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급만 뽑은 연고대 입학사정관제

제233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방송부문 / MBC 백승규 기자


   
 
  ▲ MBC 백승규 기자  
 
최근 전국 40여 개 대학들은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불거진 서류조작 의혹으로 경찰수사를 받았고, 결국 정부의 외압이 있지 않았느냐는 논란 속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수사는 종결됐다.
입시브로커를 통한 구체적인 서류조작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해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입학사정관제 전형에서 상당수 학원들과 입시컨설팅업체들이 증빙서류를 대필해주고 스펙을 만들어주는 현실을 직접 확인하고 취재해온 기자로서는 교육당국이 제도개혁을 위한 호기를 놓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1등급만 뽑은 연·고대 입학사정관제’ 연속보도는 이런 입학사정관제에서의 신뢰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보도였다.

잠재력과 소질 등을 중심으로 학생을 뽑겠다던 전형에서 내신 최상위권 학생들을 주요 대학들이 골라서 선발하면서, 제도의 본래 취지가 크게 왜곡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잠재력과 창의성을 검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입학사정관들의 수도 적다 보니, 내신이나 영어성적을 기준으로 정량평가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당 대학들은 해명했다.

물론 정부가 추진하는 대학자율화에 따라 어떤 학생들을 뽑는가 역시도 대학 스스로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학에는 사회적 책무성이 있다. 잠재력과 소질 등을 보겠다던 새로운 입시제도에서 주요 대학들이 성적을 기준으로 손쉽게 학생들을 뽑는다면 제도의 취지를 믿고 열심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을 결과적으로 기만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보도가 나간 이후 교과부와 대학교육협의회는 이런 대학들의 성적선발에 제동을 걸겠다며 해당 대학들에 재정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일부 대학들이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 향후 이 부분도 후속 취재를 하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번 기자상 수상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신 은광여고 조효완 선생님, 인창고 임병욱 선생님, 숭실고 이향우 선생님께 감사를 드린다. 또 자신들이 합격한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문제가 있다는 민감한(?) 내용의 인터뷰에 응해준 연세대 강돈영군과 김준호군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의 핵심으로 추진하는 입학사정관제의 성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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