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파격할인’의 배신
대형마트들은 신문, 전단지, 온라인 광고 등을 통해 ‘반값 할인’ ‘파격 세일’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특히 명절이 되면 연중 최저가를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이것들이 다 사실일까. 세일은 정말 파격적이고 ‘오늘만 이 가격’이 붙은 상품은 내일은 다른 가격에 팔릴까. 기사는 우리 엄마가 늘 가졌던 궁금증, 소비자라면 한 번쯤 의심해볼만한 문제에서 출발했다.기자들이 대형마트에 직접 나가 조사를 할 경우 업체들이 취재를 방해하거나 보도를 하지 말 것을 끊임없이 요청하는 등 애로사항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분단 70년 탈북 20년에 바라보는 따뜻한 남쪽나라…
광복과 함께 찾아온 한반도 분단이 70년을 맞는 올해는 탈북이 본격화된 지 20년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기획기사는 경제이주민이 된 탈북자(북한이탈주민)들의 모습과 이들의 송금과 통화가 북한사회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내는지 살펴보는 접근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믿을 만한 대남 소식통이 된 탈북자들의 권유와 도움으로 국경을 넘은 탈북 2세대에게 지금 남한사회는 ‘따뜻한 남쪽나라’인지 들여다봤습니다.기사를 쓰면서 탈북자들의 파란만장했던 과거를 들추기보다는 현재와 미래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특히 기사로 인해 이들에 대한 그릇된 선입견이나
전대미문의 신종 마약 ‘카트’ 밀수 사건…
지난 3월 평소처럼 출입처를 돌던 중 아프리카에서 온 한 여성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 심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같은 혐의 또는 각각의 이유로 심사를 받은 사람들이 많게는 하루에도 수십 명에 달하는 탓에 당시에는 특별한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더욱이 관련 제보 역시 전혀 없었던 상황이어서 기사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하지 못했다. 이 사건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전혀 몰랐던 것이다.해당 마약 사건이 인천국제공항과 관련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후 곧바로 취재를 시작했다. 평소와 달
‘열정페이’로 버티는 민간 소년범 시설…
“비행청소년 보호시설인 ‘사법형 그룹홈’이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문 닫을 위기입니다.”소년범의 아버지로 불리는 부산지방법원 천종호 부장판사가 지난 2월 국제신문에 보낸 기고문이다.취재팀이 전국 14곳의 사법형 그룹홈 중 부산·경남 12곳의 가계부를 전수 조사한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한 곳당 연간 평균 운영비 가운데 법무부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5.9%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사법형 그룹홈 운영자들이 사비를 출연하거나 기부금을 받아 충당하는 처지였다. 신용카드 돌려막기로 적자를 메우는 곳도 있었다. 부산소년원(정원 190명)보다…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피습…
흉기에 피습을 당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의 모습은 07시40분21초부터 07시42분37초까지 2분16초간 112장의 사진으로 카메라 메모리카드에 기록되어 있었다.사건 직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나는 이 짧은 2분16초를 정확하게 기억해낼 수가 없다. 리퍼트 대사 주변에 앉아 있던 한 여성의 비명을 들은 순간부터 리퍼트 대사가 혈흔이 낭자한 채로 행사장을 떠나기까지 마치 단거리 달리기를 하듯 바쁘게 뛰었고, 가쁜 숨을 참지 못한 채 셔터를 눌렀던 기억뿐이다.세상은 폭력과 갈등에 민감했다. 사상 초유의 외교사절 피습사건을 적나라하게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습격 영상
그날 나의 첫 일정은 미국대사가 참석하는 조찬 강연회 취재였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났을까? 갑자기 마크 리퍼트 미국대사가 있는 헤드테이블이 시끄러웠다.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경호원과 참석자들에게 제압당해 바닥에 깔린 사람을 찍다가 순간적으로 ‘미 대사는?’이란 생각이 떠올랐다. 카메라를 리퍼트 대사 자리 쪽으로 돌렸지만 대사는 없었다. 리퍼트 대사는 이미 부축을 받으며 행사장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얼굴을 손으로 감싼 채였다.대사가 나가는 방향으로 뛰어갔다. 리퍼트 대
동아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의혹’ 독자적 추적 취재 호평…
인천일보 ‘신종 마약 밀수 사건’ 마약밀매 실태·대안 제시 돋보여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이번에도 냉정했으며 점수는 짰다. 속보성뿐 아니라 보도의 사회적 파급력, 취재에 들인 기자의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였다. 이 때문에 많은 작품이 출품된 취재보도 부문에서 본 심사 대상에 오른 작품은 ‘포스코건설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 연속보도’(세계일보)와 박범훈 전 청와대 수석의 비리 의혹을 다룬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 의혹 추적’(동아일보) 두 건 뿐이었다. 치열한 토론 뒤에 최종적으로는 동아일보의 박범훈 전 수석 관련 보도만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 의혹 추적’ 등 8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1일 제295회(2015년 3월) 이달의 기자상에 동아일보의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 의혹 추적’ 등 총 8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28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 △동아일보 사회부 최우열, 조건희, 변종국 기자 ‘‘MB 청와대’ 수석비서관 비리 의혹 추적’◇경제보도 부문△한국일보 경제부 김용식, 고찬유, 이훈성, 유환구, 강아름, 김현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
