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중 실장 저축은행 금품수수
제263회 이달의 기자상 취재보도 / 한국일보 강철원 기자
한국일보 강철원 기자 webmaster@journalist.or.kr | 입력
2012.09.13 09:39:34
|
 |
|
|
|
▲ 한국일보 강철원 기자 |
|
|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에 대한 취재는 편견을 깨는 과정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15년 동안 근접 보좌하며 동고동락한 최측근 인사입니다. 김 실장에 대해 지인들은 비교적 청렴하고 권력과 거리가 먼 사람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그가 부실저축은행 대주주에게서 1억8000만원이나 되는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김 실장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친분이 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때마침 그의 행보에 수상한 점이 발견됐습니다. 대통령과 대부분의 일정을 같이 하는 부속실장이 별도로 휴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사실이 포착된 겁니다. 다각도의 취재 끝에 그가 거액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보도 초기 잠시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청와대가 보도내용을 부인하고 검찰도 김 실장 수사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 거부하면서 다른 언론사들이 한때 한국일보 보도 내용에 반신반의했습니다. 하지만 변할 수 없는 ‘팩트’를 이미 확인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대응했습니다.
실제로 보도가 나온 당일 오후 김희중 실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금품수수 의혹은 반나절 만에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김 실장은 보도 열흘 만에 검찰에 구속됐고, 이 대통령은 이 사건을 계기로 기자회견을 자청해 측근과 친인척 비리에 대해 대국민사과까지 했습니다.
자평하자면 언론보도로 촉발된 김 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대통령 사과까지 굵직한 일정이 신속하게 이뤄진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항의를 받거나 단 한 번의 이의 제기가 없었던 점도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이번 수상이 한국일보의 단독 보도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기보다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의무를 더욱 충실히 하라는 메시지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파수꾼 역할을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