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음서제’ 서울 구청 기능직 친인척 채용 비리
고백건대 처음 서울 도봉구청의 친인척 채용비리를 보도하면서 이번 사안이 이 정도까지 확대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이런 확대의 원동력은 ‘우리 사회에 내재돼 있던 분노와 그 분노의 확산’이라고 말할 수 있다.시작은 첫 제보자의 분노였다. 이미 내부자 친인척이 내정돼 있던 서울 도봉구청 기능직 채용을 지켜본 제보자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사회에 알리기로 결심했다. 취재에 들어가자 구청 관계자들은 ‘우연’이라고 발뺌했다. 비리 당사자는 기능직으로 채용된 조카의 이름을 대자 &ldqu
육사 출신 현역 대위 상관모욕죄 기소
이아무개 대위의 기소 사건을 전해들은 날은 묘하게도 4·19혁명일이었다. 기자는 그날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이재정 변호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뷰 도중 이 변호사가 던진 한마디가 기자의 귀를 잡아끌었다. “제가 맡고 있는 사건 중에는 육사출신 현역대위가 트위터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모욕했다고 기소된 건도 있는데 그 대위는 군 검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자살까지 기도했어요.” 현역 군인이 트위터에 올린 글 때문에 기소됐다? 내부징계로 충분할 사안인 것 같은데 왜…
‘육사출신 현역대위 상관모욕죄 기소’ 등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최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제261회(5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오마이뉴스의 ‘육사출신 현역대위 상관모욕죄 기소’ 등 총 11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내달 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작이다.◇취재보도부문△ 오마이뉴스 구영식 기자 외 ‘육사출신 현역대위 상관모욕죄 기소 단독보도’△ CBS 이대희 기자 ‘현대판 음서제 서울 구청 기능직 친인척…
4·3 특별기획 ‘다랑쉬, 침묵의 20년’
2002년, 온 나라가 월드컵을 앞두고 들떠 있을 그 해 3월. 학부생으로 제주 4·3 답사를 왔습니다. 북촌의 애기 무덤, 커다란 돌로 막힌 다랑쉬 굴. 그렇게 4·3과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그 인연으로 제주MBC에 입사했고 올해로 벌써 3년째 4·3 특별기획을 제작하고 있습니다.특별법, 그리고 거대한 기념관. 진상조사보고서와 3만명이 넘는 희생자. 그리고 대통령의 사과. 많은 사람들이 ‘이제 4·3 그만할 때도 된 거 아니냐’는 시선을 보냅니다.하지만 3만
동아 ‘수원 20대 여성 피살 연속보도’ 공권력 맨얼굴 폭로
중도일보 ‘투기장 전락한 해외식량기지’ 지자체 어설픈 투자관행 고발좋은 기사는 언론의 힘을 재확인시킨다. 260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들 중에는 사회부 기자의 치밀한 현장취재와 감투정신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많았다. 취재보도부문에 선정된 동아일보의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 관련 경찰 은폐 및 거짓 해명 연속보도’와 한겨레신문의 ‘서울지하철 요금인상 심층 보도’는 특히 바람직한 사회부문 보도의 모범으로 꼽혔다. 동아일보 사회부는 수원 20대 여성의 피살사건 뒤 112신
찾아가는 SNS 편집국 ‘총선버스 411’
‘총선버스 411번’(이하 총선버스)은 오마이뉴스가 4·11 국회의원 공식선거운동 기간에 입체적인 선거현장 보도를 위해 운행한 버스입니다.(총칭 ‘떴다! 오마이뉴스 ‘찾아가는 SNS편집국’ 4·11총선 현장중계’). 45인승 규모의 버스에 무선 인터넷 생중계 시스템과 간이 스튜디오를 갖추고 오연호 대표기자를 비롯해 모두 21명의 스텝이 탑승했지요. 총선버스는 9일(3월29일~4월11일, 주말 제외)에 걸쳐 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대
워터 시크릿-미네랄의 역설
물은 결코 물이 아니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정수기 물이 그렇다는 것이다. 태아는 인체의 95%, 성인은 70%, 그리고 노인은 6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몸은 20~30%의 세포가 70~80%의 물속에 떠 있는 셈이다. 그래서 동의보감에서는 인간의 수명은 물이 좌우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정수기 시장의 80% 이상은 역삼투압방식, 증류수를 생산해 시중에 팔고 있다. 물의 기능을 연구하고 있는 외국 과학자들은 증류수를 죽은 물로 규정하고 있다. 죽은 물을 음용수로 사용할 수 없음은 상식적이다. 그런데 역삼투압정수기
다치면 죽는 대한민국, 제2의 석해균은 없다
‘다치면 죽을 수밖에 없다?’ 아주대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는 “석해균 선장이 오만이 아닌 한국에서 총상을 입었다면 숨졌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먼지 풀풀 날리며 다 쓰러져 갈 것 같았던 오만 현지의 의료시설, 그 내부엔 대한민국이 꿈도 못 꿀 응급 중증외상의료체계가 구축돼 있다는 것이다. 살릴 수 있었던 외상 사망환자들을 살리고자 사생활은 포기한 채 365일을 응급헬기 앞에서 대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꾸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높으신 분들의 무관심에 10년째 단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
