺼리는, 소위 ‘돈 안되는’ 공익, 인권 소송을 끈질기게 맡다보니 이들이 승소한 다수의 사건에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고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크게 바꾸는 데 기여한 사건도 적지 않다. 지난해
얼음 녹은 북극 ‘자원 新대륙’을 잡아라
러시아 북극해 주변을 다녀온 것은 새로운 세계와의 교감이었다. 야말네네츠 자치구(Ямало-Ненецкий автономный округ)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서 북쪽으로 약 2천5백㎞ 떨어진 북극권 서시베리아에 위치한다. 3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순록을 따라 유목하는 원주민 세상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에너지 개발현장으로 천지개벽한 곳이다. 러시아가 생산하는 석유 74%, 가스의 90%(세계가스 매장량의 3분의 1)가 매장돼 있는 자원보고(資源寶庫)요, ‘강한 러시아’를 지탱하는 수입원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법원 판결은 물론 검찰 수사도 아직 끝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취재 후기를 쓰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른바 ‘함바 게이트’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느낀 몇 가지만을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통화하고, 서류더미를 뒤졌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미심쩍은 부분이 포착된 인물들에게 유상봉씨와의 관계를 물어보면 그들의 답변은 한결같이 세 가지로 요약됐습니다. ‘누구인지도 모른다’, ‘만난 적은 있다’, &
KBS ‘함바게이트’ 비리와 권력의 공생관계 부각 ‘호평’
제민 ‘제주 유배문화’ 아카데미즘·저널리즘 넘나들며 완성도 높여모처럼 출품작이 많아졌지만 사실은 2010년에 계속됐던 흉작 추세가 바뀐 건 아니었다. 연속 취재 기사 또는 기획 시리즈 기사들이 12월 결산월을 맞아 여러 작품이 출품됐기 때문이다.먼저 취재보도 부문은 ‘정부, 긴장상황 때 인터넷글 무단삭제 추진(한겨레)’ ‘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최초 및 연속보도(KBS)’ ‘천신일 수사 연속보도(MBN)’가 본선에 올랐으나 KB
아스팔트에 꽂힌 1m 짜리 포탄
“한겨레 기자시죠?”“네, 그런데요.” “해경에서 찾고 있던데요. 연평도에 한겨레 기자분만 들어오셨다고 하던데.”“아, 그렇군요.” 그때 비로소 알았다. 연평도 포격 현장에 기자는 나와 취재기자, 한겨레21 선배만이 들어 와 있다는 걸.6시간이 걸려 도착한 연평도는 꺼지지 않은 잔불만이 어둠을 밝히고 있었다. 부두에서 마을로 향하는 소방차와 앰뷸런스의 행렬 사이로 매캐한 냄새가 새어 들어 왔다. 차량 행렬은 초등학교 운동장에 멈춰 섰다.카메라를 둘
대구 도시고속도로 교통지옥 문제
뚜껑을 열어 보니 사기였다. 8년간의 공사, 3천6백50억원이란 천문학적 예산을 들여 교통지옥을 불렀다. 대구시와 한국도로공사는 중부내륙고속도로(옛 구마고속도로) 지선 서대구IC-옥포 구간을 확장하고 남대구IC 입체화 공사가 마무리되면 이 일대 만성 교통정체가 해소되는 등 대구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된다고 홍보해왔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늘도 도시고속도로 교통상황은 어렵습니다.”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지역 출근길 교통방송에는 도시고속도로 교통지옥을 알리는 코멘트가 등장할 정도였다. 고속도로가 확장개통
동해안 최북단어장 갯녹음
우리나라 최고의 해양자원인 동해안을 끼고 있는 강원도. 하지만 정작 강원도에서 생활하는 기자가 바다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자책이 든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이제야 바다 생태 문제에 눈을 돌리게 됐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사실 갯녹음은 이미 30년 전부터 우리나라에서 발생했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있는 서해안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바다에 확산돼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재팀이 갯녹음이라는 아이템에 주목한 이유는 청정해역인 동해안 최북단 저도어장과…
현대상선 1.2조 예금? 출처 관심
현대건설 매각은 해를 넘겨서도 미궁 속을 헤매고 있다. 현대건설 매각을 진행한 주주협의회(현대건설 채권단)와 인수후보군인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모두 평행선만 달리다 자율적 해결방안을 찾는 데 실패했다. 결국 현대건설의 운명은 사법부의 판단에 의해 결정이 날 예정이다. 현대건설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던 현대그룹과 현대차그룹 간 감정의 골이 깊고 매각을 진행했던 채권단에 대한 불신도 깊어 사법부의 1차 결정이 내려져도 모두가 승복하기는 힘든 구도다. 분명 인수합병(M&A)은 기업의 핵심성장전략이다. 참여 시장 내 점유율을 단숨에
