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기자상] 재해율 0%의 진실
“우리 직원들은 산업재해를 신청하지 않는 것을 더 좋아한다.”화순광업소 측의 말입니다. 화순탄광에서 일을 하다 다쳐도 산업재해가 아닌 일반 의료보험으로 치료하고 있다는 사실을 취재 과정에서 듣게 됐습니다. 화순광업소는 자신들이 치료비도 내주고 일도 쉬게 해준다며 산재를 신청하지 않아도 노동자들이 불만이 없다고 했습니다.“제가 원해서 산업재해 신청 안 한 거예요. 인터뷰는 못합니다.” 화순광산 노동자의 말입니다. 탄광에서 일을 하다 인대를 크게 다쳐 집에서 쉬고 있는 노동자였습니다. 모두가
[이달의기자상] 대기업이 독차지한 급식카드 가맹점
“이 편의점에서 급식카드 결제가 되는지 한번 긁어볼 수 있을까요?” “안돼요, 그런 급식카드 본 적도 없고 하여튼 확인해드릴 수 없어요.”지난 7월 초, 급식카드를 사용 중인 중학생 ‘연지’를 데리고 충남 부여의 GS편의점을 찾았을 때였다. 업주는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한 지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며 발뺌했다. 가뜩이나 눈칫밥 먹듯 힘겹게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학생에게 사용 가능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은 급식카드를 웬만하면 쓰지 말라는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을까
[이달의기자상] 병원OTL - 의료 상업화 보고서
“병원이 멀쩡한 환자의 허리를 갈라 굳이 수술한다고 하더라.” “레지던트가 졸다가 환자 몸속에 수술용 가위를 두고 봉합을 했다더라.”병원을 둘러싼 흉흉한 괴담들입니다. 그냥 지나치기에, 연기는 이미 매캐했습니다. ‘병원에 가짜 환자로 잠입해보자!’ 병원 현장의 실태를 규명하려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떠올린 방법이었습니다. 치료 건수가 많고 최근 급성장한 병원을 골라 직접 처방을 받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적정의료를 할 것으로 추정되는 공공병원도 찾았습니다. 척추병원 2곳,
[이달의기자상] 한국-대만 투자보장협정 맺는다
‘대만과의 투자보장협정(BIT) 체결을 위한 전문가 추천.’우리나라가 대만과 BIT를 맺는다는 이번 기사는 기자가 우연히 알게 된 이 문구에서 시작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팩트 확인 작업을 해야만 했다.통상 분야는 취재가 어렵다. 외국 정부와 국익을 건 협상을 하는 까닭에 작은 팩트 확인조차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대만과의 BIT 체결 기사 때도 그랬다. 주무 부처인 통상교섭본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통해 수차례 알아봤지만 나오는 게 없었다. 실제로 정부는 대만과 지난 6월 BIT
[이달의기자상]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 검증 추적
‘그’와 비슷한 대법관이 언젠가는 한 명 더 임명될 거라 생각은 했습니다. 2008년이었습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많은 시민들이 집시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는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이었습니다. 그는 ‘촛불재판’을 맡고 있던 판사들에게 수시로 이메일을 보내 재판을 독촉했습니다. 야간집회 금지 법률 등에 대한 위헌심판이 제청된 상황이었는데도 그는 ‘대외비’를 강조하며 “현행법에 의해 통
[이달의기자상] 안철수,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
정치부 기자로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바라보는 심정은 최근까지도 복잡했다. 주변의 기대와는 달리 정치인으로 규정짓기에는 난해한 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철수의 생각’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그가 더 이상 학자나 유명인사 정도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했다. 안 원장은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를 하고 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어떤 사람인지, 그가 어떤 행적을 걸어왔는지 기자로서 알아봐야 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안 원장이 수년 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구
[이달의기자상] 김희중 실장 저축은행 금품수수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취재는 편견을 깨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15년 동안 근접 보좌하며 동고동락한 최측근 인사입니다. 김 실장에 대해 지인들은 비교적 청렴하고 권력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그가 부실저축은행 대주주에게서 1억8000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하지만 김 실장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친분이 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때마침 그의 행보에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대통령과 대부분
