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
특종상 신청을 해야 하나, 하지 말아야 하나, 한참 생각했다. 문제의 발언을 녹음한 사람도 아니고, 발언이 나온 점심 식사 자리에 있었던 것도 아니다. 녹음 파일 보도로 본의 아니게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 기자도 떠올랐다. 그래도 기사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받고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다. 기사에 대한 정치적 공격, 취재 과정에 대한 의도적인 폄훼가 있었지만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었다. 기자상 신청과 평가 과정을 통해 ‘할 수 있는’ 얘기는 하고 싶었다.근거 없는 소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경협 의원실에서 K
취재파일K - 폐기물 계란이 과자에 빵에
예나 지금이나 언론사에게 제보는 중요하다. 정보공개 청구가 간편해졌고, 데이터저널리즘이 발전하고 있지만 전화나 인터넷, 혹은 SNS로 접수되는 제보는 여전히 취재의 단초를 제공한다. 특히 각종 영상 기기가 일반화 하면서 방송사가 제보에 의존하는 경향은 두드러지고 있다.본 기사의 제보는 KBS의 통합 제보시스템에 접수됐다. KBS뉴스 홈페이지를 이용해 작성한 것이다. 그런데 제목부터 이상했다. ‘○○ 공장의 문제’. 본문을 읽었지만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중요한 문구마다 특수문자가 가득했다. ‘◇◇◇에 있는 공장에서 △
인천 깡통주택 사기사건…
처음엔 새로 알게 된 통계 하나를 보도할 생각이었다. 바로 소액임차인을 상대로 한 배당이의 소송의 추이였다. 딱 봐도 용어부터 어려웠다. 하지만 꽤 중요한 문제였다. 부동산 자산이 경매로 처분되고 나서 낙찰금이 채권자들 사이에서 배분이 되는데, 그 배당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배당이의 소송’이다. 그런데 인천지역에선 양상이 좀 달랐다. 우리의 임대차보호법에 소액임차인에게 보장하는 최우선변제권을 믿고 있던 소액임차인들이 불리한 판결을 받고서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내쫓기는 경우가 꽤 있었다. 깡통주택인줄 알고 입주하면 최우선변제
정서적 학대 첫 유죄 판결 이후의 보이지 않는 폭력…
지난해 7월, 한 통의 전화로 시작된 취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아무도 몰랐다. 수원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가 다문화가정 학생에게 ‘절반은 한국인인데 왜 김치를 먹지 못하니’ 등 지속적으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한다는 제보였다. 취재에 착수하면서도 그것이 법원의 첫 판례로 남을 것이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교육은 명과 암이 뚜렷하다. 하지만 대중에게 등장하는 교육은 빛나기만 한다. 반면에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두운 면도 뚜렷하다. 보이지 않는 언어폭력에 신음하는 학생도 있었다. 대중교육을 포기하고 공장을 전전하는 다문화가정 학
KBS ‘이완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치열한 기자정신·뚝심 돋보여
설 연휴 탓인지 2월 보도 기사를 대상으로 한 제294회 이달의 기자상은 출품작이 비교적 적었다. 전반적으로 각 부문 출품작이 줄어든 가운데 특히 지역취재 보도무문(7편)이 평소보다 적었다. 그럼에도 심사과정은 여느 달 못지않게 논쟁적이었다.15편이 출품된 취재보도1 부문의 경합이 가장 뜨거웠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KBS)의 경우 치열한 기자정신이 없었다면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사안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사안을 보도한 취재기자는 현장에 없었지만 총리후보자의 충격적 발언 내용과 녹음 파일의 존재를 확인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 등 4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4일 제294회(2015년 2월) 이달의 기자상에 KBS의 ‘이완구 총리 후보자, 언론 외압 발언 보도’ 등 총 4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또 중앙자살예방센터(센터장 홍진표)와 함께 선정하는 2015년 1분기 ‘자살예방 우수보도상’으로 한국일보의 ‘자살률 10년 넘게 세계 1위, 관련 공무원 달랑 2명’을 뽑았다.시상식은 다음달 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 ◇취재보도1 부문
거액 금품수수 현직판사 사채왕과 유착 커넥션 추적…
상대가 현직 판사라 취재에 더 공을 들였다. 1년 가까이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100번 이상 확신했다. 최민호 판사가 ‘명동 사채왕’에게 거액을 받아 챙겼다는 사실을.그런데도 마음고생이 심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은 첩보를 입수했지만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덮어도 될 만큼 소소한 사건이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보도를 하지 않으면 묻힐 수밖에 없었다.대법원과 수사기관이 움직일 것으로 믿고 자신 있게 보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너무도 비현실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사법부의 신뢰추락 운운하며 법적 조치를 취
인천 어린이집 교사의 네 살배기 폭행…
“손으로 머리를 1차례 때렸다” 경찰의 설명으로는 숨을 헐떡이며 흐느끼는 부모들의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것은 살인사건 현장검증에서나 마주하는 피해자 가족들의 개탄과 흡사했다. 얼마 뒤 보육교사가 아동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보고 나서야 이들의 분노를 공감했다. 곧바로 노트북을 열었다.인천 송도 어린이집 폭행사건 기사에 대한 반응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도 교사의 폭행과 학대가 있었다”는 제보가 곳곳에서 빗발쳤다. 잇따라 수십 건의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이 기사화됐다.피해아동…