비리총판 기업 유치 1년 추적보도
취재는 아주 우연히 시작됐습니다. 출입처를 맡고 얼마 되지 않아 동해시의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게 됐고 무척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100억원의 거액을 받고 동해시로 이전한 자동차 부품 생산기업이 5년도 안 돼 경영난으로 도산했던 겁니다. 보조금을 받고 이전한 다른 기업들도 대부분, 그 것도 하나같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 사실상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취재결과 동해시가 지급한 보조금의 70%를 가져간 문제의 자동차 부품업체는 매출 규모와 종업원 수로만 봐도 거액의 보조금을 가져갈만한 기업이
경기도청 ‘대선 전략’ 문건 파문
지난 4월24일이었다. 경기도청을 출입하고 있는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도청에서 배포된 보도자료를 살펴보고 있었다. 그날 보도자료는 다른 날과 달리 이면지에 인쇄돼 있었다. 사실 올해 초부터 경기도청은 새로운 공직문화를 만들고자 다양한 노력을 해오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문서 등의 소비를 줄여 탄소배출을 감소시키자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난 이면지로 된 보도자료를 받아 보면서도 전혀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 그렇게 이면지를 한장 한장 넘기는 그 순간, 내 눈을 스쳐 지나가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박근혜&rsqu
공무원 투기장 전락한 충남도 해외식량기지
시작은 두 줄짜리 ‘카카오 톡’이었다. 캄보디아에서 사업하는 지인이 “충남도가 캄보디아에서 추진한 해외영농에 문제가 많다”는 현지 소문을 무심결에 보내왔다.평소 해외영농에 관심이 많았던 기자는 내용이 궁금했다. 즉시 각종 언론에 소개됐던 전국 자치단체의 해외영농 관련기사를 살폈다. 그런데 천안에 본사를 둔 충남해외영농은 현지의 전언과는 달리 아주 우수한 성공사례로 소개되고 있었다. 현지 취재에 앞서 사전조사를 시작했다. 2008년 세계 곡물 파동 이후 추진된 국내 해외영농사업을 충남을 중심
시사기획 창 ‘대기업과 조세 정의’
대표적인 조세특례인 임시투자세액공제는 법인세 신고를 한 44만 개 기업(흑자 신고한 곳으로만 따지만 24만 개 기업) 중에서 한 기업이 혜택의 4분의 1을 차지한 제도다. 이쯤 되면 이 세액공제 제도가 제대로 ‘세팅’된 것인지부터 재검토해봐야 한다. 사실 이 아이템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때는 2010년 말이었다. 당시 이 제도의 연장을 둘러싸고 ‘엄청난 로비’가 벌어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고 들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이 건은 ‘이야기’ 된다고 생각했다. 최상위 대기업
대한민국 출근 보고서
이번 기획은 협업으로 시작해서 협업으로 끝났다.KTX 열차와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이 잦은 고장과 탈선으로 물의를 빚었던 지난해 여름. 기자는 매일경제 기획취재팀과 더불어 ‘대한민국 출근보고서’ 기획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했던 한국교통연구원 연구팀과 인연을 맺게 됐다.소재는 선로전환기, 분기기 같은 전문용어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사안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SOC 분야였다.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연구원을 수시로 드나들 수밖에 없었다. 출입처를 중심으로 굴러가는 한국 일간지의 취재 관행 속에서 이런 분야를 특정…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 은폐 사건
이미 죽은 이슈처럼 보였다. 의혹은 많았지만 물증이 없었다. 2008년에 불거진 이명박 정권의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은 꼬리만 잘린 채 몸통은 사라졌다. 특히 불법사찰 증거인멸의 최종 책임자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진경락 과장이라는 수사 결과는 초등학생도 웃을 일이었다. 결국 진 과장과 장진수 주무관 등 실무라인만 처벌받고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미궁에 빠졌던 사건이 우연같은 필연으로 되살아났다. 장진수 주무관의 입을 통해서다. 그는 이번 사건의 깃털 가운데 깃털이었다. 그러나 증거 인멸과 이를 은폐하려는 시도가 그를 통
수원 20대 여성 피살사건 관련 경찰 은폐 및 거짓 해명
기자가 처음 이 사건을 취재할 때만 해도 사건 이면에 숨은 폭발력을 알 수 없었다. 사건이 처음 알려진 것은 범인 오원춘을 잡은 4월 2일. 시체를 엽기적으로 훼손한 흉악범을 잡았다는 내용이 경찰을 통해 알려졌다. 시체훼손 방법 등으로 볼 때 연쇄 살인마가 아닌지 취재했지만 다른 범죄는 확인되지 않았고 대부분 단신처리나 기사화하지 않았다.그러던 중 경찰 초동수사에 부실 의혹이 있다는 문화일보 보도가 나왔다. 기자도 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안타깝지만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며 확신에 찬 말투로 조리 있게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