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증인이 되기 위해 광주에 갔습니다”
1980년 5월21일, 최유찬 동아방송 기자는 광주로 향했다. 계엄군의 총칼에 무고한 시민들이 죽어가고 있는 곳이었다. 기자라고 안전을 장담할 순 없었다. “진실보도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사건 현장의 목격자가 되고 언젠가는 역사의 증인이 되기 위해서 가야 했습니다.”동아방송 기자로 1980년 5월 광주를 현장 취재한 최유찬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5·18 기념재단이 발간한 ‘80년 해직 언론인 증언집’에 취재기를 실었다. 그는 광주에서 겪고, 보고, 들은 것을 서술하며 80년 5월 신군부가 저지른 만행을 생생하게 증언했다.당시
“소설쓰기는 나와의 싸움이죠”…
기자 그만두고 전업 작가 변신올해 장편 5편 목표…3편 끝내기자 경험 살린 사회문제 천착다양한 소재에 목말라 있는 문학계에 단비와 같은 신진 작가가 나왔다. 주인공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장강명씨.장 전 기자의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가 연합뉴스와 수림문화재단이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해 공동 제정한 수림문학상 제2회 당선작으로 지난달 25일 선정됐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제16회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이후 그가 받은 두 번째 상이다.그는 지난해 9월 전업 작가로 변신하기 전까지 11년 간 동아일보 기자로 활약했다.…
고개를 들면 역사가 보인다
‘고개를 들면 역사가 보인다.’ 궁궐이나 서원, 정자, 누각, 사찰, 고택 등에는 옛 현판들이 걸려 있다. 사람들은 흘낏 한번 쳐다볼 뿐 쉽게 지나치지만, 그는 달랐다. 고개를 들어 ‘건물의 얼굴’인 현판의 가치에 주목했다. 김봉규 영남일보 편집위원이 최근 ‘현판기행’을 출간했다. 지난 2012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영남일보에 연재한 ‘이야기가 있는 옛 懸板(현판)을 찾아서’를 묶은 것이다. “현판은 흔히 볼 수 있는 데다 한자로…
“새로운 시도 주저하지 않아…변화 거듭하며 진화할 것”
아침 7시, CBS 표준FM 98.1MHz에서 굵직한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하근찬의 아침뉴스’로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CBS 하근찬 앵커. 최근 제41회 한국방송대상 앵커상을 수상한 그는 “더 잘하라는 의미”라며 “열악한 라디오 매체 환경에서 청취자들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려는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2012년 12월3일 앵커석에 앉은 지 어느새 1년 반이 지났다. 부담감은 여전하지만 처음의 무게감은 그 이상이었다. 메인뉴스인 아침뉴스에 기자 이름을 내건
해발 8000m, 그곳에 사람의 향기가 있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네팔 자누 동벽 인근의 설산을 비췄다. 소금을 뿌린 것 같은 하얀 눈밭이 눈에 들어왔다. 저 아래 100km 정도 떨어진 민가에는 붉은 광선이 번쩍였다. 레이저를 쏘듯 번개가 치고 있었다. 새벽에 볼 일을 보러 나온 기자는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 너무 멀리 떨어진 터라 자신에게 다다를 때쯤 수그러드는 천둥소리를 들으며 ‘이 세상과 저 세상은 다른 곳이구나, 나는 단절된 곳에 혼자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히말라야 자누 동벽 원정대에 동행한 지 한 달쯤 됐을 때였다.김
“사회 비판하던 언론이 냄비 아니었나? JTBC 뉴스, 본질로 들어가겠다”
중앙-JTBC, 다른 목소리…여론 다양성 담아내는 과정시청률 신경 쓰이지만 매달리지는 않아 논쟁하고 양보하면서 뉴스는 만들어지는 것JTBC는 마지막 현역…정치권 진출 생각 없어손석희 JTBC 보도총괄 사장은 지난해 9월16일 JTBC ‘NEWS 9’의 앵커로 복귀하면서 프랑스 르몽드의 창립자 위베르 뵈브메리의 말을 인용해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손 사장은 세월호 참사 보도 등을 통해 그가 한 약속이 허언이 아님을 증
“부인 운전기사까지 월급 주는 회사가 어디 있나?”
