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한가족 시대
제233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세계 신진호 기자
세계 신진호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3.10 14:4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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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신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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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족은 우리 문화의 한 코드가 됐다. 단일민족을 강조해 온 우리나라는 2008년을 기준으로 외국인과의 결혼비율이 전체의 11%를 넘어서고, 인구비율도 3%를 웃돌고 있다.
이처럼 다문화가족이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은 소수자로서 사회적 냉대와 차별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다문화가족은 1990년대 ‘농촌총각 장가보내기 운동’이 확산하면서 급격히 늘었다. 힘든 일을 꺼리는 풍조가 만연하면서 결혼을 못한 ‘늙은 총각’들은 동남아시아 지역의 ‘젊은 신부’를 맞아들였다. 하지만 이들의 생활은 문화적 차이와 세대 차이, 고부간 갈등, 자녀 양육 등으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문제점이 많았지만 이 같은 일들은 ‘가정 내 일’로 묻혀졌고, 새로운 다문화가족은 끊임없이 탄생했다. 다문화가족이 안고 있던 여러 문제는 결국 성폭력과 가출, 이혼, 살인, 가족해체 등 심각한 사회문제로 터졌다.
세계일보의 다문화기획은 ‘다문화가족의 삶이 정말 부정적인 것만 있나’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한 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다문화 한가족’ 시리즈는 2008년 8월 말부터 시작해 올해 1월 말까지 1년5개월 동안 이어졌다.
시리즈를 게재하면서 수십명의 결혼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공통으로 느꼈던 것은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사실이다. 이들의 삶이 너무도 고통스럽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처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에겐 공통적인 희망이 있다. 자녀를 잘 키워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려는 보통 한국 부모들이 꾸는 꿈이다.
시리즈가 회를 거듭할수록 다문화가족의 눈물겨운 노력과 이에 따른 성공신화는 한국사회뿐 아니라 새롭게 한국인과 가정을 꾸리려는 외국인들에게도 삶의 지표가 된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다문화가족을 ‘시한폭탄’이라고 부른다. 다문화가족이 건강하게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하면 10년 후에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터질 것이란 염려다. 이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들이 우리 사회 속에서 색다른 존재가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라는 인식 전환이다.
시리즈가 게재되면서 정치계와 정부, 기업체 등에서 다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는 이 같은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걸쳐 더욱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