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8월 있었던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입직원 채용에는 36명을 뽑는데, 무려 4500여명의 청년들이 지원했습니다. 청년취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4500명’이라는 숫자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 부총리 지역구 사무실에서 4년 동안 인턴을 했던 황아무개씨도 원서를 냈습니다. 대대적인 점수조작과 면접 결과 뒤바꾸기를 통해 서류전형 2299위를 했던 그가 최종 합격했습니다. 황씨를 합격시키는 과정에서 점수가 좋았던 청년 지원자 3명은 아무것도 모른 채 불합격됩니다. 그야말로 ‘헬조선’입니다.
더 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지난해 감사원 감사가 시작됐고, 황씨의 채용 비리가 적발됩니다. 하지만 누가 부당한 채용을 청탁했는지 감사원은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감사 과정에서 공단의 인사라인은 최 부총리의 채용청탁을 진술했지만, 감사원은 외면했습니다.
취재는 감사원 보고서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자료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감사원 보고서에 나온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고, 숨기려고 했던 내용을 취재했을 뿐입니다.
국회와 언론의 지적으로 이 사건은 검찰 수사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한창 수사 중입니다. 하지만 검찰도 사건의 핵심인 최 부총리 청탁 부분에서는 소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상사(이사장)의 지시로 채용비리에 가담한 공단 인사라인들은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채용을 청탁한 인물로 지목된 최 부총리는 “청탁한 적 없다”며 전혀 아랑 곳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의 정상화’는 바로 이 사건에서 필요한 말인 것 같습니다. 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섭게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