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손실 축소”…딜로이트의 실토 파문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감사는 ‘의혹’으로 제기돼 오던 일이었다. 고발성 기사의 특성상 내부자 확보가 절실했지만 취재원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올 초 돌파구가 열렸다. 딜로이트안진이 대우조선해양에 과거 재무제표를 정정할 것을 요청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실감사 ‘의혹’을 ‘사실’로 밝힐 수 있는 실마리를 잡았다.민감한 사안인 만큼 철저한 검증 작업을 거쳐야 했다. 이번 사건에 개입된 사람들을 한 달여에 걸쳐 끈질기게 탐문하고 추적한 결과 일부 사실을 확인해주는 몇 명을 찾았다. 이번 기사가 공공의 이익에 도움이 되고 한국
‘부들부들 청년’ 시리즈
청년은 ‘잠수함 속 토끼’다. 토끼는 잠수함의 밑바닥에서 가장 먼저 위험을 감지하고 비명을 지른다. 저성장에 접어든 한국 사회는 예전만큼 노동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사회 분위기와 나이 중심의 위계서열도 여전하다. 청년들은 사회 곳곳에서 ‘잉여’ 취급을 받는다.2007년 ‘88만원 세대’가 나온 후 10년이 흘렀다. 청년문제는 한국의 여러 모순을 타고 심화됐다. IMF 때 타격을 입은 부모세대는 고된 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자녀 교육에 힘썼지만 과거와 달리 자녀에게 기댈 수도 없다. 부모·자녀세대가 모두 나
개국 5주년 특별기획 다큐멘터리-일본군 위안부
광복 70주년이자 한일 수교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TV조선의 ‘일본군 위안부’ 취재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정확히 기록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시작됐다. 9개국 15회에 걸친 해외 촬영을 통해 20여명의 피해자와 10여 곳의 위안소 흔적, 20여명의 해외 전문가를 밀착 취재했다. 제작기간만 1년이 걸렸고 제작비도 총 6억원이 들었다. 가해자와 피해자, 증거와 상처가 분명한 ‘역사’임에도 해석과 공방이 존재하는 모순된 상황.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고 그들이 기억하는 악몽의 현장을 찾아다니며 취재팀은 이 문제가 대한민국을 넘어 태평양전쟁에 휘
총기로 살해위협…법무부의 은밀한 폭행
세렌디피티, 우리말로 준비된 우연쯤 해석될까. 나는 아직도 경찰서 문턱이 낯선 6년 차 사회부 기자다. 그냥 나도 모르게 경찰이 밉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렇다. 그날도 강력팀 사무실로 들어갈까 말까 경찰서 로비에서 망설이고 있었다. 그런데 한 중국인 가족이 무슨 일인지 헤매고 있었다. 짧은 중국어로 물어보니, ‘경찰서’를 ‘검찰청’으로 착각해 잘못 온 것이었다. 직접 차로 검찰청으로 안내해 드리고 명함 한 장을 건넸다. 한 달 뒤. 중국인, 우즈베키스탄인, 키르기스스탄인 등 외국인들의 제보가 이어졌다. 모두 청주 외국인보호소에…
평택 원영이 사건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던 2016년 3월, 이번만큼은 아니길 바랐다. 매번 의심해야 하는 기자임에도 "길에 버렸다", "살해는 안 했다"는 계모와 친부의 진술을 곧이곧대로 믿고 싶었다.그러나 매일 평택을 오가며 원영이의 행적을 추적해보니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정황이 너무 많았다. 온몸이 멍든 채 한겨울에도 얇은 옷을 입고 다니고, 밥을 먹을 때는 씹지도 않고 허겁지겁 삼키던 원영이에게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적인 학대가 가해지고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초기 충실한 현장 취재는 취재팀이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하는 관행적 보도에서 탈피해 사
해양레저특구의 진실
서울에서 손님들이 많이 온다. 부산에 살다 보니, 특히 그렇다. 그네들이 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관광 명소를 돌아본다. 송정이나 동백섬, 수영강 등지 말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흉물처럼 건물들이 서 있다. 손님들은 종종 이 건축물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2011년 수습 때부터 받아오던 질문은 해마다 반복됐다. 이번 보도는 그 지난했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해양레저사업을 부산의 미래라고들 한다. 해양레저를 통해 부산을 세계적인, 광고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멋진 바다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다. 그런 이유로 정부
한국경제 ‘대우조선, 손실 2조 축소’ 탄탄한 기획력 돋보여
CJB청주방송 ‘총기로 살해 위협’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우리사회 편견 폭로제307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는 기자들의 땀과 노력이 깃든 좋은 작품이 많아 어느 때보다 오랜 시간 논의 끝에 10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출품작에는 오래 공들인 깊이 있는 기획이나 스쳐 지나갈 법한 사안을 예리하게 포착해 이슈화한 작품들이 많았다.취재보도 부문에 선정된 연합뉴스의 ‘전(前) 법무장관·검찰총장 불법 사외이사’ 보도는 관행적으로 있었던 행태들을 문제의식을 갖고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추적한 보기드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변호사협회…
