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만 바뀐 ‘대한민국 자화상’을 비추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한국사회는 겉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은 채 그대로다. 그 모순을 들춰내 다시금 반복되지 않도록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네 컷의 네모난 창속에 우리 사회가 그대로 압축돼 있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권력’부터 ‘죽은 서민의 사회’까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이다. 지난 1995년부터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경향신문 ‘장도리’의 박순찬 화백이 모음집 ‘516공화국’을 지난달
“지금은 ‘잘 알지 못하는’ 보통사람들이 말할 때입니다”
“팟캐스트의 2막을 열고 싶다.”팟캐스트 ‘최고탁탁: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지난 14일 출시됐다. 최성진 한겨레 기자, 고재열 시사IN 기자, 탁재형 다큐멘터리 PD, 탁현민 공연연출가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할 말은 하자’는 취지로 한데 뭉쳤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줄 것”이라는 이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종합 팟캐스트를 지향하며 매주 한번, 목요일 또는 금요일에 방송한다. 사운드클라우드, 팟빵, 아이튠즈, 유튜브 등을 통해…
“50년 기자생활 마침표…이제 큰 짐 덜었다”
그는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라고 했다. 언론계에서만 50여년, 역사의 굴곡을 겪으며 매일을 숨 가쁘게 달려왔기 때문이다. 파이낸셜뉴스 김성호 전 주필은 지난 2일 기자생활의 마침표를 찍었다. 1964년 5월 동양방송(TBC)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정확히 49년6개월 만이다. TBC에서는 보도국 정경부장과 파리특파원으로 활동했고 1980년 언론통폐합 이후 중앙일보에서 논설위원을 지냈다. 이후 1999년 문화일보 논설위원, 2008년 헤럴드경제 객원논설위원을 거쳐 2009년부터 4년간 파이낸셜뉴스 주필을 맡
“어머니 나라에서 이룬 꿈…이제 시작입니다”
코리아헤럴드의 유일한 외국인 취재기자, 한국계 미국인 줄리 킴 잭슨(Julie Kim Jackson) 기자는 매일이 고군분투의 연속이다. 한국인 어머니 밑에서 3살 때부터 한국어를 배웠고 한국식 교육을 받았지만, 한국 생활 5년째 접어든 지금도 그에게는 모든 것이 새롭다. 아리랑TV에서 인턴, 조연출PD 생활을 거쳐 지난해 9월 코리아헤럴드에 입사한 잭슨 기자는 현재 문화부에서 음악과 여행 전문기자로 활동 중이다. 수많은 케이팝 스타들을 만났고 제주도, 백령도, 평창, 순천 등 곳곳에 숨겨진 절경을 찾아다녔다. “특히 백
“적극적 의제설정…편집국 역동성 되살리겠다”
“상당한, 그리고 엄중한 중압감을 느낀다.”취임한 지 한 달여. 김명호 편집국장은 국민일보의 재도약을 구상하고 있다. 1988년 공채 1기로 국민일보 25년 역사를 함께 해온 김 국장은 “최강의 편집국을 꾸릴 것이다. 그렇게 할 자신도 있다”고 단언했다. 언론계에서는 국민일보가 지난해 6개월 총파업 이후 아직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내부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다수 기자들은 김 국장과의 일대일 면담에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마련해달라&rdqu
“국민상식에 근거한 무죄 판결, 완성된 결과는 아니죠”
지난 24일 새벽 2시,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주진우 시사IN 기자와 딴지일보 총수 김어준씨의 1심 무죄 선고가 나던 순간이었다.이번 무죄 판결 뒤에는 민변에서 활동하는 8명의 변호인단이 있었다. 그중 수많은 소송에 시달리는 주 기자 곁을 오랫동안 지켜온 이가 이재정 변호사다. 지난 28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화 사무실에서 만난 이 변호사는 “국민들의 상식에 부합했고 배심원들이 충분히 숙고한 무게 있는 판결”이라며 &l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책임감으로 시작한 일”
“기자들의 식품 전문성을 높이고 인적 네트워크를 쌓자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벌써 20회가 다 되어 가네요.”1996년부터 국내에서 보기 드문 식품의학전문기자인 박태균 중앙일보 기자. 그는 지난해 5월, ‘한국식품기자’ 포럼을 설립했다. 매달 한 번씩 보건복지부, 병원 출입기자를 비롯해 식품관련 변호사, 대학교수, 전·현직 고위공무원이 연사로 참여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포럼이다. 매달 첫째 주 수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모인 기자들이 도시락을 먹어가며 연사
29년차 기자의 도전 “검증된 팩트·이성적 논리의 시사토크 만들 것”
