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MBC 창사 44주년 특별기회 [흙] 2부작’ 취재후기
“천 년 전에 묻힌 씨앗도 싹을 틔울 수가 있어요. 흙은 바로 지구상 식물들의 종자은행이니까요” 나는 처음에 귀를 의심했다. 어떻게 천 년 전에 매몰된 종자에서 싹을 틔울 수 있단 말인가? 평소 친분이 있어서 계명대학교 김종원교수를 잘 알고 있고, 그분이 절대 허무맹랑한 소리를 하는 분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좀처럼 믿기지 않았다.김 교수의 말은 계속 됐다. “종자은행으로서 흙의 기능은 생태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것으로 이론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에요. 다만 싹을 틔울 수 있는 종자
‘더워지는 한반도, 기상재앙 대비하자’
지난 3월 31일. 모두 단잠 속에 빠져들던 밤 1시께 굴비의 고장 영광 법성포는 기분 나쁜 적막감이 마을을 휘감고 있었다. 순간 ‘쓰나미’를 연상케 하는 대규모 해일이 몰아 닥쳤고 방파제를 넘어 포구에 늘어서 있는 상가들을 덮쳤다. 유리창은 깨지고 집기들은 둥둥 떠나녔고 겨우 물살을 피해 2층으로 피신한 주민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채 1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의문은…
‘욕정에 눈 먼 70대의 공포의 해상 연쇄살인’ 취재후기
“어떻게 70대 어민이 젊은 여성 셋을, 그 것도 건장한 청년까지 있었는데…” 공포의 해상 연쇄 살인사건 취재는 이렇듯 원초적 회의에서 시작됐다.보성으로 놀러간 뒤 바다에서 잇따라 떠오른 남녀 대학생 시신 2구. 여학생은 외상 하나 없는 전형적인 익사체였고 남학생도 1차 부검결과는 직접 사인 불명. 다만 발목의 골절은 외부의 가격보다는 추락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부검의의 소견이 나왔다.이렇듯 띄엄띄엄 발견된 시신은 언론의 관심대상이 아니었지만 체육교육과에 다니는 남학생은 만능스포츠맨이어서 그렇게…
「IMF 10년 특집기획 ‘최초공개 부실채권 국제매각의 진실’」취재후기
“여보세요 KBS 김덕원 기자입니다” “당신 기자 맞아요? 혹시 추심업자 아니예요?” 10년 전 쓰나미처럼 몰려 온 외환위기로 재산 대부분을 송두리째 날렸던 부실채권의 채무자들. 어렵게 찾아낸 그들이 취재진에게 보였던 첫 반응은 이처럼 싸늘한 경계의 말들뿐이었다.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 때의 빚이 남아 있었고 채권 추심의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일단 무조건 만나자고 했다. 기자증까지 보여주면서 KBS 기자임을 확인시켰다. 그러면서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떤 과정
정보공개 10년 대해부 취재후기
언론과 학계, 시민사회는 1996년 정보공개법이 제정될 당시 한국 사회를 바꿀‘3대 민주입법’‘행정 혁명을 몰고 올 법안’으로 평가했다. 실제 1998년부터 시행된 정보공개법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꿔왔다. 공공기관 장의 판공비가 투명하게 감시되기 시작했고, 예산 감시와 인권보호, 각종 생활정보 공개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10년새 행정부 등 공공기관의 정보공개는 상당 수준 나아졌지만 시민의 요구 수준이나 우리 사회의 발전수준을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먼 듯하다.문제는 정부가 정보공개실
205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평
9월 ‘이달의 기자상’의 출품작은 26편이었다. “다른 달에 비해 출품작 수가 적고, 기사의 수준도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라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대체적인 평가였다. 각사 기자들의 관심이 신정아- 변양균 사건과 2차 남북정상회담 등 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거나 중요한 사안에 묻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정보공개법이나 IMF사태의 각각 10년을 돌아보는, 호흡이 길고 비중 있는 탐사보도가 호평을 받았고 수상작으로도 선정된 점은 의미가 작지 않다.출품작 중 특히 YTN
제2백5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발표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영규)는 23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심사위원회를 열고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 세계일보 경제팀의 탐사보도 ‘정보공개 10년 대해부’를,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KBS 탐사보도팀의 ‘IMF 10년 특집기획 ’최초공개 부실채권 국제매각의 진실‘’ 등 6개 부문 6건의 기사를 제2백5회 이달의 기자상으로 결정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6일 오전 11시30분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 세계일보 경제팀 주춘
‘신약 임상시험…’ 도전정신·근성있는 취재력 돋보여
