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광복 70년, 독립운동家 70년' 최초의 전수조사 호평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 기자상 심사위원회

청주CBS ‘그들은 왜 119 구급차를 되돌려 보냈나’ 산업재해 은폐 현장 고발


전체적으로 다른 달에 비해 수작이 많지 않다는 평가였다. 5편만 최종 관문을 통과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 출품작을 낸 시기에 광복절이 들어있는 영향 때문인지 이 부문에서 2편의 수상작이 나왔다.


KBS의 광복 70년 특집 다큐멘터리 ‘끌려간 소녀들, 버마전선에서 사라지다’는 시청자를 끌어들이는 흡인력과 함께 의미도 컸다는 평가가 많았다. 동남아 전선의 위안부 문제는 그동안 여러 번 거론되기는 했으나 KBS는 그 현장을 찾아 새로운 사실을 발굴하고 종전 직후 및 그 이후의 흔적을 충실히 따라가는 데 성공했다. 피해자 이름까지 문서로 확인한 것은 큰 성과였다. 이번 달 출품작 중 가장 빼어나다고 평가한 심사위원도 있었다.


한국일보의 ‘광복 70년, 독립운동家 70년’은 모두가 알면서도 그 실체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던 내용을 표면으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공과 노력을 많이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최초의 전수조사라는 점도 높이 살만 했다. 그러나 많은 노력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면에 반영된 결과는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독립운동가 후손은 어렵게 산다’는 통념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점, 통계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바람에 사람 이야기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등의 지적도 나왔다.


이 두 수상작과 관련해 공통되게 나왔던 지적은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얘기였다. 한 방송사가 동남아 지역을 훑고 다니며 새로운 자료를 발굴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정부의 노력과 성과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니냐라는 것이었다. 또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보훈처의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이번달엔 노동현장과 관련된 2편의 수상작도 나왔다. 프레시안의 ‘조선소 잔혹사’는 짐작만 했을 뿐 자세히 알지 못했던 노동현장의 실체를 보여줬다는 극찬이 많았다. 왜 기업체들이 산업재해 처리를 피하려 하는지, 그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어떤 처지에 놓일 수 있는지를 촘촘한 현장 취재로 잘 보여줬다. 현대중공업이라는 사업장에서 왜 그토록 많은 산재 사건이 일어나는지 전체 윤곽을 보여주는 데도 성공했다.


프레시안 출품작이 전체상황을 드러낸 것이라면 청주CBS의 ‘그들은 왜 119 구급차를 되돌려 보냈나?’는 특정 현장을 정확히 포착해 노동자들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자칫 지나칠 수 있는 현장을 포착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사망 일보 직전의 응급환자가 생겼는데도 회사가 산재 처리를 피하기 위해 119 구급차를 돌려보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큰 성과였다. JTBC도 같은 아이템의 기사를 출품했다. 현장 폐쇄회로 동영상을 추가로 확보한 것은 평가할만 하지만 이 사건의 경우 제1보를 충실하게 전달한 CBS쪽을 더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아깝게 탈락했다.


G1 강원민방의 ‘수중방파제 ‘잠제’…부실시공’은 동해안 해안 침식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이 문제에 대한 자치단체의 허술한 대응을 잘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강원 지역에서 이슈화에 성공함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이상 5편의 수상작 외에 TV조선 ‘현대판 음서제’, 시사저널 ‘윤후덕 의원 딸, 대기업 변호사 채용 특혜 의혹’, 시사저널 ‘일본 롯데 지배구조’, KBS제주 ‘일제의 침몰 주산마루’가 최종 후보에 올랐으나 마지막 단계에서 아깝게 탈락했다. 모두 기사 자체로 흠이 없고 충분히 수상작에 오를만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


위안부 집회 현장의 분신 장면을 포착한 ‘얼마나 분했으면…’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었다. 사진 자체는 훌륭하지만 파장이 크지 않았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분신자의 선택이 그 극단성에 비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정확히 부합되지 않기 때문 아닌가라는 얘기도 나왔다.

<기자상 심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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