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 재시공…'부실' 스크린 도어

제313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TBC 사회팀

‘안전도시 대구’. 2·28 지하철 참사의 아픔을 겪은 대구시의 슬로건이다. 하지만 정작 스크린 도어 설치율은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지난해 천억원대 규모의 스크린 도어 설치 사업 입찰이 시작됐다.


그런데 이 사업은 황당하게도 스크린 도어 제작 능력이 없는 대기업에 넘어갔다. 선정 과정에서 국제안전인증업체를 부당하게 탈락시켰다는 제보, 대기업이 차액을 남기고 하청업체에 불법으로 사업 전체를 떠넘긴 제보를 입수해 확인했다.


게다가 조달청을 통해 확인한 결과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이러한 사업을 시설공사가 아닌 물품구매로 발주했다. 하도급에 대한 규제도 없는데다, 안전 관리비까지 빠져 있었다. 대기업의 각종 부정행위들에 대해 빌미를 제공한 셈이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안전을 담보해야 할 스크린 도어가 부실 시공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구조물을 지지해 주는 앵커볼트가 시방서와는 달리 강도가 약한 부적격 제품이 사용된 것이다. 또 감전 사고를 막는 절연 도장도 날림 공사로 진행됐다. 결국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던 대구시의 약속이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확인된 순간이었다.


TBC 보도로 스크린 도어 설치가 옳은 방향으로 진행된 건 다행스러운 사실이지만, 관급 공사에 만연한 일괄 하도급 문제가 되풀이된다면 이런 문제는 언제든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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