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 10년 간의 불공정
‘공정거래의 적(敵)은 누구인가?’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고 싶었다. 경제민주화의 피해자임을 자처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실상은 경제민주화란 화두를 꺼내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물증’으로 입증하고 싶었다.지난 3월말 경제부 정책팀을 중심으로 취재팀이 꾸려졌다. 취재팀은 공정거래위원회 의결서를 분석대상으로 삼았다. 분석기간은 진보와 보수 정권이 교차했던 2003~2012년으로 잡았다.취재팀은 20대 그룹 관련 의결서 669건을 행위 유형별, 리니언시 여부, 자연인 처벌 여부 등으로 상세히
법무부장관 “원세훈 선거법 위반 적용 말라”
국정원의 대선 및 정치 개입은 현재 진행형인 사건입니다. 아직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검찰 공소사실에서 드러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 말씀’만 놓고 보더라도 국정원은 존재 의미를 상실했습니다. “고기를 사달라”며 자신들의 수사능력에 박수를 보내고도 정작 수사결과는 왜곡 및 은폐한 경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도 국정원, 경찰은 이제껏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국정원은 자신들의 대선 및 정치 개입 사건을 물타기하고자 정치권 논란의 소재였던 남북정상회담
노태우 전 대통령 은닉 비자금 추적
노태우 전 대통령은 늘 ‘쿠데타’ 동지이자, 친구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검찰과 두 전직 대통령이 벌이는 ‘추징금 환수 전쟁’에서도 노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보다 비난의 눈길을 피해 한발 물러서 있는 듯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231억원. 1672억원을 미납한 전 전 대통령보다는 훨씬 적은 액수다. 당연히 여론의 관심이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자금으로 더 쏠릴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기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에 집중했다. 두 전직 대통령의 미
‘국정원 SNS’ 박원순 서울시장 비하 글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을 수사한 검찰은 유독 ‘인터넷 댓글’을 강조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 대해서는 수사의 본류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그 무렵 인터넷에서는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는 인터넷 사이트에 댓글을 단 사람이 트위터에도 활동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습니다. 그 때 떠오른 것이 이른바 ‘빅 데이터’ 분석이었습니다. 아무런 의미가 없는 데이터 집합 속에서 의미를 찾는 빅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단서를 잡을 수 있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국내 수십 개 업체와 접촉을 했고, 긴 설득
SBS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심사위원 최고점 득점
KBS전주 ‘하수관로 지하 대해부’ 지하관로 영상 확보 등 노력 돋보여제27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평소보다 많은 50편이 출품됐고 수상작도 올들어 가장 많은 10편을 배출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국정원 댓글사건 등 대선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는 동시에 우리 사회의 역동성과 언론의 역할이 여전히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증좌라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특히 이달에는 SBS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이 최고 점수를 받아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YTN ‘국정원 SNS’ 보도 등 10편 선정
제274회(6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3일 심사회의를 열고 YTN의 ‘국정원 SNS 박원순 서울시장 비하 글 등 2만 건 포착’, SBS의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외’ 등 총 10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 YTN 사회1부 이승현 기자 ‘국정
한겨레 ‘국정원 정치공작 문건’· YTN ‘탈북 청소년 추방’ 사회 이슈 주도 호평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의혹 보도 “두드러진 특종 성과 내지 못했다” 아쉬움제27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56편이 출품됐다. 매회 출품작이 늘고 있다. 이는 사건사고가 쉼없이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과 더불어 기자들의 특종에 대한 열정이 살아 있음을 잘 보여준다. 권력을 감시하고 시민들의 삶에 기여할 특종을 쫓는 헌신성으로 밤을 새우고 있는 일선 기자들에게 격려의 말씀을 전한다. 심사위원들 역시 엄정하고 객관적으로 ‘좋은 특종’을 선정하기 위해 심사 내내 매 작품마다 냉혹
