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원 전쟁의 내막
제234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방송부문/MBC 유충환 기자
MBC 유충환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0.04.07 14:3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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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유충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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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0원짜리 삼겹살은 과연 어떤 맛일까?’
제 취재는 이 단순한 의문에서 시작됐습니다.
대형 할인 마트들이 출혈 가격 인하 경쟁을 하면서 삼겹살의 가격이 1백g당 5백 원대로 떨어지는 현상을 보면서 문득 한 번 사먹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동네 정육점 아저씨에게도 드셔보셨느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대답 대신 한숨소리가 먼저 들려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취재에 착수했습니다.
‘10원 전쟁의 내막’은 대형 마트들의 가격 경쟁 이면을 들여다봤습니다.
‘전쟁’으로까지 불릴 정도로 사상 최대의 가격 경쟁이 정말로 소비자들한테는 이익인지, 또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후폭풍의 후유증을 추적했습니다.
물론 취재는 ‘전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상술과 눈속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쟁의 파편’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때문에 소상인들과 유통업자, 생산 농가들의 애타는 목소리를 그대로 담고, 왜곡되어 가는 시장의 모습을 비판하기 위해 더 날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한 해 무려 약 6억명의 사람들이 방문을 하고, 매출 26조원을 웃도는, 이제는 거대한 자본권력으로 자리 잡은 대형 마트들의 등장 이후 변화해온 우리 사회와 사람들의 모습 또한 조명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 보도로 인해 즉시 왜곡된 시장이 바로잡히고 마트들의 횡포가 당장 중단되리라고 생각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현상의 이면을 정확히 들여다볼 수 있을 때, 그럼으로 인해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변화는 반드시 뒤따라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 시대에 누군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무기력하게 고통 받고 있다면 분명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책무이자 도리라는 것이 제 신념입니다.
끝으로 저와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면서 행동해준 박정은 작가와 이승헌 영상촬영 PD에게 고맙단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