북한 무장탈영병 중국서 조선족 4명 살해…
지난해 12월 27일 권총을 든 북한 병사가 두만강을 건너와 중국 지린 성 허룽 시 난핑 촌 마을 주민 4명을 살해한 사건은 국내는 물론 중국과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언론에서 높은 관심을 보였다. ‘병사’라는 것만 빼면 북중 변경 지대에서는 북한에서 넘어온 사람이 변경 마을의 중국 주민, 특히 조선족 주민을 살해한 사건은 드물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한 건도 보도된 적이 없다.동아일보의 보도가 나간 후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중국 국민의 변경 살해 사건을 한국 언론을 보고 알아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중국 언론에 대한 자성
MB 31조 자원외교 대해부
멋 부릴 말이 없습니다. 극적인 제보도, 결정적 장면도 없었습니다.‘MB 자원외교’는 되레 ‘탐사취재하겠다’ 작정하기도 어려운 주제입니다. 몇해간 국정감사에서 굵직한 사업들과 관계자가 조명되었고, 와중에 전체 사업비용이 40조네, 50조네 꼭짓점을 찍었으며 결국 국정조사까지 합의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취재인력과 자원을 투입한 만큼 새 뉴스를 채굴할 수 있을지, 그러한들 회수율, 자주개발률, 탐사자원량, 발견잠재자원량 따위를 대중들이 넘고 읽어낼까 묻고 물을 수밖에 없었습니다.계산이 복잡했습니다. 꽤 주저했습니다. 단 하나의 이유
미니학교의 진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이웃들에 의해 따돌려지는 사례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안 것은 ‘임대아파트엔 어린이집이 없다?’ 보도를 취재하면서였다. 당시 취재차 만난 주민에게 처음 들었는데 당시에는 뭐 ‘유별난 학부모님들 몇 분이 그러시나보다’ 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나 취재를 좀 진행해 본 결과 그 정도가 아니었다. 그래서 정말 ‘본격’ 취재에 나섰다.“공무원이시기 이전에 교육자시잖아요, 이건 해도 너무한 것 아닙니까, 조금의 실마리만이라도 주십시오.” 이번 취재를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인 것 같다. 임대아파트 아이들을 따돌리는 이웃들,…
“뱃속 ‘새별이’ 얼굴도 못보고…”
‘크림빵 뺑소니’ 사고는 숱한 뺑소니 사고 중 하나에 불과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 보도를 통해 국민의 관심과 제보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일깨워 줬습니다.이 사건은 단순 발생 기사로만 처리하기에는 애잔한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뚜렷한 증인이나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보도를 통해 경찰수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첫 보도 이후 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확산된 사연은 국민들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결국 경찰은 국민적 관심사에 교통사고로는 이례적으로 강력계 형사까지 동원된 수사본부를 차렸고,…
일제강점 사료 방치…재산 환수 구멍…
시작은 조달청의 보도자료였다. 조달청은 토지 정리를 위해 전국의 ‘주인 없는 땅’을 정리하면서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땅 1.5㎢(여의도 면적 1/4 수준)까지 찾았노라 밝혔다. 내용에 수긍이 가기보다는 의문이 커졌다. ‘왜 아직까지 일본인 땅이 남아있을까? 얼마나 더 남아있는 걸까?’취재 과정에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지난 2006년부터 4년 동안 친일파 재산을 찾아 국고로 환수했던 과거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 위원들의 도움이 컸다. 당시 위원회의 조사기법과 확인 가능한 문서를 토대로 현재 남아있는 일본인 땅 규
고등학교 시험과목 바꿔치기 파문…
취재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고등학교 지리시험에 과학 문제가, 과학시험에 지리 문제가 출제되고 있다는 믿기지 않은 내부 고발이었다. 하지만 증명 자료가 없어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교육청이 감사를 했지만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이어서 고민은 더욱 깊어졌다.취재에 착수한 지 1주일째…. 해당 시험지를 입수하면서 취재는 본격화 됐다. 연속 보도로 교육당국은 재감사에 착수해 결국 시험과목 바꿔치기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이같은 잘못된 관행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에 있다. 이과생들에게 ‘지리’는 이수과목이지만 수능시험을…
항체형성률 100% 구제역…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10년 발생한 구제역으로 2조7천억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이후 정부는 구제역 청정국 지위를 포기하고 ‘예방 백신 접종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번 구제역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구제역 대재앙의 교훈을 잊었다.구제역은 법정 제1종 가축전염병이지만 정부는 구제역 발생의 책임을 축산 농가의 탓으로 돌렸다. 백신의 효능은 충분히 검증받았는데 농가들이 백신 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축산 농가에서는 백신 접종을 해도 항체형성이 되지 않고 이상육이 발생한다며 오래 전부터 백신의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