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독차지한 급식카드 가맹점

제263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TJB대전방송 노동현 기자


   
 
  TJB대전방송 노동현 기자  
 
“이 편의점에서 급식카드 결제가 되는지 한번 긁어볼 수 있을까요?” “안돼요, 그런 급식카드 본 적도 없고 하여튼 확인해드릴 수 없어요.”

지난 7월 초, 급식카드를 사용 중인 중학생 ‘연지’를 데리고 충남 부여의 GS편의점을 찾았을 때였다. 업주는 급식카드 사용이 가능한 지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며 발뺌했다.

가뜩이나 눈칫밥 먹듯 힘겹게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학생에게 사용 가능 여부조차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은 급식카드를 웬만하면 쓰지 말라는 얘기처럼 들리지 않았을까?

GS편의점의 급식카드 가맹점 독점 문제를 폭로하고 제도 개선을 이끌어낸 한 달여간의 보도가 가능했던 원동력은 편의점 주인의 태도에 상처받았을지 모를 ‘연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었다.

급식카드 담당 공무원들의 무관심도 취재진을 분노하게 했다. GS측이 가맹편의점 독점계약 사실을 인정했다고 알려줘도 뭔가 잘못 알아본 게 아니냐며 오히려 취재진을 나무랐다. 만약 내 아이가 사용하는 급식카드라면 그렇게 무책임할 수 있었을까?

매번 느끼지만 취재가 일단락되고 나면 기쁜 마음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앞선다. 취재과정에서 급식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의 위치 정보가 아이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지만 제대로 파고들지 못했다.

지역방송의 취재여건상 급식카드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을 다양하게 만나보지 못한 점도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보도 이후 GS가 독차지했던 충남지역의 급식카드 가맹편의점이 이제는 다른 프랜차이즈 편의점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큰 성과다. 덕분에 급식카드를 사용하기 위해 멀리 버스를 타고 가야 했던 ‘연지’도 이제는 집에서 가까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을 수 있게 됐다.

언제나 은혜를 베풀어주시는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하나뿐인 아들의 미래를 위해 늘 기도하시는 어머니, 그리고 열악한 취재여건 속에서도 늘 최선을 다하는 TJB 대전방송 보도팀 식구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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