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언론 요강을 봐도 언론은 권력을 비판하고 자본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사장 배우자가 라이센스를 받아 그라운드에서 뛰겠다고 하는데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일이 벌어져서 아침밥 굶고 새벽 기차 타고 (여기) 있는 거다...정말 슬프다.”
전대식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장은 1일 상경투쟁 일환의 기자회견에서 “88년 이후 30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 전 문제가 재단(정수장학회)과 재단을 소유하는 군사정권 잔재세력과의 싸움이었다면 이번엔 발행인이 자초한 편집권 독립·공정보도 논란 건”이라고 이 같이 밝혔다. (관련기사 : 6년 만에 '편집국회' 연 부산일보 기자들) (관련기사: "부산일보가 한국당 되면 되나, 중립이 돼야재)

▲언론노조 부산일보지부 조합원과 언론노조 집행부, 타사 지부장 등은 1일 오전 서울 중구 정수장학회 앞에서 안병길 사장 배우자의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부산일보 구성원 10여명과 언론노조 집행부, 지부장 등은 이날 서울 중구 정수장학회 앞에서 ‘부산일보 공정보도 훼손과 편집권 침해에 대한 정수장학회 입장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 배우자의 지방선거 시의원 출마와 관련해 안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정수장학회는 부산일보 지분 100%를 가진 유일 대주주로, 이날 모인 이들은 이 건에 대한 재단 측의 입장표명, 사장 해임 등을 요구했다.
전 지부장은 “부산일보는 과거 ‘숙명적 여당지’를 자처할 때 공화당, 민주정의당, 신한국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까지, 각종 칼럼과 기사에서 편향 논란을 끝없이 받아왔다”며 “소유지배구조가 문제가 돼서 저널리즘에 족쇄를 채우는 역사가 되풀이 될 줄 몰랐는데 정확히 11년 만에 또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안 사장의 배우자 박문자 씨는 지난달 2일 자유한국당 공천을 받고 부산 해운대구 시의원으로 출마했다. 또 지난달 24일 후보로 등록해 선거운동을 진행 중이다. 부산일보 노조, 기자협회, 부산일보 기자들은 잇따라 성명을 내고 편집국회를 여는 등 사장에게 ‘배우자 사퇴 설득’ 또는 ‘스스로 퇴진’하라고 결단을 요구해왔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 최대 지역신문 부산일보 구성원들은 발행·편집·인쇄인인 안병길 사장 배우자의 6·13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시의원 후보 출마로 언론노동자로서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참담함에 휩싸였다”며 “지역 시민사회와 독자들로부터 벌써 한국당 신문이란 오해를 사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안 사장 임기 중 있었던 공정보도 훼손 및 편집권 침해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부산일보 노조와 기자협회는 편집권 침해 사례를 조사 중이란 사실도 밝혔다. 언론노조는 “안 사장과 재단, 그리고 안 사장이 부인 사진이 거리낌 없이 신문 지면을 채웠고, 기자들은 수익전선에 내몰렸다. 부산일보가 ‘특집신문화 됐다’는 안팎의 푸념까지 나왔지만 구성원들은 부산일보를 위해 참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 사례도 제시됐다. 이날 기자회견 피케팅에서도 등장한 사진은 지난해 6월16일자 부산일보 1면으로, 안 사장과 김삼천 정수장학회 이사장,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 김영환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골프대회에 앞서 함께 시타를 하는 모습이 담겼다.

▲2017년 6월 16일자 부산일보 1면.
언론노조는 “부산일보 공정보도 훼손과 편집권 독립 위상을 흔든 안 사장이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수재단은 부산일보 지분을 100% 가진 유일 주주다. 상법과 재단 정관에 명시된 대로 안병길 사장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다하여, 충실하게 회사의 업무를 집행해야 한다’는 충실의무를 진다”며 “이에 상응하는 조처를 취하는 것이 옳다. 안 사장 자신이 잘못은 인정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는 현 상황에서 대주주는 반드시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은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 할 안 사장은 '공정보도 잘 하면 될 거 아니냐'는 식의 오리발을 내밀었다"면서 "안 사장을 선임한 정수장학회에 책임이 없지 않다. 정수장학회는 공익적 목적에 맞게 안 사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내야 한다. 그 길은 '안병길 사장 해임' 하나 뿐"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