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자들 "대화로 남북관계 돌파구 찾아야"

[2015 세계기자대회]'분단 70년, 한반도의 통일을 생각한다' 콘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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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015 세계기자대회’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막을 연 가운데 ‘분단 70년, 한반도의 통일을 생각한다’ 주제로 첫 번째 콘퍼런스가 열렸다. 사회를 맡은 박진 아시아미래연구원 상임대표이자 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이 콘퍼런스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김창남 기자)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2015 세계기자대회’가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막한 가운데 ‘분단 70년, 한반도의 통일을 생각한다’ 주제로 콘퍼런스가 열렸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지낸 박진 한국외대 석좌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콘퍼런스에서 한국, 중국, 러시아, 영국, 뉴질랜드 5개국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남북간 대화를 촉구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하태원 동아일보 정치부 차장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전했다. 동아일보와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3월 18~20일 19세 이상 1000명(응답률 13.2%)을 조사한 결과, 외교관계에서 26.8%가 남북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한미관계 21.4%, 한중관계 16.9% 등)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답은 80.6%였고, 북한에 특사 파견도 66.3%가 동의한다고 밝혔다.

 

하 차장은 “호혜적인 남북관계가 최우선 과제이며,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 증진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해석 된다”며 “대통령의 임기가 3년째에 돌입한 만큼 충분한 시간이 남아있지 않다. 남은 집권 기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최우선 사안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전 통일을 위한 구상을 내놓으며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지만, 집권 2년이 지난 현재 하나도 실행되지 않았다”며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50% 이상이 현 남북관계에 대한 정부 정책에 불만이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남북관계를 좀 더 잘 관리하고, 창의적인 접근과 노력으로 돌파구를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뉴질랜드의 티모시 케이스 맥레디 NZ Inc 무역 특파원은 뉴질랜드와 호주의 관계에 비춰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맥레디 특파원은 “뉴질랜드와 호주의 관계에서 남북 파트너십 전망에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뉴질랜드와 호주는 매우 중요한 경제 교역 파트너로서 포괄적이고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가능했다”며 “통일에 대한 충격이나 경제적 비용이 크다는 점에서 관계 강화에 경제적인 교역은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양국이 함께 할 때 더욱 강하게 발현된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왔던 영국의 앤드류 살먼 프리랜서 기자 겸 작가는 북핵 문제만 볼 것이 아니라 내부적인 경제 변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먼 기자는 “한반도 미래에 대한 희망은 정치, 외교가 아닌 비즈니스에 있다. 내부적인 변화는 경제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언론들은 북핵 문제에만 관심을 갖고 보도하면서 이를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살먼 기자는 “북한은 1990년대 극심한 기아를 겪었고 공산주의 식량 배급 문제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생존을 위해 시장을 형성했고 단둥과 선봉지구 등을 개발해 외국과의 무역에 힘쓰고 있다”며 “아래로부터 이뤄지고 있는 이 같은 경제적인 노력들은 정치적 관계에 분명히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의 티모시 케이스 맥레디 NZ 주식회사 무역 특파원이 한반도 통일에 관한 발제를 하고 있다. (김창남 기자)

 

6자회담의 당사자인 중국과 러시아도 남북 간 ‘대화’를 촉구했다. 러시아 모스코브스키 콤소모레츠의 안드레이 야슬라브스키 외신부 편집인은 “러시아는 남북의 화해와 적극적인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며 “6자 회담의 참여자인 러시아는 남북 모두와 관계를 맺고 있고 양국 대화의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핵이 없는, 통일된 한국은 러시아에도 분명히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슬라브스키 편집인은 “남북 간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안타깝게도 현재 남북은 대화가 단절됐다.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돌리고 싶지는 않지만, 분쟁에 가담한 남북한 모두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5월 모스크바에서 전승기념일과 유럽에서 나치즘 몰락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했다. 참석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모스크바에서 남북한 정상들이 만나 분단 관련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점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인민일보 대외교류합작부의 장용 부국장도 “중국은 한반도 이슈의 평화적 해결 추진, 남북 간 교류 및 화해 지원, 한반도 평화 및 통일 과정 촉진에 있어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핵 문제와 관련해 한반도 비핵화 보장, 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 등 중국의 정책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장 부국장은 “현재 핵문제는 교착상태에 있다. 교착 상태를 끝내고 화해를 이루기 위해 관계 당사자들의 마음가짐과 행동을 바꾸어야 한다”며 “세계 다른 국가의 안보 없이 어떤 국가도 안보를 보장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안보의 개념을 재고하고, 국력이 달라도 서로 존중하고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관계를 새롭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 등 주요 대국 관계를 재정립해야하고, 공통 운명의 공동체 건설에 힘쓰도록 동북아 이웃 국가들 간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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