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부끄러운 기억, 아동학대’ 심사위원 만장일치 선정…
제297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총 44편의 작품이 출품돼 이중 총 7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전 부문을 망라해 예심을 1위로 통과한 한겨레신문 탐사기획팀의 ‘부끄러운 기억, 아동학대’(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는 소재와 주제가 새로운 것은 아니었지만 탄탄한 기획력과 이를 뒷받침한 꼼꼼한 취재력이 단연 주목을 받았다. “읽어나가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본심에서도 투표대상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하는 기록을 남겼다. 취재보도 부문이나 기획부문이나 심사위원 만장일치 표
국정원의 경력판사 사상검증 의혹…
법적으로 근거가 있는데 뭐가 문제냐고 했다. 대통령 직속의 행정기관인 국가정보원에서 경력판사 지원자들을 접촉해 사실상의 면접을 벌이고 있는 사실을 아느냐고 묻자 나온 대답이다. 다른 곳도 아닌 바로 대법원에서 말이다. 보도가 나가자 “기사 내용 중에서 오해되거나 잘못 전달된 부분이 있다”고 항의가 들어왔다. 이 또한 대법원에서 한 말이다.하지만 열흘도 지나지 않아 법원행정처장은 법원 내부통신망에 “일부 부적절하거나 오해를 살 만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의 질문지를 받고 최소한
메르스 환자 격리요구 ‘묵살’…무너진 초기 방역망…
“모자람은 지나침만 못하다.”적어도 방역에 있어선 그렇다. 메르스 발생 초기 질병관리본부가 ‘모자란 방역’으로 일관한 건 그래서 비극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지침을 무시한 채, 국민에게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병원 이름을 꽁꽁 숨겼다. “메르스 환자와 ‘2m 이내에서 한 시간 이상 접촉한 경우’만 밀접 접촉자”라는 근거 없는 기준으로 격리 대상자 수를 축소했다.KBS는 지난 5월20일, 메르스 3번째 환자의 딸이 병원 격리를 요구했다가 보건당국으로부터 거절당한 내용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메르스 최초 환자와 한 병실에 머물
나는 왜 배신자가 되었나
누군가 세월호 침몰 사고는 불의에 눈감았던 이들이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했다. 어떻게 전대미문의 비극을 이 땅에 재현시키지 않을 수 있을까.불의에 눈감지 않았던 내부고발자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특히 보통의 시민에서 내부 고발자가 된 이들에 주목하려 했다. 2030대 젊은 청년, 그리고 여성 내부고발자를 섭외하기로 했다.지난해 국민적 분노를 샀던 윤 일병 폭행 사건의 최초 제보자 김재량씨를 섭외했다.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부담스럽다’는 그를 그가 살고 있는 부산에 내려가 이틀 동안 만났다. 포스코 계열사의 동반성장 실적 조작을 고
부끄러운 기록, 아동학대…
죽은 아이들을 조명해 산 아이들을 계속 살게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가해자를 직·간접적으로 만나 과거 사건을 되뇌이게 하고, 왜 그랬는지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이들의 아픔에 비하랴’라는 생각으로 취재의 괴로움을, 주저함을 떨쳐냈습니다. 그렇게 연수 기사가, 재석이 기사가, 민이 기사가 쓰여졌습니다.사람을 탐구하고 제도를 헤짚었지만 아쉬움이 적지 않습니다. 풀린 대목보다 풀리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습니다.취재는 번번이 벽에 부닥쳤습니다. 제 자식을 죽인 범인은 친엄마나 아빠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생을 준 자가 생을 끝낸 것입니다
한글 교육의 불편한 진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모국어 문자 읽기 교육을 공교육에서 책임지지 않는 나라입니다.”요즘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한글을 배우지 않은 아이가 거의 없다. 아이들은 입학하자마자 알림장에 받아쓰기를 하고, 1학년 교과서는 첫 장부터 어려운 단어와 문장이 등장한다. 수업이 한글 해득을 전제로 이뤄지는 탓에, 한글 선행을 하지 않고 온 아이들은 입학과 동시에 ‘부진아’로 낙인찍힌다. 한글은 모든 학습의 토대가 되는 중요한 교육이지만 학교에서 한글 교육은 너무도 소홀하게 다뤄지고 있었다.꼬박 6개월에 걸친 취재는 모두 20편의
도심을 바꾸자 ‘빅하트 프로젝트’ 시리즈…
부산시는 ‘산복도로 르네상스’를 통해 원도심 산복도로 지역의 주거 중심의 지역 재생에 성공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하지만 도심 재생에 대해서는 이해나 정보가 부족했다.도심은 말 그대로 도시의 중심부, 심장을 말한다. 도심 재생 모델을 만드는 건 부산시는 물론 지역 언론에서도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빅하트 프로젝트’ 기획시리즈는 그런 고민에서 시작됐다. 부산에 흩어져 있는 도심을 어떻게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 김형균 선임연구위원과 이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부산지역에는 많은 도심지가 있다
新 대구경북인, 변화의 바람이 분다
‘보수 꼴통의 도시’…우리는 정말 그럴까? TBC 창사 기획 ‘新 대구경북인, 변화의 바람이 분다’는 대구·경북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에서 출발했다.취재 도중 만난 지역 역사가는 대구·경북의 보수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구한 말, 대구·경북에 많은 보부상들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는데 유독 거상으로 발전한 사람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이 역사가는 그 이유를 보수에서 찾았다. 처음 거래를 트기까지는 어렵지만 일단 마음을 열고 나면 다른 거래처로 바꾸는 일이 없다고 했다.대구·경북의 보수는 지양해야 할 가치가 아니다. 하지만 보수가 꼴통의
