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검시 리포트…
대한민국 검시제도가 회의 목록에 올라온 것은 지난 3월 말이었다. 당시에는 검시의 중요성을 환기시킬만한 사건도 없었던 데다 부검·과학수사의 중요성 등은 다종다양한 선행기사가 적지 않아 선뜻 취재에 나설 수 없었다.3개월 후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된 지 40여 일 만에 신원이 확인되고, 끝내 사인을 밝혀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병언이 아직 살아 있다’, ‘유병언은 살해됐다’는 음모론이 횡행했다.유병언 변사사건이나 온 국민을 분노로 들끓게 한 윤 일병 사망사건의 중심에는 사인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는 우리나라 검시
부산도시가스 부풀린 투자비에 부당요금…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절감했다면 너무 ‘오버’하는 걸까? 과분하기만 한 네 번째 수상…. 앞서 수상을 안겨준 취재와 이번 취재를 비교해보면 기자가 감수해야 할 압박의 정도와 취재의 엄밀함에 있어 너무나 명백한 차이점이 있었다.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사기업을 대상으로 한 취재는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취재대상이 지역의 주요 협찬처란 엄연한 사실은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 현실(?)’에 누구를 탓하기조차 머쓱하게 취재기자 스스로를 더욱 움츠러들게 했다.‘부산도시가스’의 투자비 부풀리기와 부
특전사 가혹 훈련 사망 사고…
당직을 끝내고 모처럼 집에서 단잠을 자고 있는데 이른 새벽에 평화로운 정적을 깨는 전화벨이 울렸다. 충북 증평의 특전사 부대에서 대원 2명이 두건을 쓰고 훈련을 받다 숨졌다는 선배의 다급한 전화였다. 국내 최고의 정예 부대라는 특전사 대원들에게 생사를 넘나드는 혹독한 훈련은 일상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훈련을 받다 질식사로 사망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취재할수록 이번 훈련이 고문 등 극한 상황을 견디도록 하는 목적이지만 문방구에서 구입한 2천원짜리 학생용 신발주머니를 뒤집어쓰는 등 교범도 없이 기본적인 안전 규정을
월성 1호기, 가려진 진실
설계수명 30년을 다한 노후 원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에도 30~40년 된 원전들만 폭발했다. 그런 측면에서 설계수명이 끝나 안전성 심사를 받고 있는 월성 1호기는 우리 원전의 위험한 속살을 볼 수 있는 좋은 사례였다. 또한 월성 1호기와 같은 캔두형 중수로 원전은 경수로 원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할 수 있는데도 국민적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국내 원전 23기 가운데 4기 밖에 없고 세계적으로도 신규건설이 없는 시쳇말로 ‘한물 간 원전’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때문이다. 월성 1호기의 위
JTBC ‘포스코 공장 페놀 유출 1년’ 철저한 사전 준비 돋보여
세계일보 ‘대한민국 검시 리포트’ 충실한 사례조사·대안제시 등 호평다른 달에 비해 수준작이 많았다는 총평이 나왔다. 특히 땀냄새가 묻어나는 현장 밀착형 기사가 많았다는 데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전체 46편 중 예심을 통과한 작품은 10편이었고 그 중 7편이 본심을 통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취재보도 부문에선 세 편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JTBC의 ‘포스코 공장 페놀 유출 1년…오염 확산, 주민 중독’은 후속 취재가 빠른 보도보다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 작품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1년 이상에 걸친 취재와 함께 사
JTBC '국가 기능장 부정비리' 등 7편 선정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1일 심사회의를 열고 제289회(2014년 9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JTBC의 ‘국가 기능장 부정비리’ 등 총 7편을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JTBC 사회2부 이지은, 윤샘이나 기자 ‘국가 기능장 부정비리’△TV조선 경제부 윤해웅, 김하림, 이현준 기자 ‘홈플러스, 개인정보 팔아 100억원 폭리’◇취재보도2 부문△JTBC 사회1부 김상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혐의 현행범 체포…
“제주지검장이 ‘바바리맨’ 짓을 하다 경찰에 체포된 뒤 풀려났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확인 가능한가?”광복절 휴일인 지난 8월15일 오후 6시30분, 다른 취재를 하던 중 서울 사회부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바빠 죽겠는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지?’도저히 사실로 믿을 수 없었던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사건 보도는 이렇게 시작됐다. 휴일 저녁 서울과 제주에서 동시에 가능한 모든 루트를 통해 취재를 진행한 결과 관련 정보가 조금씩 들어왔고 퍼즐을 맞추듯 내용을 이어나갔다.“김수창이라는 사람이 13일 오전 0시5
주가연계증권(ELS)의 배신…
한 커플이 한 방으로 들어간 상황을 축구해설위원 차범근씨와 개그맨 정성호씨가 해설한다. 여자는 자기가 그린 선만 넘어오지 않는다면 결혼해주겠다고 얘기한다. 차 해설위원은 이 같은 상황이 주가가 떨어져도 정해진 한계선까지 내려오지 않는다면 약속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은 “참 쉽죠.”최근 한 증권사가 ELS를 재미있고 쉽게 소개한 TV광고다. ELS의 실체를 알고 나면 참 무서운 광고다. ELS는 쉽지 않다. ELS는 기본적으로 옵션에 투자하는 파생상품이다. 국내 대부