[신문] 세계일보 ‘분주한 喪家’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가 지난 3일 사망해 13일장(葬)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세계일보 편집국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계일보는 문 총재의 4남 문국진씨가 회장으로 있는 통일그룹 계열사다. 세계일보는 13일장이 진행되는 내내 ‘문선명 통일교 총재 성화’ 특집면을 꾸려 발행하고 있다. 장례식(통일교 용어로 성화식)이 치러지는 15일까지 매일 적어도 4개 면을 할애할 계획이다. 사망일엔 호외를 찍어 서울과 몇 개 지역에 배포했다. 특집면 제작을 위한 특별취재팀이 꾸려진 건 아니지만 사회부, 문화부 기자들의
[만평] 기협만평 2012.9.12
[종합] 한·중·베 기자 콘퍼런스 17일 개막
한국·중국·베트남 3국 기자 콘퍼런스가 17일 개막해 22일까지 서울, 경주, 울산, 부산 등에서 열린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한국 기자 24명, 중국 기자 12명, 베트남 기자 12명 등 50여명이 참여한다. ‘한국·중국·베트남의 내일을 논하다’는 주제는 한·중 수교 20년, 한·베트남 수교 20년을 맞아 3개국 기자들이 한·중, 한·베트남 간 교류의 오늘을 짚어보고 미래를 조망하겠다는 뜻으로 정했다. 17일 오
[종합] 언론사찰 진실의 불씨, 안철수로 살아날까
몇 달 전부터 정치권과 언론계에는 ‘안철수 괴담’이 떠돌았다. 간추리면 “안 원장이 치명적인 돈 문제와 여자 문제를 갖고 있다. 새누리당 측은 이미 인지하고 있다. 때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 매체는 관련 제보를 대거 확보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렸다. 그 속도는 바이러스가 확산되듯 빠르게 퍼져나갔다. 하지만 출처와 근거는 확인되지 않은 ‘카더라’ 식이어서 아무도 섣불리 공론화하지 못했다.급기야 이 ‘괴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새누리당과 언
[회원칼럼] 성폭행 사건 언론사별 보도준칙 만들어야
오마이뉴스가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6일까지 네이버에서 성폭행 키워드로 검색된 기사건수를 헤아려 보니 2만885건이었다고 한다. 언론들이 그야말로 쉴새 없이 성폭행 기사를 쏟아냈다. 신문과 방송 뉴스 보기가 두렵다는 독자와 시청자들의 항변이 나올 만도 하다. 언론의 성폭행 보도는 국민의 알 권리 충족과 범죄 예방 효과라는 공익적 차원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요즘의 언론 보도 양태를 보면 선정성과 상업주의 색채가 도를 넘은 듯해 심히 우려스럽다. 공익을 가장해 대중들의 호기심과 관음증 충족에 일조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
[신문] 조선일보, 사회부장 경질.편집국장 경고
“그 정도 대형오보면, 그것도 반복된 오보면 편집국장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닌가.” 조선일보의 나주 성폭행범 사진 오보에 대해 조선 외부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지만 상대적으로 조선 내부는 잠잠하다. 조선은 오보 발생 5일 만인 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양상훈 편집국장에게 ‘경고’ 징계를 내렸다. 경고는 조선일보 징계 양형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다. 대신 오보의 실질적인 책임은 사회부장에게 돌아가 정권현 사회부장이 전격 경질됐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은 편집국장의 책
[신문] 세계일보, 분주한 상가(喪家)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총재가 지난 3일 사망해 13일장(葬)이 진행되고 있는 동안 세계일보 편집국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다. 세계일보는 문 총재의 4남 문국진씨가 회장으로 있는 통일그룹 계열사다. 세계일보는 13일장이 진행되는 내내 ‘문선명 통일교 총재 성화’ 특집면을 꾸려 발행하고 있다. 장례식(통일교 용어로 성화식)이 치러지는 15일까지 매일 적어도 4개 면을 할애할 계획이다. 사망일엔 호외를 찍어 서울과 몇 개 지역에 배포했다. 다음날인 4일엔 1면에 추모사설을 싣고 10개 면에 걸쳐 문 총재의 사망 소식
[방송] 안갯속 선거정국 “판을 읽어주세요”
19대 대통령 선거가 100일도 남지 않았다. 언론은 대선정국을 ‘안갯속’이라고 표현한다. 대선후보가 확정된 곳이 새누리당 밖에 없고 최대변수가 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한 종합일간지의 표현대로 “일정 빼고 모두 불투명”한 상황에서 대선보도에 필요한 건 ‘판을 읽어내는 눈’이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선 특히 정치평론가들이 전성시대를 맞이했다.매체 넘나들며 겹치기 출연바야흐로 정치평론가의 시대다.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이들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