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특정업무경비 본인 MMF 계좌 입금

제269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 / KBS 김준범 기자


   
 
  ▲ KBS 김준범 기자  
 
본격적인 후기에 앞서 정작 후기를 써야할 이는 공동 수상한 김시원 기자라는 것을 분명히 해두고자 합니다. 김시원 기자가 앞에서 취재를 이끌었고 저는 뒤에서 도왔을 뿐입니다. 다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제가 후기를 대신 쓰게 됐습니다.

솔직히 고백하건대, KBS 법조팀은 이동흡 후보자의 검증에 뒤늦게 집중했습니다. 다른 언론사에서 검증 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하자 검증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결과를 떠나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출발이 늦은 만큼 기본에 충실하고자 했습니다. 2차 자료보다는 1차 자료를 분석했고 작은 의혹이라도 모두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쉽지는 않았지만 후보자 본인에게 최종 확인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먼저, 이동흡 후보자는 분명히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업무용 경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정황이 뚜렷했습니다. 그러나 해명은 허술했습니다. 주변 인물 1~2명만 취재해도 쉬 뒤집힐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건 ‘결정타’였습니다. 의혹은 숱했지만 ‘결정타’로 키우지 못한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의혹을 버리고 버린 끝에 후보자의 통장 내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결정타’는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MMF’는 가장 뒤로 미뤄뒀던 대목에서 확인됐습니다. 그것도 뜻밖의 방법으로. 취재의 기본은 질문하기임을 절감한 순간이었습니다.

반면 이동흡 후보자는 분명히 억울할 수 있습니다. 이 후보자만 경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했을까. 다른 재판관은? 대법관은? 혹시 검찰은? 다른 고위 공무원은? 비슷할 수 있다고 추정됐습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청문회를 받기 위해 자료를 모두 공개했기에 의혹이 확인됐을 뿐입니다. 이 후보자가 특정업무경비 문제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뜨끔했을 인사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후속 헌재소장 인사 검증에서 놓치지 말아야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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