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만 투자보장협정 맺는다

제263회 이달의 기자상 경제보도 / 서울경제 김영필 기자


   
 
  ▲ 서울경제 김영필 기자  
 
‘대만과의 투자보장협정(BIT) 체결을 위한 전문가 추천.’
우리나라가 대만과 BIT를 맺는다는 이번 기사는 기자가 우연히 알게 된 이 문구에서 시작됐다. 구체적인 내용은 듣지도, 알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팩트 확인 작업을 해야만 했다.

통상 분야는 취재가 어렵다. 외국 정부와 국익을 건 협상을 하는 까닭에 작은 팩트 확인조차도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대만과의 BIT 체결 기사 때도 그랬다. 주무 부처인 통상교섭본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통해 수차례 알아봤지만 나오는 게 없었다. 실제로 정부는 대만과 지난 6월 BIT 체결을 위한 1차 협상까지 했지만 이를 비밀에 부치고 있었다. 한·중·일 BIT 협상 때는 1차 협상 때부터 국민들에게 알리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중국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국회에까지 확인을 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외교 쪽을 담당하는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다가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이후 다시 재취재에 들어갔다. 확인한 내용을 바탕으로 퍼즐을 맞춰갔다. 1차 협상을 6월에 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고 2차 협상을 10월께 한다는 것과, 대만이 공식적인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BIT 체결 시 형식 등에 대해서도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핵심적인 팩트 확인 후 기사 작성 작업에 들어갔다. 기사에 의미를 불어넣어준 것은 데스크였다. 데스크는 20년 만에 대만과 경제수교를 하게 된다는 의미가 매우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세심하게 따지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데스크의 말에 기사에 힘이 붙을 수 있었다.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팩트를 확인한 후 기사를 송고했다. 다른 매체들의 후속 보도가 이어졌고 해당 기사가 실린 조간신문이 배달된 날, 통상교섭본부는 기사 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했다.

이번을 기회로 다시 한번 취재시 기본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었다. 취재 중 알게 된 내용이나 작은 자료들도 반드시 확인하고 일일이 점검해야 한다는 점 말이다. 데스크의 도움으로 기사가 보다 힘을 받은 것도 기자로서는 행운이고 감사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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