노예 장애인…그 후
4~5년 전 ‘무슨 무슨 노예’로 포털 검색어 1위에 올랐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수십 년 세월 임금 한 푼 받지 못한 채 강제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개밥만도 못한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축사에서 지친 몸을 뉘였습니다. 지적장애가 있는 이들을 사람들은 ‘사람’으로 대하지 않았습니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이들의 사연이 소개됐고, 국민적인 분노가 일었습니다. 가해자는 처벌을 받았고, 이들은 장애인 시설로 옮겨졌습니다. ‘무슨 무슨 노예’로 불렀던 이들을 사람들의…
용인 CU편의점주 자살 및 CU측 사망진단서 변조
갑을관계 논란이 한창이던 지난 5월 16일. 용인에서 CU 편의점을 운영하던 50대 남성이 경영악화로 CU측 직원과 계약해지 문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였다. CU 본사 직원은 계약 해지의 대가로 수 천만원의 위약금을 제시했고, 이에 격분한 남성은 수면유도제 40알을 먹고 쓰러져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오전 숨지고 말았다.경인일보는 지난 5월 21일자 1면에 고인의 억울한 죽음을 알렸다. 이후 CU측은 ‘해당 점포는 매월 수익이 470만원에 이른다’, ‘사망원인은 수면유도제 복용 때문이 아닌, 지병인
의문의 형집행정지
지난 2002년 부산의 모 재벌기업 사모님이 사위의 이종사촌 여동생 하지혜양을 불륜 상대로 의심해 청부살인까지 저지른 ‘이대 법대생 공기총 살인사건’. 고인의 아버지를 통해 접한 이야기는 믿기 어려웠습니다.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던 ‘사모님’ 윤 모씨가 감옥 대신 6년 넘게 세브란스 병원 VIP 병실에서 지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수소문 끝에 경기도의 한 병원 특실로 옮겨 입원 중인 윤씨를 찾아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 주치의의 진단서에 따르면 윤씨는 거동조차 불가능한 상태여야 했지만 취
추적 60분 - 19대 국회 땅 보고서
언론의 제1사명은 권력에 대한 감시다. 뉴스를 단순히 전달하기보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언론은 그 역할을 비로소 시작한다는 뜻이다. 수상 후기의 첫 머리를 이렇게 거창한(?) 말로 시작하는 것은 이처럼 자명한 명제에 대해 모두가 동의하지 않는 것이 오늘 대한민국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을 많이 보았다. 권력에 대한 감시를 하지 않는 기자는 기자가 아니냐고…. 분명 ‘아니다.’ ‘19대 국회 땅 보고서’는 바로 이런 명제에서 시작됐다. 인사 청문회 대상인 고위
현장21 ‘가짜 베스트셀러’ 등 출판계 사재기
홍대 건너편에 위치한 연남동, 망원동, 동교동 일대는 수많은 출판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파주 출판단지에 대형 출판사들이 위치해 있다면 홍대는 주로 중소형 출판사들이 밀집해 있다. 홍대에 거주한 지 10년 가까이 되다 보니 언제부턴가 출판인들과 자리를 함께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출판시장은 점점 작아지고 있지만 좋은 책을 만들겠다는 사명감과 지식과 상식을 전하는 최후의 보루에 서 있는 비장함…. 그런 그들과 이야기 하는 것만으로도 술자리는 항상 알맞게 잘 익는다. ‘가짜 베스트셀러’ 아이템은 그
한국행 희망 탈북 청소년 9명 라오스에서 추방
취재는 깊은 밤 절박함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화에서 시작됐다. 탈북 청소년 9명이 중국을 거쳐 라오스까지 오는 데 성공했지만 라오스 정부에 의해 강제 추방됐다는 내용이었다.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오른 탈주의 길 끝에서 이들을 맞이한 것은 대한민국 대사관이 아닌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었다. 정부는 북한 측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라오스 당국이 탈북 청소년들을 한국이 아닌 북한에 넘겨줬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럴 수도 있다. 이례적으로 불심 검문에 걸렸고, 유례없이 북한 당국의 레이더에 포착됐고,
국정원 정치공작 문건
2013년 상반기, 인터넷과 지면에 쓴 기사를 대충 꼽아봤다. 국정원 기사만 100건이 훌쩍 넘었다. ‘국정원 없이 올 상반기에 기자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황당한 사실을 보고 놀라는 건 기사를 본 독자나 취재한 기자나 똑같다.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반값등록금 영향력 차단’ 문건을 취재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확인 취재를 위해 만난 한 서울시 관계자는 “경찰 정보분석보고서도
주머니에 손 넣고…빌 게이츠식 악수
결례인가 문화차이인가.지난 4월22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이 반갑게 악수한 사진을 두고 논란이 일어났다. 빌 게이츠 회장이 주머니에 왼쪽 손을 넣은 채 악수를 한 게 문제가 된 것이다. 이 보도사진은 인터넷과 트위터를 통해 퍼져 네티즌 사이에서 삽시간에 ‘결례’, ‘문화차이’라는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문화상대주의론적 관점에서 보면 빌게이츠는 친구 혹은 협력자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박 대통령과 편하게 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