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사주 주식 불공정거래 수사
부족한 기사에 ‘이달의 기자상’이라는 영예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론의 역할에 걸맞은 좋은 기사를 쓰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기사를 쓰고 난 뒤 ‘취재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이유가 뭘까’란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처음에는 사안 자체가 외부에 잘 공개되지 않는, 좀 더 정확히는 외부에 공개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원칙 때문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에 이런 원칙에서 다소 벗어나 취재 과정에서 도움을 준 금융위와 금감원 내부 인사에게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천성관 보도’ 기자 근성·순발력 돋보인 작품
근성과 기획력이 2009년 7월 ‘이달의 기자상’ 승부처가 된 듯싶다. 취재보도부문 수상작인 ‘천성관 법무장관 후보자 자격 검증’(한겨레와 CBS) 보도나 기획보도부문의 ‘중고차시장 대해부’(서울신문) 같은 경우는 무엇보다 기자들의 예민한 후각과 발품을 판 근성있는 취재가 빛을 발한 대표적인 경우다. 지역기획보도 신문부문(전남지역 대해부 ‘로컬 와이드’)과 방송부문(갈색도자기 옹기), 각각 한편씩의 수상작들은 기획력이 특히 돋보인 작품들이었다. 모
‘부도덕한 신부’ 종교영역 추문 파헤친 노력 돋보여
제226회 이달의 기자상은 최근 그 어느 달에 비해서도 출품작이 적었다. 보통 매달 평균 40여 편이 출품됐지만 이번에는 27편만 출품됐다. 이 가운데 9편이 예심을 통과했고 최종적으로 4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4편이 출품된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뚜렷하게 부각된 작품이 없는 가운데 연합뉴스 북한부의 ‘소식통 “북한 김정일, 3남 정운 후계자 지명” 등 다수’가 유일하게 본심에 올라왔다. 그러나 이마저도 아직 사실 여부가 확인이 안 된 만큼 결정을 유보하자는 데 심사위원들이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주한미군의 효순·미선양 추모식
2002년 6월13일 경기북부에 주둔한 미2사단 장갑차에 여중생 2명이 깔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월드컵이라는 축제에 묻혀 그 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효순·미선양의 안타까운 희생이 경인일보의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다.온 국민은 미국 대통령의 사과와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 등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주한 미군은 그 해 9월 사죄의 의미를 담아 사고 현장에 추모비를 세웠다. 그러나 추모비를 인정하지 않는 시민단체의 반발로 미군의 공식적인 참배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이런 반미감정
임시정부수립 90주년 승리의 길을 가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90주년 ‘승리의 역사를 가다’를 기획한 것은 지난해 10월이다. 근대사학계는 물론 뜨거운 이념논쟁까지 불러온 ‘건국 60주년 파동’이 계기라면 계기였다.근·현대사에 대한 호기심 반, 지식욕구 반으로 틈틈이 관련 자료를 찾고 전문가와 의견을 나눴다. 다행히 취재기자가 근무하는 천안은 독립기념관, 독립운동사연구소 등 관련 학자는 물론 풍부한 자료를 접할 수 있었다. 그들은 끊임없는 나의 질문에 귀찮을 법도 했지만 오히려 “관심을 두는 것만으로도 고
부도덕한 신부
천주교 원주교구 소속 A신부가 수년간에 걸쳐 여신자들과 부적절한 성관계를 가져왔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고 무작정 사실 확인에 나섰다. 당시 A신부가 근무했던 성당 수녀를 만나 오랜 설득 끝에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피해 여성들을 만날 방법이 없었다. 무작정 여신자들의 동향을 알 만한 당시 성당 관계자들을 수소문해 한명씩 접촉하기 시작했다. 며칠 뒤 A신부와 여신자의 성관계를 목격한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20여일에 걸친 추적 끝에 공통적으로 거론되는 여성들과 그들의 연락처를 확인했다. 어렵게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해부,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업무추진비
‘해부, 16개 광역자치단체장 업무추진비’ 기사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지방자치단체에서 해명자료를 보내왔다. 대부분 해명자료가 그렇듯 이 해명자료 역시 ‘사정을 알고 보면 우리가 그렇게 잘못된 건 아니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에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년 하반기는 당시 도정 최대 현안사업들의 국가예산 확보가 집중되던 시기. 우리 자치단체에서는 지휘부는 물론 실무부서 공무원들까지 국회, 중앙부처, 전문가 등을 전 방위적으로 방문하여 입장을 설명
제227회 이달의기자상
