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적극적인 팀플레이의 산물이다. 송종현 기자는 석유화학 업계(롯데케미칼), 김현석 기자는 삼성그룹, 정영효 기자는 투자은행(IB) 업계를 각각 출입하고 있다.
삼성이 한화그룹에 매각한 한화토탈·한화종합화학 이외에 남아 있는 화학 계열사를 모두 매각하려 한다는 소문을 접한 건 해당 기사를 보도하기 한 달쯤 전인 9월 말 경이었다. 당시엔 “삼성이 매각의도를 갖고 있다”는 정도만 파악됐다.
최초에 이 소식을 접한 김 기자는 해당 분야 출입인 송 기자, 정 기자와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메신저에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TF를 만들었다. 이후 수시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해당 사안을 추적해왔다.
사실 이런 종류의 취재를 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은 중간에 긴장의 끈을 늦추는 것이다. 만약 기자 1명이 해당 정보를 틀어쥐고 능력 있는 기자들과 공유하지 않았다면, 한경이 특종보도를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어느 순간 ‘설마 정말로 인수·합병(M&A) 거래가 이뤄지겠어’라는 생각에 게으름을 피울 수도 있어서다. 하지만 한경팀은 잊을만할 때쯤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해당 사안을 추적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이번 M&A딜은 발표 전 시장에 소문이 많이 퍼져 어느 시점에 기사화를 해야 할지를 판단하는 게 쉽지 않았다. 기사 게재 이틀 전 조만간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과 가격 등에 대한 취재가 모두 끝났지만, 정확한 이사회 날짜를 파악할 때까지 게재에 신중을 기했다.
결국 이사회 개최 하루 전 이사회 날짜와 딜의 구조, 가격 등에 대한 취재가 완전히 마무리된 뒤 가판에 발표내용과 거의 다르지 않은 기사를 게재할 수 있었다. 해당 기사가 보도된 한경 가판을 접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취재할 수 있냐”며 깜짝 놀라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