연합뉴스 '평택 원영이 사건' 등 10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정규성)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6일 제307회(2016년 3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회의를 열어 연합뉴스의 평택 '원영이 사건'등 총 10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또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홍창형)와 함께 선정하는 2016년 1분기 '자살예방 우수보도상'에 세계일보의 '[김현주의 일상 톡톡] 정신력으로 이겨내면 안되냐고?'가 선정됐다. 시상식은 다음달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 취재보도1부문△연합뉴
방석호 아리랑TV 사장 호화출장 및 입찰비리 추적보도
아리랑TV 방석호 사장의 전횡을 취재하면서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에 의해 세상이 어둠에 뒤덮여 있음을 의미하는 사자성어 ‘혼용무도’가 떠올랐다. 방 사장이 들어온 후 아리랑TV는 혼용무도 그 자체였다. ‘이대로 2년이 흘러간다면 조직이 과연 남아 있을까 의문이 든다’는 직원들의 자조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방 사장 취임 후 1년 만에 아리랑TV는 1인에 지배되는 개인회사가 되었다. 방송과 경영의 총책임자들이 방 사장의 경기고와 KBS 인맥 등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친위대’가 만들어졌고 비리전력이 있는 인물이 갑자기 중요보직을
‘산업 모세혈관 소공인 살리자’ 시리즈
제조업의 위기는 동네 공장에서 시작됐다. 국내 제조업의 위기라고 하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되고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수출이 줄고 있다는 것이 떠오른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대기업에만 유리하도록 선택적으로 정보를 인지하는 확증편향의 오류에 빠져 있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실제로 올해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해 제조업 생산은 2014년보다 0.6% 줄었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은 20.2%로 크게 늘었고 자동차 생산도 1.1% 증가했다. 결국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곳에서
시사기획 창-훈장
“훈장은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한다.” 상훈법 제2조에 나오는 ‘서훈의 원칙’이다. 당연히 명예로운 일이다. 사회적으로 칭송받을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취재팀의 서훈 정보공개 청구를 비공개 처분했다. ‘개인정보’라는 이유에서였다. 소송을 냈다. 3년에 걸쳐 대법원까지 간 소송 끝에 승소했다. 그러나 정부가 공개한 정보는 부실했다. 전체 72만건 중 6만건 정도를 공개하지 않았고, 나머지 대부분도 사유가 없거나 두루뭉술했다. 결국 취재팀은 국무회의록과 정부 인사명령 등 다양한 취재를 통해 나머지를 모두 찾아냈다.
전파관리소 불법 감청 의혹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지난 2월23일 경찰서 관계자와 통화하던 중 생소한 말을 들었다. 전파 질서 유지 업무를 하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 광주 전파관리소 직원들의 제보로 사기 도박단을 잡았다는 내용이었다.무선 카메라 등 첨단 장비를 이용해 사기도박을 벌이는 일당을 검거했다는 것. 그런데 어떻게 위치를 알아냈는지 궁금증이 일었다. 경찰 관계자는 “전파관리소 직원들이 보유한 장비를 이용해 전파 발신지를 추적해 알아냈다”고 설명해줬다.전파관리소 직원들은 보유한 장비로 사기 도박단이 송수신한 영상과 대화를 원거리에서 중간 수집하는 기
의사·간호사가 보험금 타려고 ‘나이롱환자’ 노릇…강진의료원 파문
사회 변화는 용기 있는 ‘내부자 고발’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이번 취재 역시 그렇다. “의료원 의사·간호사들이 보험재정을 갉아먹는 고질적인 의료관련 범죄인 나이롱환자 행세를 하고 있다”는 전남 강진의료원 직원의 제보가 기사의 첫 출발이었다. 제보 내용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강진의료원을 감사했다는 전남도를 상대로 취재했다. 도 감사관실 관계자는 “특별한게 없다. 제보는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의료원 직원 한 명이 나이롱한자 의심이 간다”는 정도로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제보자를 어렵게 설득해 의료진이 나이롱환자
꽃분이의 눈물
“돌고래는 사람처럼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좁은 곳에 가둬 쇼를 강요하면 안 됩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그럼 소나 돼지는 불쌍해서 어떻게 잡아먹나?” 취재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기자인 나 자신조차 ‘돌고래를 가두면 안 된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뭔가?’에 대한 답을 찾느라 고민하던 나날이 많았다.꽃분이는 울산의 한 고래생태관에서 쇼를 하는 암컷 돌고래다. 사람처럼 똑똑하고 민첩해 구청에서 이름은 물론 주민등록증까지 발급해줬다. 태평양에서 살다 일본 타이지에서 포획된 꽃분이는 올해 나이 17살. 사람으로 치면 중
경향 ‘방석호 아리랑TV 사장 호화출장’ 언론의 존재이유 보여준 수작
광주일보 ‘전파관리소 불법 감청 의혹’ 끈질긴 취재열정 ‘호평’2016년 3월 ‘이달의 기자상’ 심사도 평소처럼 수작들 간 치열한 경합 양상이 여전했다. 사회 각 부문에 걸쳐 모순과 부정이 횡행하고, 권력과 자본의 횡포가 극심해지면서 언론의 취재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그러나 현장의 기자들이 특종을 찾아 흘리는 땀방울과 정론정신은 여전히 뜨거웠고, 심사위원회는 엄정한 심사를 거쳐 6편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결정했다. 갈수록 더욱 교묘하고 노골적이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는 권력과 자본의 횡포와 압력 속에서 기자들이 국민의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