20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8편이 출품됐다. 다른 달에 비해 결코 적지 않은 출품작이었다. 하지만 수상작은 5편에 그쳤다. 취재보도부문이 2편, 기획보도에서 신문통신 부문과 방송부문이 각각 1편씩, 지역기획 방송부문에서 1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이 평소와 다름없었다는 점에 비춰볼 때 돋보이는 작품이 그만큼 적었다고 볼 수 있겠다. 또 괜찮은 기사이고, 당연히 보도할만한 가치가 충분했던 좋은 기사이지만, 수상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한 아쉬운 작품도 적지 않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선 수상작 두 편 모두 최근 사회적 쟁
제2백4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발표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영규)는 20일 기자협회 회의실에서 심사위원회를 열고 취재보도부문에 조선일보 사회부의 ‘신정아씨 권력비호 의혹 추적 보도’를, 기획보도 부문에 세계일보 특별취재팀의 ‘신약 임상시험의 숨겨진 진실’ 등 4개 부문 5건의 기사를 제2백4회 이달의 기자상으로 결정했다.이번 심사에서는 지역취재보도 부문과 전문보도 부문, 지역기획 보도 신문통신 부문 등은 수상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9일 오전 11시30분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부산MBC ‘석면 쇼크…’ 자료발굴·추적·분석 등 완성도 ‘호평’
제2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0편이 출품되었다. 다른 달에 비하면 많다고 할 수 없는 양이다. 휴가철 비수기(?)에다 대선 레이스의 검증 공방과 아프간 인질 사태, 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겹친 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래도 좋은 기사는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결국은 도드라지는 법. 이번에도 몇몇 후보작들이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끌었고, 무난히 선을 통과했다. 모두 일곱 작품이다. 심사위원들의 일치된 지지를 받은 수상작은 지역기획 방송부문에 나온 부산 MBC의 ‘석면쇼크:암발병
석면 쇼크 / 부산MBC 박상규 기자
취재가 시작된 지 꼬박 1년이 지난 올해 7월 ‘석면쇼크:암 발병률 11배’가 첫 보도됐다. 애초에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 줄 알았다면 ‘과연 취재를 시작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서는 솔직히 자신이 없다. 보도 한 달여 전인 6월, 석면방적공장 주변의 암 발병 실태가 서서히 그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국내최대 규모의 석면방적공장이 있었던 부산 연산동 주변의 악성중피종 발병률은 공장이 없었던 곳 보다 무려 11배, 연산동과 덕포동, 장림동 등 3곳 공장 주변의 평균 악성중피종 발병률은
행려환자 관리실태 / 경인일보 추성남 기자
6월 ‘오산에서 20대 정신지체 장애인이 집에서 10분 거리의 한 병원에서 출입문에 머리가 끼어 숨졌다’는 기사를 접했을 땐 경인일보에 입사한지 2개월밖에 안된 수습기자였다. ‘어떻게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을 수 있는지’ 그저 놀랄 뿐이었다. 한달 뒤 수습이 끝나고 사회부로 정식발령을 받은 이후 또 한번의 황당한 기사를 접했다. 40대의 가정주부가 행방불명 된지 8년 만에 20대 정신지체 장애인이 숨진 그 병원에서 70세의 치매환자로 둔갑됐다는 소식에 많은 생각을 갖게 됐다. 그러던 중
제203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제203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 보도’등 5개 부문 7건 선정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영규)는 24일 심사를 통해 취재보도부문에 연합뉴스 정천기 차장(문화부) 등 4명이 보도한 ‘신정아씨 학력위조 사건 보도’와 MBC 김재영 기자(사건팀) 등 2명이 보도한 ‘서울시 공무원 불법 부동산 특강’을 각각 선정했다.지역취재보도부문에는 경인일보 오용화 부장(지역사회부) 등 4명이 보도한 ‘수 년만에 행려환자 가족을 찾은 기막힌 사연 단
제 201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박영규)는 26일 심사를 통해 취재보도부문에 중앙일보 정경민 기자(경제부) 등 4명이 보도한 ‘공공기관 감사 21명 혁신 세미나 하러 남미 이과수폭포 간다’를, 기획보도 방송부문에 KBS 이충형 기자(시사보도팀) 등이 보도한 공무원 해외연수 실태보고 : 그들은 지금?’등 총 4개 부문 5건의 기사를 제2백1회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이번 심사에선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과 지역 기획보도방송부문, 전문보도부문 등은 수상작을 배출하지 못했다. 시상식은 다음달 3일
‘삶, 죽음…’ 기자 다큐멘터리 영역 개척
한국기자협회가 1990년 9월부터 시행해온 이 달의 기자상이 이번 달로 2백회째를 맞게 됐다. 전국의 기자협회 회원 동료, 선후배들과 함께 축하한다. 이 기간 동안의 기자상 수상작품을 보면 신문이나 방송을 보지 않았더라도 시대상을 읽을 수 있고, 시대 비평을 짐작할 수 있다. 매달 한국 언론의 대표작들을 선정해온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활용한 적이 있는지 모르지만 학위 논문 소재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39편의 작품이 출품돼 17편이 예심을 거쳐 본선에 올랐고 이중 6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