특종상 신청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한참 생각했다. 문제의 발언을 녹음한 사람도 아니고, 발언이 나온 점심 식사 자리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 녹음 파일 보도로 본의 아니게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 기자도 떠올랐다. 그래도 기사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받고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기사에 대한 정치적 공격, 취재 과정에 대한 의도적인 폄훼가 있었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 기자상 신청과 평가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는’ 얘기는 하고 싶었다.근거 없는 소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경협 의원실에서 K
취재파일K - 폐기물 계란이 과자에 빵에
예나 지금이나 언론사에게 제보는 중요하다. 정보공개 청구가 간편해졌고, 데이터저널리즘이 발전하고 있지만 전화나 인터넷, 혹은 SNS로 접수되는 제보는 여전히 취재의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각종 영상 기기가 일반화 하면서 방송사가 제보에 의존하는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본 기사의 제보는 KBS의 통합 제보시스템에 접수됐다. KBS뉴스 홈페이지를 이용해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제목부터 이상했다. ‘○○ 공장의 문제’. 본문을 읽었지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중요한 문구마다 특수문자가 가득했다. ‘◇◇◇에 있는 공장에서 △
인천 깡통주택 사기사건…
처음엔 새로 알게 된 통계 하나를 보도할 생각이었다. 바로 소액임차인을 상대로 한 배당이의 소송의 추이였다. 딱 봐도 용어부터 어려웠다. 하지만 꽤 중요한 문제였다. 부동산 자산이 경매로 처분되고 나서 낙찰금이 채권자들 사이에서 배분이 되는데, 그 배당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배당이의 소송’이다. 그런데 인천지역에선 양상이 좀 달랐다. 우리의 임대차보호법에 소액임차인에게 보장하는 최우선변제권을 믿고 있던 소액임차인들이 불리한 판결을 받고서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내쫓기는 경우가 꽤 있었다. 깡통주택인줄 알고 입주하면 최우선변제
정서적 학대 첫 유죄 판결 이후의 보이지 않는 폭력…
지난해 7월,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취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몰랐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절반은 한국인인데 왜 김치를 먹지 못하니’ 등 지속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는 제보였다. 취재에 착수하면서도 그것이 법원의 첫 판례로 남을 것이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교육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 하지만 대중에게 등장하는 교육은 빛나기만 한다. 반면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두운 면도 뚜렷하다. 보이지 않는 언어폭력에 신음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중교육을 포기하고 공장을 전전하는 다문화가정 학
KBS ‘이완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치열한 기자정신·뚝심 돋보여
설 연휴 탓인지 2월 보도 기사를 대상으로 한 제294회 이달의 기자상은 출품작이 비교적 적었다. 전반적으로 각 부문 출품작이 줄어든 가운데 특히 지역취재 보도무문(7편)이 평소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심사과정은 여느 달 못지않게 논쟁적이었다.15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의 경합이 가장 뜨거웠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KBS)의 경우 치열한 기자정신이 없었다면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사안을 보도한 취재기자는 현장에 없었지만 총리후보자의 충격적 발언 내용과 녹음 파일의 존재를 확인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 등 4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4일 제294회(2015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 KBS의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또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홍진표)와 함께 선정하는 2015년 1분기 ‘자살예방 우수보도상’으로 한국일보의 ‘자살률 10년 넘게 세계 1위, 관련 공무원 달랑 2명’을 뽑았다.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상대가 현직 판사라 취재에 더 공을 들였다. 1년 가까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100번 이상 확신했다. 최민호 판사가 ‘명동 사채왕’에게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을.그런데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은 첩보를 입수했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덮어도 될 만큼 소소한 사건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보도를 하지 않으면 묻힐 수밖에 없었다.대법원과 수사기관이 움직일 것으로 믿고 자신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너무도 비현실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사법부의 신뢰추락 운운하며 법적 조치를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