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잘 알지 못하는' 보통사람들이 말할 때입니다"

팟캐스트 '최고탁탁'으로 뭉친 한겨레 최성진·시사IN 고재열 기자·탁재형 PD·탁현민 연출가


   
 
  ▲ 지난 14일 출시된 종합 팟캐스트 ‘최고탁탁:잘 알지도 못하면서’의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최성진 한겨레 기자, 탁현민 공연연출가, 탁재형 다큐멘터리 PD, 고재열 시사IN 기자. (사진=최고탁탁)  
 
“팟캐스트의 2막을 열고 싶다.”
팟캐스트 ‘최고탁탁: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지난 14일 출시됐다. 최성진 한겨레 기자, 고재열 시사IN 기자, 탁재형 다큐멘터리 PD, 탁현민 공연연출가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할 말은 하자’는 취지로 한데 뭉쳤다.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보여줄 것”이라는 이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종합 팟캐스트를 지향하며 매주 한번, 목요일 또는 금요일에 방송한다. 사운드클라우드, 팟빵, 아이튠즈, 유튜브 등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주변에서 대선 이후 신문·방송을 다 끊고 산다는 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이 다시 새롭게 관심을 갖고 보고 들을 수 있도록 그런 역할을 하자는 거죠.(고재열 기자)”

대선 이후 48%의 사람들은 결과에 좌절했고, 기존 언론과 미디어에 실망했다. 현 정부 출범 후 한편으로 국민 통합의 리더십을 기대했지만 줄곧 소통보다는 불통의 행보였다. 답답한 현실 속에 평소 가까이 지내던 친구들인 이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새로운 창구로 팟캐스트를 택했다.

“대단하진 않아도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하며 편하게 이야기 나누자는 생각에 제안했다”는 탁현민 연출가. 지난 6~7월경부터 구상해 지난달 틈틈이 아이디어를 모아 이달 본격 실행에 옮겼다. “국가기관 대선개입, 전교조 불법화, 통합진보당 해산 시도 등 민주주의의 후퇴와 한국 사회의 퇴행에 대한 분노가 있었다”며 “위축된 분위기 속에 그것이 오히려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것을 더 찾도록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최성진 기자도 설명했다.

팟캐스트 1막을 연 ‘나는 꼼수다’와는 또 다른 콘텐츠로 접근할 생각이다. 그동안 선거가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간 만큼, 정치부터 일상까지 ‘물 흐르듯’ 즐겁게 이야기하겠다는 방향이다.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전하며, 고발할 것이 있다면 그 역시 피하지 않을 생각이다. 다만 매번 정치·시사 현안을 반복하기보다 사는 이야기도 두루 할 참이다. 탁재형 PD는 “딱딱하고 진지한 대화가 이뤄지더라도 편안하게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40대 세 명과 준40대 한명으로 40대에 갓 접어든 사람들이 갖는 관심 등 요즘 세상 이야기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구 넷이 모인 만큼 격이 없다. 하지만 마냥 돈독한 것만도 아니다. “멋진 의리로 똘똘 뭉친 것보다 보통 친구 넷이 모였을 때와 똑같이 서로 다투고 부딪친다”고 말하는 탁현민 연출가. 주제 하나를 정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데도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단다. 1회 방송 전에 첫 녹화도 한차례 했었지만 “재미없다”며 방송되지 못하기도 했다. 친구인 점이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그럼에도 서로 체면치레하지 않아 “할 말을 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긴장과 재미를 더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2회까지 방송된 현재 반응은 뜨겁다. 1회가 나간 후 아이튠즈 인기 팟캐스트 1위도 기록했다. 최 기자는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 이야기를 듣고 싶은 바람이 있는 것 같다”며 “절반은 재미삼아 절반은 답답한 마음에 시작했지만 많은 격려와 응원, 그 기대에 부응하도록 열심히, 제대로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주 3회는 ‘잘 쏘지도 못하면서:진짜찐따사나이’로 MBC 진짜사나이 통편집과 관련해 이외수 작가와 하태경 의원 논란 등을 다룰 예정이다.

공식 구성작가 최 기자, 엉뚱한 상상력 고 기자, 재미를 더하는 당의정 탁 PD, 중심 잡는 사회자 탁 연출가. 부제인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이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를 한마디로 압축한다.

“주변에서 잘 모르면서 이야기한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사람들은 잘 알아야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잘 아는 사람들 말만 들어서 세상이 이 모양이 됐죠. 이제는 보통 사람들도 ‘잘 알지도 못하면서’ 말할 때입니다.(탁현민 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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