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왜 119 구급차를 되돌려 보냈나?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박현호 청주CBS 기자

“간과 폐가 으깨진 채 한 시간 동안 의식이 살아 있던 고인의 상상하지도 못할 고통에, 누군가의 욕심에 치료 한 번 받아보지 못하고 병원만 옮겨 다니다 죽게 된 억울함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기도한다.”


첫 보도 뒤 유족이 취재진에게 전한 말이다. “사장이 장례식장에 보낸 조화에 화풀이를 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유족의 제보로 이 사건은 세상에 알려졌다.


출동한 119구급대를 돌려보내고, 15분 거리의 종합병원을 지나쳐 30분이나 떨어진 지정병원까지 환자를 이송한 일은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후 계속된 후속 취재는 또 다른 충격이자 반성의 시간들이었다. 사고 업체는 그동안 29건의 산업재해를 은폐했지만 이 사건이 알려지기 전까지 우리 사회는 이를 외면했다.


산업현장의 구조적인 모순 속에서 수십 년 동안 크고 작은 재해 은폐가 수도 없이 일어났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히 마음 한편을 무겁게 하고 있다.


30대 젊은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은 이제 쉽게 잊혀져서는 안 될 일이 됐다. 사고 업체와 관련자들은 ‘죄값’을 치러야 할 것이고 또다시 이러한 비극이 없도록 법 제도 개선 등의 후속 조치도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취재는 끝이 아니라 시작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온힘을 다해 함께 해준 장나래 기자와 항상 지지해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던 청주CBS 동료와 가족들, 또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져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