한국기자협회(회장 김경호)는 25일 제227회(7월) 이달의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김동규)를 열어 한겨레신문의 ‘‘동아일보 사주, 주식 불공정거래 수사’ 연속 보도’ 등 모두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취재보도부문 △한겨레신문 경제부 김경락 기자, 사회부 석진환 기자 ‘‘동아일보 사주, 주식 불공정거래 수사’ 등 연속 보도’ △한겨레신문 사회부…
‘그림으로 보는…’ 신문 볼거리 강조한 새로운 시도
1차 예심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취재보도부문에 출품한 9개 작품이 모두 탈락한 것이다. 심사위원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최소한 한두 편이라도 본심에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한 심사위원은 취재보도 부문이 예심에서 전멸한 사례는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라고 했다. 9개 작품을 다시 들여다봤다. 결론은 ‘수준이 안 되면 올리지 않는 게 맞다’는 쪽이었다.궁금증을 덜어주기 위해 취재부문 심사 내용을 좀 더 자세하게 전한다. 9개 작품 가운데 6개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된 기사였다. 출품한 SBS와
철거냐 존치냐 기로에 선 대전차 방호벽
경기도는 전체 면적의 22%가 군사보호구역이며 그 중 경기북부 지역은 44%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리적으로만 수도권일 뿐 사실상 비수도권이나 다름없는 지역이다. 특히 군부대와 사격장 등 군사시설이 산재해 주민들의 민원이 넘쳐나고 있다.경기북부 지역은 현재 각종 신도시가 형성되고 이로 인한 각종 도로 건설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각종 군사시설 등은 경기도민들 모두에게 장애물로 인식되고 있다.서울에서 의정부로 들어가는 동부간선도로 초입에는 육중한 크기를 자랑하는 대전차방호벽이 버티고 서 있다. 이 대전차방호벽은 경기북부의 관문인
녹색 짓밟는 녹색에너지
경북도청 신도시 특집을 위해 한국을 떠난 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습니다. 해외취재가 주는 압박감이 만만치 않고 더구나 45일 일정으로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장거리 취재가 심신을 지치게 만듭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이달의 기자상’소식을 들었습니다. 낮에는 폭염에 지치고, 밤에는 고문(?)같은 ‘백야’로 잠 못 이루고…. 심신이 파김치가 됐지만 회사에서 날아온 기자상 선정 소식은 모든 것을 기분 좋게 만드는 청량제나 다름 없었습니다. 지금 제가 있는 핀란드 헬싱키는 백야의 본
뉴스추적 ‘보령 암마을의 비밀’
이번 기획은 ‘카더라’ 통신에서 시작됐습니다. 충남 보령에 바닷가마을이 하나 있는데 ‘어르신들이 암으로 줄줄이 돌아가신다 카더라’는 겁니다. 한국 사람이 암으로 죽는 게 특별한 일도 아니고 소문만 무성한지라 제작에 들어갈지, 접을지 긴가민가했습니다. 보령시도 모르고 보건소도 모르는 괴담 같은 얘기. 아이템이 죽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소문이 사실인지 최대한 빨리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28가구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을인데도 조사하는 데만 사흘이 걸렸습니다. 암 종류에 따라 발병률을 계산
그림으로 보는 문화지리학 ‘공간+너머’
‘공간+너머’는 문화지리학의 시각으로 본 공간문화사이다. 선비 정신이 살아 있는 북촌, 근대문화의 태동지였던 명동 중심의 남촌, 우리의 힘으로 탈근대하며 척박한 땅에 문화를 일궈나가는 신남촌 강남을 들여다본다. 권력과 자본의 이동경로이기도 한 이 축은 한국사의 민얼굴이기도 하다.국민일보가 2008년 11월11일 첫 회를 내보낸 ‘공간+너머’는 2009년 8월3일 현재도 연재 중이다. 8월3일자는 제4부 ‘절멸과 자생’ 10회 수원, 화성악보였다. 제4부 ‘절
'1백년의 참회록' 약자에 대한 사회편견 고발
공적설명서 제출시 취재경위·과정 등 보다 자세한 설명 필요올해 4번째인 제224회 ‘이달의 기자상’에서는 당연스럽게 여겨져 온 관행과 상식의 허술함, 그리고 약자에 대한 사회적 폭력을 고발하고 낯선 눈으로 새롭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출품작들이 돋보였다. 39편의 출품작 가운데 5건이 뽑혔다. 지역기획 방송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된 ‘한센병 백년 특집 다큐멘터리, 100년의 참회록’(KBS순천 정길훈 등)은 우리와 우리 사회가 얼마나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를 짓밟고 편견에 가
특집 다큐 ‘1백년의 참회록’
올봄 천형의 땅으로 불린 전남 고흥 소록도에도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가 놓였다. 소록대교는 그동안 대한민국 사회에서 철저히 소외됐던 한센인과의 마음을 연결해주는 소통의 상징으로 언론에 소개됐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소록대교에는 차도만 있을 뿐 인도가 없어서 한센인들이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는 다리를 건널 수 없었고 소록대교 자체도 소록도의 허리를 관통하도록 설계돼 병원 관계자들마저 ‘폭력적인 다리’라고 불렀다. 소록도에 놓인 다리에 한센인을 위한 배려는 없었던 셈이다.소록대교의 문제점을 어떻게 보도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