총, 특권, 거짓말-글로벌 패션의 속살…
올해 초 방글라데시 영원무역 공장에서 일어난 여성 노동자 사망사건은 먼저 외신을 통해 서울에 전달됐다. 자초지종을 묻기 위해 영원무역 쪽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메시지도 남겼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얼마 뒤 영원무역은 홍보대행사를 통해 짤막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물을 게 더 많아졌지만 영원무역은 여전히 불통이었고, 홍보대행사는 답할 수 있는 게 없었다.약이 올랐다. 머나먼 나라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당사자가 일방적인 해명을 내놓고 입을 닫으면 언론이 뭘 할 수 있겠냐는 태도처럼 비쳤다. 내용과 형식 모두 3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위안부 보고서 55
지난 5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쉼터인 경기 광주 ‘나눔의 집’에서 박옥선(90)할머니를 만났다. 처음 만난 위안부 피해자였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어떤 말로 대화를 시작해야할 지 막막했다. 먼저 마음을 연건 박 할머니였다. “밥은 먹었나, 먼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며 기자의 손을 덥석 잡아주셨다. 친할머니가 생각났다. 박 할머니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위안부 할머니들도 여느 할머니들과 다르지 않구나. 우리 할머니 얘기를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우리 팀은 위안부 ‘피해자’가 아닌 우리들 할머니 이야기를 담고자…
눈 앞에 닥친 원전 폐로…
원자력발전소의 폐로, 해체라는 쉽지 않은 소재를 기획 취재한 6개월여의 시간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 것처럼 두렵고, 힘들면서도 호기심과 사명감으로 한발짝 한발짝을 뗀 순간들이었다.경향신문의 ‘눈앞에 닥친 폐로’ 기획 이후 ‘원전 폐로’라는 단어가 한국 사회에서 더 이상 낯설지만은 않게 된 것은 가장 크게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최근의 국감현장에서도 여러 국회의원들이 관련 질의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원전 폐로가 밀실 속에 갇힌 관념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원전 폐로 자체가 탈핵과 찬핵진영, 어느쪽이나 필요성을 인
수학교육 대해부-수학 포기자의 진실…
망설였다. 새로울 게 있겠냐는 회의론부터 나왔다. 하지만 문제의 중요성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수학교육의 현장을 보고 느낀 충격, 이대로는 힘들다는 선생님들의 호소가 가슴에서 떠나질 않았다. 수학포기자 문제를 다시 꺼낸 건 이 때문이었다.문제는 심각했다. 수학 때문에 불행하다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대놓고 학교를 조롱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하지만 어른들의 노력은 더뎠다. 영어나 역사에 비해 수학은 ‘핫’하지가 않았다. 고위급으로 갈수록 수학은 현안이 아니었다. 학자들은 외려 학교의 인내를 요구했다.취재도 순탄치 않았다. 할 말 많
사상 최대 규모의 KT&G 면세 담배 밀수 사건…
지난 4월 초 대한민국 건국 이래 가장 많은 면세 담배가 국내에 불법 유통됐다는 기사를 내보낸 뒤 곧바로 ‘취재 타깃’을 담배 제조사 KTG로 잡았습니다.“관행적으로 면세 담배를 정해진 용도가 아닌 다른 용도로 팔았을 뿐입니다. 이제 그렇게 안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뭐가 문제죠.”KTG가 무책임한 답을 내놓을 때마다 취재 의욕은 더욱 불타올랐습니다. 신기하게도 파면 팔수록 KTG와의 관련성이 하나 둘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KTG가 2933만갑(취재 초기 1648만갑)의 면세 담배를 특정인에게만 공급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세월오월’ 전시 무산 파문…
지역 미술계 인사로부터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출품작인 민중미술화가 홍성담 화백의 작품 ‘세월오월’이 논란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곧바로 취재에 나섰다.‘세월오월’을 접하는 순간 직감적으로 ‘대어를 잡았다’라는 생각에 전율을 느꼈다. ‘세월오월’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의 허수아비로 묘사돼 있었다.‘세월오월’에 대한 1보가 나가자 예상했던 대로 큰 파문이 일었다. 이어서 광주시 오형국 행정부시장이 국가원수를 희화화한 작품을 광주비엔날레에 전시할 수 없다며 줄기차게 작품 수정
연합뉴스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혐의 현행범 체포’ 등 8편 선정
한국기자협회가 주관하는 한국기자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이효성 성균관대 교수)는 23일 심사회의를 열고 제288회(2014년 8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작으로 연합뉴스의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혐의 현행범 체포’ 등 총 8편을 선정했다.시상식은 오는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다. 다음은 수상 내역이다.◇취재보도1 부문△연합뉴스 사회부 박대한 기자, 미디어과학부 고상민 기자, 제주취재본부 변지철 기자 ‘제주지검장 음란행위 혐의 현행범 체포’◇경제보도 부문△서울경제신문 증권부 조성진, 강광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