SBS '국정원의 경력판사 사상검증 의혹' 등 7편 선정
한국기자협회(회장 박종률)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3일 제297회(2015년 5월) 이달의 기자상에 SBS의 ‘국정원의 경력판사 사상검증 의혹’ 등 총 7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SBS 기획취재부 탐사보도팀 손승욱, 박상진, 최우철, 박원경 기자 ‘국정원의 경력판사 사상검증 의혹’△KBS 사회1부 김세정, 윤지연, 박광식, 김덕훈 기자, 영상취재부 박상욱 기자 ‘
경향 ‘성완종 리스트’ 대한민국 송두리째 뒤흔든 보도…
제296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에서는 총 9개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4월은 성완종 리스트라는 초대형 사건이 터졌고, 세월호 1주기도 있어 관련 보도가 유독 눈에 띄었다.취재보도 1부문을 수상한 경향신문의 ‘성완종 최후의 인터뷰 및 성완종 리스트’는 올해 대한민국을 송두리째 뒤흔든 보도라는 점에서 선정에 이견이 없었다. 파문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기업과 정치 관계에 있어 검은 자금의 흐름 등이 낱낱이 드러났으며, 또한 사회 정화 과정을 불러왔다. 현직 총리가 물러나고,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3명이 관련되는 등 한국사회
성완종 최후의 인터뷰 및 성완종 리스트 파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인터뷰 상대로 경향신문을 택했다.생애 마지막 인터뷰에서 그는 “제가 왜 이런 얘기를 했나, 나중에 아실 테니까. 잘 좀 다뤄주십시오. 깨끗한 정부, 진짜 박근혜 대통령이 깨끗한 사람을 앞으로 내세워서 깨끗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꼭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잘 좀 다뤄주십시오.” 이 부탁을 제대로 들어줄 언론사로 경향신문을 지목한 것이었다.삶의 마지막 길을 오르며 그가 내려다 놓은 팩트의 무게는 어마어마했다. 내용 자체의 중량감도 압도적이었지만 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또한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막말 e메일…
재벌그룹이 대학을 인수하면 어떻게 될까.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의 e메일 내용이 이를 적나라하게 말해준다. 3월, 학과제 폐지 등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이 ‘긴급토론회’를 열겠다고 하자 “그들(반대파 교수들)이 제 목을 쳐달라고 목을 길게 뺐는데 안 쳐주면 예의가 아니다.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쳐줄 것”이라고 적어 총장과 보직교수들에게 보냈다.“인사권을 가진 내가 법인을 시켜서 모든 걸 처리한다”는 대목에서 이같이 섬뜩한 막말이 나온 배경을 알 수 있다. 대학에 돈을 냈으니 ‘총수’로서 마음대로…
성완종 다이어리
기자들에게 법조는 어려운 출입처 중 하나다. 알려고 하는 사람들과 알려주지 않으려는, 아니 감추려고 하는 사람들이 한 곳에 부대끼기 때문이다. ‘수사 보안’이 명분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쉽게 알게 된다.이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 그리고 이어지는 정관계 로비 의혹도 마찬가지였다. 검찰은 뒤늦게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녹취록이 공개되고 난 뒤 여론의 눈치를 살핀 결과다. 역시 철통 보안이었다. 이 사건이 가져올 파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그렇다고 검찰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었다.…
심층진단 대한민국 국회의원…
“뻔한 정치 기획 기사에서 탈피해보자” 지난 3월 기획팀이 모인 자리에서 6명이 머리를 맞대 내린 첫 결론이었습니다. 때마다 쓰던 정치 기획을 하나 더 보탠다면 국민들의 ‘정치 혐오’만 심해질 거란 생각에서였습니다. 공허한 기획보단 대한민국 국회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자며 호기롭게 시작했습니다.그런데 그 ‘뻔함’을 탈피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이미 국회를 진단하는 기획은 차고 넘쳤습니다. 6명 모두 기획이 끝날 때까지 ‘뻔함’을 탈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괴롭혀여만 했습니다. 김경희·안효성 기자
독도 밀약설을 추적하다…
한·일 국교 정상화를 앞둔 1965년 1월, 한국과 일본 정부가 독도를 둘러싸고 은밀한 합의를 했다는 게 이른바 ‘독도밀약’이다. ‘밀약’이라는 명명이 과연 온당한 것인가는 좀 생각해 볼 여지가 있지만 어찌됐건 그것이 말 그대로 몰래 맺은 약속이라면, 더군다나 한·일 두 나라 정부가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면, 그 반박 근거를 찾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독도 밀약설이 내용의 중대성에 비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바로 이런 상황에 기인한다. 당사자들의 증언만 있었을 뿐 일종의 ‘야사’ 또는 ‘설’로만 취급돼 온 것이다.취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