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 잔혹사

제300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 허환주 프레시안 기자

2014년 현대중공업에서 13명의 하청노동자가 죽었다. 모두 일하던 중 사망했다. 산업재해였다. 사회에서도 이를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국회는 현대중공업 관련 국정감사도 실시했고, 노동부 특별감독도 진행됐다. 결과는 어땠을까.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올해 5월에 이어 6월에도 현대중공업에서는 하청노동자가 죽었다.


이들은 왜, 어떤 일을 하다가 죽었을까? 죽음을 막을 방법은 없었을까? 왜 죽음은 반복되는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이 생겼다. ‘조선소 잔혹사’를 기획하게 된 이유다.


세계조선 1위라는 명성 뒤에 숨겨진 하청노동자의 죽음을 추적했다. 왜 산재를 은폐하는지, 그리고 산업재해는 왜 반복되는지를 면밀히 살펴보았다.


‘조선소 잔혹사’는 이제껏 사고가 발생하면 단발적으로 지적된 산업재해의 문제, 그리고 은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룬 기획이다. 산업재해 문제를 그간 다뤄온 ‘안전제도 미비’, ‘작업환경 열악’ 등을 다룬 게 아니라 산업의 구조적 문제로 접근해 풀어나간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를 짚었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그간 산업재해 관련해서 언론은 산재를 당한 노동자만을 보도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면 ‘조선소 잔혹사’ 기획은 그간 언론에 노출되지 않았던 사측 관리자 인터뷰를 통해 산업재해가 왜 은폐되는지, 은폐는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보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획 중간에 또다시 현대중공업에서 산재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하청노동자가 야간작업을 하다가 머리를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의식불명상태로 산소호흡기를 달고 있다. 미력하나마 이런 현실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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