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분진…그 후 2년

제302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 / 울산MBC 설태주 기자

수출도시 울산에는 온산과 미포 2곳의 국가산업단지가 있다. 이들 산업단지는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국가경제발전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국가산업단지 주변을 한번이라도 방문해 봤다면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의 악취가 난다는 것에 대해 공감할 것이다.


이번 취재는 비산분진 발생 실태와 함께 왜 근절되지 않는가에 대한 물음을 갖고 착수했다. 특히 온산공단은 1980년대 온 몸이 마비되는 우리나라 최초 공해병인 ‘온산병’이 발견된 곳 아닌가. 울산MBC는 2년 전에도 온산공단 일대 비산분진 문제점을 고발했다. 당시 관계기관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사후 점검 차원에서라도 다시 현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먼저 차를 타고 산업단지를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분진이 심하게 나는 곳은 한 달 이상 잠복하며 작업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분진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전문다이버와 함께 바다 속 곳곳의 변화를 살폈다.


결과는 놀라웠다. 불법행위라고 볼 수 있는 작업들이 일상에서 너무나 버젓이 벌어지고 있었다. 방진막은 형식적으로 있거나 아예 없었다. 바닷속 생태계는 분진이 바닥에 두껍게 쌓이면서 사실상 파괴되었다. 그 피해는 우리 사회가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


산업단지 공해가 오랜 시간 축적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호흡기 질환으로 발전됐을 가능성이 크다. 기자의 아버지도 젊은 시절 산업단지에서 일하다 은퇴하면서 현재 폐질환을 겪고 있다.


부디 이번 방송을 계기로 산업현장에서는 자정 노력을 통해 비산분진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정부와 지자체도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공해 피해를 줄이려는 실질적 대책이 나오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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