내년이면 기자생활 30년을 맞는 최영범 SBS 논설위원은 ‘스트레이트’한 삶을 살아왔다. 처음 기자 명함을 새겼던 동아일보 6년간은 사회부, 국내 최초 민영방송의 개국멤버로 합류한 SBS에서의 23년간은 거의 정치부 한 우물만 팠다. 앵커나 특파원 할 복도 없이 연수 갈 궁리할 새도 없이, 대선 네 번을 치르며 줄곧 후배들과 현장만 뛰다 보도국장까지 짊어졌다. 굳이 꼽자면 지상파 DMB 선정 때 정책팀장을 지낸 게 외도라면 외도인 그에게 올 가을 색다른 기회가 왔다. 지상파 방송이 처음 시도하는 낮 시간대 라이
“기사가 좋아져야 신문이 산다…민생 위해 타협없이 보도해야”
“정확한 의미 해석과 평가·비판과 대안 제시로 활자매체 강점 살리겠다”NLL 대화록 논란이 정국을 마비시키고 있지만 국가기록물에 대한 문제제기를 최초로 한 언론이 세계일보라는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깊이 있는 탐사보도와 의제를 발굴하는 감각으로 우리나라 주요일간지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세계일보.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은 침체기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았다. 그래서 신사옥 입주로 ‘신문의 거리’ 광화문에 입성한 세계일보 구성원들은 새로운 의욕을 얻고 있다. 희망의 불씨를 지
‘믿음과 배려’ 두 바퀴로 세상을 전진하다
“우리가 2등이라고? 그럴 리가 없는데….”지난달 30일 대구에서 열린 제33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사이클 경기. 선수도 코치도 어리둥절했다. 예상치 못한 은메달, 쾌거였다. 그 주인공 중 한 명은 머니투데이의 자전거 뉴스 ‘머니바이크’ 이고운 기자다. 경기도 대표로 나선 이 기자는 이날 여자 트랙 추발 3km 경기에서 같은 팀인 시각장애인 심재경 선수와 함께 2위를 기록했다. 지난 한 달간 두 선수가 연습에 매진한 종목은 2인용 자전거인 ‘탠덤사이클’이다.
“붓을 꺾지 않았던 사관, 우리들 기자와 같죠”
“과거 역사를 서술하며 미래에 희망을 걸어본다(述往事 思來者).”사마천은 거세를 당한 후 ‘사기’에 매달렸다. 치욕에 자결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 대신 ‘사기’라는 역사서를 기술하며 미래를 대비했다.지난 2년간 ‘이기환의 흔적의 역사’를 연재한 이기환 경향신문 선임기자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교감”이라고 말했다. 과거는 지나간 일에 그치지 않으며 현재와 미래를 투영하기 때문에 ‘교훈’으
“김종국 사장, 서울-지역 네트워크 해체 기도”
“우리가 망해가는 회사의 종사원입니까.”지난달 26일, 잇단 상여 체불과 관련해 김종국 MBC 사장을 규탄하기 위해 여의도 MBC 본사 앞에 모여든 150여명의 지역MBC 조합원들을 향해 김한광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수석 부위원장은 이렇게 물었다. “지역 계열사가 MBC 경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는 김종국 사장의 발언에 대한 노여움 섞인 반문이었다. 김 부위원장은 “반세기 동안 지역 일선에서 당당한 언론인으로 소임을 다해온 우리를 부실기업의 부끄러운 근로자로 낙인을 찍고 있다&
“전두환은 한국 민주주의의 ‘반면교사’”
“전두환은 한국 민주주의의 정치적 ‘반면교사’가 될 것이다.”지난 10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연희동 자택을 포함해 추징금 1672억원을 모두 납부하겠다”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지난 1997년 대법원의 추징금 확정 판결 이후 16년만이다. 전 전 대통령을 꾸준히 추적해온 한겨레 고나무 기자는 “기쁜 한편 허탈했다”고 말했다. 2분이라는 짧은 한순간을 위해 16년이라는 오랜 세월을 돌아왔는지에 대한 상념이었다.지난 6월 ‘아직 살아
“진실 알았던 유일 인물…언론 숙제로 남아”
지난해 한겨레가 보도한 ‘MBC -정수장학회 비밀회동’의 핵심인물인 최필립 전 정수장학회 이사장이 지난 18일 별세했다. 지난 2005년부터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역임한 그는 지난해 대선 당시 정수장학회가 소유한 MBC와 부산일보 지분 매각 등을 논의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불렀다. 이를 보도했던 한겨레 최성진 기자는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 “인간적으로 취재원-기자로서 함께한 오랜 기간을 돌아보며 애도하는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역사적 평가는…
“양극화된 이념 아닌 국민의 상식이 뉴스 기준”
요즘 지상파 방송 앵커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김성준 SBS 앵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가 지난 3일 제40회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앵커상을 받은 것은 작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클로징코멘트’는 네티즌 사이에서도 항상 화제의 중심에 오른다. 물론 찬반이 엇갈린다. 하지만 다른 지상파 앵커들은 움츠러들어 있다. 그의 ‘촌철살인’이 두드러져 보이는 게 사실이다. “온갖 정보가 공중에 부유하는 요즘 아닙니까? 방송뉴스가 속보나 단순 정보만 제공해서는 부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