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 '제로맵'

제313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신문·통신 / 이대진 부산일보 기자

재송1동과 2동. 부산 해운대구에 있지만 도로 하나 사이로 두 동네의 생활 여건은 뚜렷한 차이가 난다. 윗동네 주민들은 ‘센텀시티’로 불리는 아랫동네를 닮으려 간판마다 ‘센텀’ 두 글자를 붙인다. 아이들도 아랫동네, 윗동네를 구분하며 따로 어울린다.


정(情)은 고사하고 시기와 배제의 대상이 돼버린 이웃 동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동네별 격차’를 줄일 수 없을까. 특별취재팀은 삶의 척도가 되는 통계를 모은 뒤, ‘추락’의 정도가 심한 동네를 찾아 나섰다. 봄꽃이 지고 장맛비가 내릴 때까지 현장 취재는 계속됐다. 노인정, 미용실, 골목 구석구석 주민들을 만나며 ‘동네별 맞춤 지원’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는 데 ‘사전 해외취재’가 큰 도움이 됐다. 영국이 사회정책 전 분야에서 쓰고 있는 ‘복합결핍지수(IMD)’의 활용법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실정에 맞는 ‘부산 SOS 지수’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인구, 건강, 빈곤, 주거, 교육 등 어떤 분야가 취약한지 동네별로 확인하고, 구조신호(SOS)가 심한 곳부터 맞춤형 지원을 한다면 점차 격차가 줄어들 줄로 믿는다. 이번 보도를 통해 복지사각, 삶의 사각을 없애는 ‘제로맵’의 밑그림을 그렸다. 여기에 선을 더하고 색을 칠할 행정기관과 전문가들의 작업에 계속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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