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방파제 '잠제'…부실 시공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홍서표 G1강원민방 기자

‘해안침식 공사를 했는데 왜 침식은 계속될까’ 잠제 보도의 시작이다. 이번 취재의 관건이자 난관은 물속 상황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었다.


어렵게 당시 잠제 시공에 참여했던 업체 관계자를 만날 수 있었지만,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 물속 현장을 취재해 엉망이 된 부실공사 현장 영상을 들고 업체 관계자를 다시 만났다. 이러저런 얘기 끝에 조금씩 부실공사의 실체를 들을 수 있었다. “애초부터 부실하게 제작된 잠제가 들어갔다”는 실로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이때부터는 국내 몇 명 되지 않는 해안침식 관련 교수와 전문가들을 쫓아다니며 취재에 돌입했지만, 입장이 난처하다며 인터뷰를 꺼려했고 인터뷰에 응했던 다른 교수는 해양수산부의 압력이 너무 강하다며 인터뷰 삭제를 요구했다.


시공업체는 극히 일부만 망가졌다며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을 통해 반박 보도자료까지 내고 현장을 호도했다. 또 취재기자의 지인들을 통해 보도 자제 압력을 가해 왔다.


그래서 다시 수중 팀을 꾸렸다. 2차 수중 취재는 잠제를 전수조사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역시 엉망이었다.


이때부터 거짓말을 한 당국과 업체에 대한 반격이 시작됐다. 문제가 없다던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2차 보도 직후 정밀 용역을 의뢰하겠다며 180도 입장이 바뀌었고, 용역 보고서가 나온 뒤에는 “명백한 부실이다. 확실하게 하자 보수를 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국감에서도 곧 이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언론의 감시도 계속될 것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앞으로 수 백, 수 천억원이 더 투입될 동해안 해안침식 방지 공사가 제대로 정착되길 기대해 본다.


끝으로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취재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 데스크 및 동료 선후배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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