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웠습니다. 제가 다시 잘할 수 있을지, 예전처럼 ‘기자질’을 할 수 있을지….
지난 한해는 제겐 참 힘든 한해였습니다. 결혼 8년차에 ‘난임’임을 알게 되고 시험관 시술에 임신, 유산, 다시 시험관….
인생의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후회와 패배감, 1년을 임신에만 집중하자면서도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무력감도 심했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회사의 배려로 1년의 휴직 기간을 보냈지만 저의 간절한 소망과는 달리 홀몸으로 다시 복귀했습니다.
기자 생활 13년차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출입처를 거치며 가장 취재하기 힘들었던 곳이 국세청이었습니다. 4년 만에 다시 국세청에 출입하면서 우연히 신세계그룹의 차명주식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됐습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발로 뛰며 취재한 특종이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은 외로운 ‘단독’ 기사가 되어 심한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 좌절감을 힘으로 다시 취재를 거듭해 2보, 3보, 4보에 이르기까지 단독 기사를 이어나갔습니다.
보안이 특히 중요한 국세청발(發) 기사의 특성상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살폈고, 그 어려운 세법을 다 뒤져가며 묻고 또 묻고 전문가의 자문도 구했습니다.
저를 믿고 기다려주신 회사에, 그리고 ‘기자는 기사로 말한다’를 온 삶으로 보여주신 스승, 고(故) 최승진 선배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