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삶의 소리, 아름다운 남도 풍광"

[기자 파워 블로거]광남일보 노해섭 부국장의'노해섭과 떠나는 사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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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남일보 노해섭 부국장  
 
폭설 속 석화 채취 등 생생한 삶의 현장 가득
2005년 10월 블로그 개설…방문자 80만명


광남일보 노해섭 사진체육부장(부국장)은 금요일마다 남도로 떠난다. 달랑 사진기 하나 들고. 안 다닌 곳이 없을 정도로 남도 곳곳에는 그의 발자국이 깊이 박혀 있다. 지난 6일에 찾은 곳은 광양 매화마을.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언덕배기에서 봄바람을 타고 떠다니는 매화 향은 그윽했다. 그는 봄기운이 완연한 매화마을의 풍경을 사진기에 하나 가득 담아왔다. 곧 사진들을 추려 글을 덧붙여 블로그에 올릴 참이다. 그렇게 되면 그의 블로그 ‘노해섭과 떠나는 사진여행(blog.daum.net/nogary21)’ 첫 화면은 은은한 매화 향기로 가득 찰 것이다.

그의 블로그에는 남도와 남도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담겨 있다. 강진 다산초당, 함평 석두리 갯마을, 진도 중림해변, 고창 청보리밭, 광주 무등산, 고흥 봉래면 외나로도, 신안 임자도, 목포 유달산…. 남도 구석구석을 다녔던 발품의 산물로 사진 한 장 한 장에는 남도의 눈에 익은 풍광과 남도사람들의 질긴 생명력이 가득하다. 남도가 고향인 누리꾼들과 남도를 찾고자 하는 외지인이 그의 블로그를 많이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블로그에 올라 있는 사진은 대략 6천여장. 동영상 자료도 1백50여개가 있다.

그가 블로그를 개설한 것은 포털사이트 ‘다음’이 블로그 서비스를 시작했던 초창기인 2005년 10월. 신문에 다 싣지 못했던 자료를 정리한다는 차원에서 블로그를 만들었다. “지면에 싣지 못하고 사장되는 사진이나 재미있는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사진을 정리하는 기분으로 올렸는데, 누리꾼들의 반응이 의외로 좋았습니다.” 종이신문에 연재 중인 ‘주말여행’, ‘맛집’ 등의 기사는 그의 블로그를 구성하는 기본 밑천이다. 여기에 곳곳을 다니면서 포착한 각종 스케치 사진, 여행지와 먹을거리 등도 주요 콘텐츠다.

지금까지 방문자 수는 80만여명. 고정팬들도 상당하다. 댓글을 남기거나 가끔 전화로 연락도 해온다. 그의 블로그는 ‘다음 베스트 뉴스블로거’로 두 번이나 선정됐다. 그의 블로그가 누리꾼들에게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5년 12월22일. 70여년 만에 호남지역에 사상 최대의 폭설이 쏟아지던 그날, 함평 돌머리 해수욕장 인근 개펄에서 눈보라를 맞아가며 굴을 채취하는 어민들을 포착한 사진은 대박이었다. ‘폭설 속에 굴(석화)을 채취하는 어민들의 삶’이라는 글이 사진과 함께 ‘다음’ 메인화면에 노출되면서 45만여명의 누리꾼들이 찾은 것.

“아침에 블로그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40만명이라니…. 믿을 수가 없더군요. ‘우리네 엄니들의 삶’, ‘가슴이 뭉클했다’, ‘눈물 핑도는 사진’ 등 댓글도 굉장했어요.” 그때 누리꾼들이 보낸 격려는 블로그를 지속하는 원동력이 됐다. 한편으로 생생한 삶터의 모습을 많이 찍는 계기가 됐다. “카메라를 들고 세상에 나가면 찍을 게 수없이 많아요. 그러나 남도인들의 치열한 삶의 현장은 다릅니다. 경외감 때문에 셔터를 누르지 못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그는 일기를 쓰는 기분으로 블로그를 한다고 했다. 주로 사무실과 집에서 글쓰기를 하는데,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정보와 기삿거리가 있으면 그때그때 올린다. 지금까지 포스팅한 기사는 9백여개가 넘는다. 처음에는 장문의 텍스트를 올리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사진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사진기자인 까닭에 텍스트 쓰기에 익숙하지 않았던 것. 20년 넘게 사진기자로 살아왔던 그는 날밤을 밝히면서 기사 쓰기를 연습했고, 이제는 사진과 취재를 병행하는 ‘멀티플레이 기자’로 거듭났다.

그는 요즘 인터넷의 위력을 실감한다. 특히 지방신문 기자로서 느끼는 강도는 더 세다. 그는 종이신문 나름대로 장점이 있지만 많은 정보를 널리 알리는 데 온라인 만한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갈수록 영향력이 떨어지는 지방신문의 구조에서 기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나 카페 등은 지역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특별한 소재는 찾기 쉽지 않고 또한 빨리 고갈됩니다. 일기 쓰는 기분으로 하세요. 내가 생활했던 일상이 그대로 모이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어요. 게시물이 쌓이고 방문자가 늘어나면 쏠쏠한 재미도 생기고요.” 그는 후배들에게 블로그 운영을 권했다. 회사를 홍보하면서 동시에 독자들과 밀착할 수 있어서다. 24년차 고참 기자가 ‘블로그 전도사’에 나서려는 이유는 분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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