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정보 공유하는 허브 역할 하고 싶어"

[기자 파워 블로거] KBS 김석 기자의 '석기자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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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관련 뉴스가 성난 급류처럼 쏟아지는 요즘이다. 하지만 대부분 단순한 사실 전달에 그친다. 깊이 있는 정보에 대한 갈증을 달래기란 쉽지 않다. 미디어 현장과 이론 사이에는 광활한 사막이 펼쳐져 있는 듯하다.

그런 사람들에게 ‘석기자닷컴’(blog.daum.net/seokkim21)은 지열이 내뿜는 아지랑이 너머 오아시스처럼 나타났다. KBS 김석 기자(보도국 2TV뉴스제작팀)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석기자닷컴’은 미디어 정보의 사랑방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 기자가 블로그를 운영하기란 쉽지 않다. ‘텍스트’에 상대적으로 익숙지 않은 방송 기자들이 선뜻 블로그에 발걸음을 옮기기는 쑥스럽다. 신문 기자와는 다른 생활 패턴도 장애물이다. 그러나 김 기자는 방송뉴스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블로그 만큼 적당한 것은 없다고 말한다. “신문의 지면에 비해 방송의 1분20초짜리 리포트로는 기자들이 말할 수 없는 게 너무나 많습니다. 자연히 깊이가 떨어질 수 있죠.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가 블로그입니다.”

김석 기자가 블로그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2003년. 평소 미디어와 문화에 대한 책을 탐독하던 김 기자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니홈피의 울타리는 성에 차지 않았다. 네이버 블로그로 이동해 ‘국경’을 넓혔다. 2년6개월에 걸쳐 미디어포커스 팀 기자로 ‘장수’하면서 컨셉트는 자연스레 ‘미디어’로 집중됐다.

그렇게 돛을 올린 ‘석기자닷컴’의 김석 기자는 2007년 온라인미디어뉴스(www.onlinemedianews.co.kr)가 선정한 ‘올해의 온라인 저널리스트’ 5위에 오르는 등 소리 없이 순항을 거듭했다. 하루에 평균 4백~5백명을 기록한 방문자들은 동료 언론인에서부터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 교수, 일반 시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홍보를 한 적도 없고 포털에 블로거 뉴스로 제공되지도 않았는데 이 같은 입소문은 속도감을 더했다.

‘석기자닷컴’에서 특히 도드라지는 것은 ‘김석의 미디어 책읽기’다. 국내외 미디어전문서적이 어느 매체보다도 발빠르게 소개된다. 단순한 서평이라면 주석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공간은 노엄 촘스키 등을 비롯한 석학과 전문가들의 선진 미디어 이론과 우리의 현실을 접목시킨다. 현장과 이론의 가교 역할, 그것이 ‘석기자닷컴’이 주목받는 이유다.

“미디어 현장의 기자는 이론적 배경이 부족하고, 이론가들은 현장에 대한 이해가 모자랍니다. 수많은 미디어 이론과 다양한 우리의 현실이 어떤 맥락에서 만날까. 이를 적절히 소통시키는 역할을 제 블로그가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블로그 잘 봤다.” “당신은 이렇게 썼던데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의견이 보태질수록 책임감 역시 더한다. 김 기자에게 주말과 새벽은 휴식시간이 아니라 미디어 관련 자료를 분석하고 글을 쓰는 연구실이 됐다. 미디어 고급 정보를 담는 ‘지식 창고’에는 하나둘 곡식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김 기자는 일 년 전부터 네이버에서 다음으로 블로그를 옮겼다. 방문자 면에서는 솔직히 손해였다. 그러나 미디어 담론을 다루는 데는 아고라 등 토론 공간과 블로거 뉴스에서 강점이 있는 다음이 적절하다는 판단이었다. 이는 ‘석기자닷컴’의 미래와도 관련이 있다.

“미디어에 관한 한 국내외를 막론하고 숨겨진 고급정보를 공유하는 전문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미디어에 관심을 갖는 모든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하는 것이죠.”

올해 안에 영화와 미디어 비평을 망라한 저서와 번역서 출간까지 준비 중이라는 김석 기자. ‘석기자닷컴’의 콘텐츠에는 우직한 백조의 필사적인 물장구가 숨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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