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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뉴스·비디오머그, 반성과 실험에서 시작했다

[방송사 디지털전략] ①SBS
정보 공유·현장 취재 한꺼번에
온라인 기자 현장서 라이브방송
누구나 아이디어 내놓는 분위기
팩트 확인 등 데스킹 철저 필수

이진우 기자2016.06.08 14:08:25

뉴스 소비의 중심이 모바일로 이동하며 언론사들이 자신들만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갖추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문사들은 종이신문에 등 돌린 독자들의 마음을 되돌리고자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CMS를 선보이고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렇다면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방송사의 디지털 전략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기자협회보가 연속기획을 통해 온라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방송사들을 상대로 그들만의 디지털 전략과 비결을 들어봤다.

“콘텐츠의 자유가 있고 소재 제약도 없으니 기자들이 더 원하죠.” 지난 3일 오후 서울 목동 SBS 보도국 내 뉴미디어실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방송뉴스 출연을 앞두고 온라인 콘텐츠를 재정비해야 해서다. SBS는 온라인뉴스를 방송으로도 활용하는 등 뉴미디어실과 필드 부서의 협력이 눈에 띄게 활발하다. 심석태 뉴미디어실 실장은 “온라인 부서에서는 자유롭게 만들고 싶은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기자들이 자발적으로 오고 싶어 하고, 한번 온 친구는 오랫동안 남아있겠다고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페북 ‘좋아요’ 110만 돌파 승승장구
언론사들은 SBS의 뉴미디어전략에 유독 관심이 많다. SBS뉴스 메인 페이지가 페이스북 팬수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며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데다, 스브스뉴스와 비디오머그 등 서브페이지의 활약도 눈에 띄기 때문. 현재 SBS뉴스의 페이스북 팬수는 76만여명. 스브스뉴스(21만)와 비디오머그(16만)까지 감안하면 110만여명이 넘는다.


▲SBS 뉴미디어실은 인턴과 기자, 개발자 등이 협업을 통해 스브스뉴스, 비디오머그 등의 브랜드를 개발했다. 사진은 SBS 뉴미디어국 전경.

특히 최근 동영상 콘텐츠가 각광을 받으며 비디오머그의 한 달 도달률이 1억을 돌파하는 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 신문사 온라인 기자는 “직원들이 스스로 야근을 자처할 정도로 일을 재미있게 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스브스뉴스만의 전략이 뭔지 궁금해 하는 간부들이 많다”고 했다.

‘마부작침’ 결성…데이터저널리즘 활짝
SBS 뉴미디어실은 보도콘텐츠를 재가공해 내보내는 편집팀과 스브스뉴스팀, 비디오머그팀 등 기자 10여명을 포함해 총 40~50여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올해 1월에는 기자와 데이터전문가, 데이터그래픽전문가 등 5명으로 구성된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새로 꾸려지며 ‘마부작침’을 결성, 보다 심도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마부작침은 5·18 역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왜곡이 됐는지, 인구분포가 달라지면서 투표성향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한국에서 가장 살기 힘든 지역은 어디인지 등의 아이템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권지윤 데이터저널리즘팀 기자는 “하나의 주제를 잡아 취재를 하고 데이터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객관적, 실증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방송·온라인 협력 효과…상복 터졌네
SBS가 빠른 시간 내 선두 자리로 치고 올라올 수 있던 건 체계적인 협력 시스템에 있다. SBS의 뉴미디어실은 보도국 바깥에 있는 게 아니라 필드부서와 함께 보도국 안에 공존한다. 다른 언론사에 비해 필드 부서와 뉴미디어 부서 간에 벽이 없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올해 1월 결성된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만든 ‘한국에서 가장 살기 힘든 지역’.

물리적으로만 가까운 게 아니다. 서로 취재 정보를 공유하며 현장 상황을 함께 챙긴다. 윤영현 뉴미디어실 차장은 “필드 기자들이 8시뉴스 리포트뿐만 아니라 낮에는 현장에서 온라인 기사를 올린다”며 “이들이 섭외나 촬영, 편집 등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뉴미디어실의 기자들이 보도정보시스템에서 취재 정보를 받아 속보 기사를 쓴다”고 전했다.


온라인 기자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도 한다. 대다수 디지털 기자들이 책상 앞에만 앉아서 기사를 편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옥시사태의 경우에도 온라인 기자가 카메라 기자를 대동해 현장에 직접 가서 페이스북 라이브를 방송했다.


윤영현 차장은 “지난해 경제부와 공동으로 취재한 리포트가 8시 뉴스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며 “마부작침이나 스브스뉴스에서 재미있는 콘텐츠가 나오면 방송뉴스로 종종 활용한다”고 전했다. 윤 차장은 “페이스북에 먼저 올리고 추가취재를 통해 8시뉴스 리포트로 내보내거나, 방송에 담지 못한 뒷얘기를 페이스북에 담는 방식으로 플랫폼을 활용한다”고 전했다. SBS 뉴미디어실은 협업을 통한 독자성을 인정받아 올해 초 방송기자연합회의 전문보도상과 방송기자클럽의 전문보도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실패 딛고 우뚝 선 스브스뉴스
물론 SBS가 처음부터 잘 나간건 아니다. 초반에는 실패를 거듭했다. 심석태 실장은 “지난 2014년 국내 언론사로는 처음으로 카드뉴스를 도입한 이후, 아시안게임이 진행되고 있는 당시 훈훈한 콘텐츠를 찾아서 만들어보자고 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아 망했다”고 했다. 그는 “반성, 보완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다”며 “‘대학생 인턴을 채용해서 신선한 아이디어를 논의해보자’는 아이디어도 이때 나왔다”고 설명했다.


▲비디오머그 콘텐츠들.

뉴미디어실은 지난해 6월 정식으로 ‘스브스뉴스’라는 타이틀을 걸고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부에서는 ‘망한 걸 또 어떻게 하려고 하냐’며 우려하는 이들도 많았다. 특히 스브스뉴스라는 이름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기도 했다. 기존 SBS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른데다 도발적인 멘트를 두고 내부 반발도 있었다. 심 실장은 “처음에는 스브스라는 말을 가지고 네티즌이 욕도 만들어내는 등 잡음이 적지 않았지만 차츰 설득과 설명을 통해 안정을 찾았다”고 전했다.

개방적 분위기…철저한 데스킹도 한 몫
SBS 뉴미디어실은 자율성을 주 원칙으로 삼는다. 젊은 기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젊은 층이 주 타겟인 온라인 환경에서 스브스뉴스가 강자로 떠오르게 된 주된 이유다. 대개 오전에 이뤄지는 뉴미디어실 회의에서는 서로 아이템이 겹치지 않기 위한 선에서 공유할 뿐 과도한 검열은 없다. 기자와 인턴들 누구나 원하는 아이템을 선택해 제작하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자유 속에서 철저한 데스킹은 필수다. 퀄리티가 충족되지 않으면 아예 온라인에 내보내지도 않는다. 심 실장은 “소송 대상이 되고, 언론중재 대상이 되고, 형사소추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내용 자체는 자유롭게 하되 넘어서는 안 되는 기준들은 반드시 주지시키고 데스킹한다”며 “팩트 확인부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까지, 명확한 이유가 아니면 문법 파괴도 가급적이면 삼간다”고 설명했다. 그는 “언론이 내보내는 것은 모두 기사로 간주되고 실제로 기사인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제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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