원충현 포켓수첩 단독보도
지난해 11월 23일, 정치권은 두 번 요동쳤다. ‘원충연 포켓수첩’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때문이다. 그날 오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하 지원관실) 점검1팀 원충연 전 사무관의 ‘포켓수첩’이 서울신문을 통해 공개됐다. 수첩은 MB정부 내 참여정부 인사들을 걸러내기 위한 ‘살생부’나 다름없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해 ‘친박’ 이혜훈 의원, 원희룡·공성진 의원 등 여권 인사 사찰 내용도 들어 있었다. 민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
구타 자체의 비윤리성도 그렇지만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1,2편을 취재하면서 가장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던 부분은 “해당 기업인과 일부 임원들에게 ‘돈을 준다면 구타행위도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고 각인시켜 준 논리의 구조는 도대체 무엇이었을까?”였습니다. 만약 이런 폭압적 구조가 해당 기업 내에서 실제로 존재해왔다면 그건 유홍준씨(탱크로리 화물기사)에 대한 구타 외에 다른 폭력행위도 있었을 개연성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고, 이는 나아가 ‘비합리적인 자본과…
MBC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특종보도 ‘모범답안’ 호평
GTB강원민방 ‘동해안 갯녹음’ 심사위원 만장일치 수상 결정제243회 이달의 기자상은 모두 41건의 작품이 출품됐다. 최근 들어서는 꽤 많은 작품이다. 이 가운데 예심을 거쳐 절반가량인 23건이 본심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이번 기자상 심사에는 대형 특종이 많이 올라 눈길을 끌었다. 우선 취재보도부문에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믿기지 않는 구타 사건’은 딱 떨어지는 특종으로 평가받았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인 물류업체 대표 최철원씨가 고용승계
KBS ‘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등 6편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25일 이달의기자상심사위원회(위원장 민경중)를 열고 제244회 이달의기자상(12월)에 KBS의 ‘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보도’ 등 6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이다. ◇취재보도부문 △KBS 보도국 사회2부 이철호, 최형원 기자 ‘건설현장 식당운영권-함바게이트 최초 및 연속보도’◇기획보도 신문부문 △조선일보 국제부 정병선 기자 ‘얼음 녹은 북
MBC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등 6편
한국기자협회(회장 우장균)는 지난달 28일 이달의기자상심사위원회(위원장 민경중)를 열고 제243회 이달의기자상(11월)에 MBC의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등 6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이다. ◇취재보도부문 △MBC 보도제작2부 김재용 기자, 시사영상부 김태효 기자 '믿기지 않는 구타사건' △서울신문 사회부 김승훈, 강병철 기자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점검1팀 원충현 전 사무관의 '포켓수첩' 단독보도' ◇경제보도부문 △이데일리 마켓뉴
경향 ‘고용난민시대’ 짜임새 있는 구성 ‘호평’
창원MBC ‘낙동강 폐기물 불법매립’ 언론 본연의 역할 충실제242회 이달의 기자상은 43편의 후보작 가운데 9편이 선정됐다. 응모도 늘어났지만 수상작이 평소보다 많이 나왔다.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외 언론환경이 여러 측면에서 급변하고 있다지만 의미있는 특종은 여전히 언론 고유의 힘이고 매력적인 기능이란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줬다. 모두 11편이 경합한 취재보도 부문에서는 ‘그랜저 받고 수사 청탁 의혹’(SBS)이 단연 주목을 끌었다. “최근 검찰 관련 일련의 보도, 기사에 긴장
낙동강 폐기물 불법 매립 단독 기획보도
올해 여름, 낙동강에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집중 호우로 4대강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낙동강 사업 구간인 합천보와 함안보가 잠겼다. 예견된 상황이었다지만 침수 이후 현장은 부실했고 환경영향평가를 위반한 공사는 계속됐다. 급기야 환경단체들이 타워크레인을 점거하는 고공농성에 들어가며 4대강 사업은 지역을 뜨겁게 달구었다.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4대강 공사 구간에 대규모 폐기물이 매립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낙동강은 한 숨에 4대강 사업 구간의 쟁점지역으로 떠올랐다. 전국의 눈과 귀가 폐기물에 집중된 시점에 한 덤프트럭 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