뉴시스 노조 비상대책위원회가 7일 장재국 뉴시스 고문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한규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뉴시스 구성원 80여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최 위원장은 “구성원들은 박봉과 열악한 취재환경에서도 국내 첫 민영통신사로서 소명을 다하려고 뛰고 있는데 부도덕한 경영진들은 횡령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르며 뉴시스를 존폐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했다. -장재국 고문 등 4명을 검찰에 고발한 이유는?“뉴시스 자금을 불법적으로
“자식 잃은 고통, 자연이 치유해주더군요”
“고난이 유익이고 그리움이 희망입니다.”중앙선데이 조용철 영상에디터(55)는 지난 5월 포토에세이 ‘마음풍경’을 출간했다. 조 에디터는 지인들에게 이 책을 건넬 때 자주 ‘고난이 유익’이라는 성경 구절을 적는다.정호승 시인은 추천사에서 “그의 눈은 연민의 눈이되 아름다움의 눈이며 잔잔한 미소가 어려 있되 깊은 슬픔의 눈”이라고 표현했다.그도 그럴 것이 이 포토에세이는 그리움과 슬픔을 희망으로 승화시킨 책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조…
“공정방송 열망 높아…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보도국장 직선제 등 독립성 제도화 노력공영방송 기자 실천적 의지 내면화 중요“사장 한 명 나가니까 확 달라졌다.”요즘 KBS를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달 9일 길환영 전 사장이 해임된 이후, KBS 내부는 전에 없던 활력을 찾았다. 가장 달라진 곳은 보도국이다. 지난 11일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강연 보도를 시작으로 세월호 참사, 군부대 총기난사 사고 관련 단독 보도가 연이어 나왔고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과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 등의 목소리가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KBS의 변화를 두고 어떤 이들은 &lsqu
“기자들, 권력과 싸울 땐 주눅들지 말아야”
2014년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산정한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는 68위. 지난해에 비해 4계단이나 떨어졌고, 지난 2011년 상실했던 ‘언론자유국’ 지위를 회복하지 못해 여전히 ‘부분적 언론자유국’으로 남아 있다. 코리아타임즈의 존 버튼 칼럼니스트는 한국에서 언론 자유가 후퇴하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봤다. 8년간 특파원 생활을 했던 싱가포르(싱가포르의 언론자유 순위는 152위로 ‘언론부자유국’에 해당)의 언론환경과 매우 흡사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에서 나온 그
“디지털스토리텔링도 결국 메시지 전달이죠”
데이터 시각화 해외사례 분석“일단 시도하면서 차별화해야”“앞서거나 따르라. 그렇지 않으면 밀려날 것이다.(테드 터너, CNN 설립자)”최근 전 세계 언론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저널리즘의 최전선에는 데이터 시각화와 인포그래픽이 있다. 사진, 동영상, 그래픽 등 시각적 언어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싸움이다. 연합뉴스 미디어랩에서 데이터 시각화를 실험하고 있는 한운희 기자는 “일단 ‘시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처음부터 잘하려하
“시를 쓰며 시처럼 살아가는 또 다른 나를 만나다”
‘사람이 별을 세면/ 별도 사람 헤아려/ 헤아린 수만큼/ 불러올린다, 믿으니// 티벳 마을 사람들은/ 별을 세지 않는다네// 지상의 것 지상에 두고/ 하늘의 것 하늘에 있게// 별도 사람도/ 오랫동안 바라만 본다네’ (티벳 사람들은 별을 세지 않는다네 中)최정용 경기신문 경제부장(48)은 최근 ‘늦깎이 시인’으로 데뷔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보광사 불경’ ‘구원, 가는 길’ ‘티벳 사람들은 별을 세지 않는다네’ &lsquo
“조사결과 오해 살까봐 동창회도 안나가”
“여론조사전문기자로서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동문회 모임 등 사적인 행사까지 참석하지 않습니다.”신창운 중앙일보 기자는 지난달 31일 정년(만 55세)을 맞아 11년 동안 그의 이름 뒤에 따라 붙였던 ‘여론조사전문기자’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또 다른 인생의 출발선에 서게 됐다.신 기자는 여론조사연구소인 한국갤럽(1989~1991년)과 포스코경영연구소(1991~2003년)를 거쳐 지난 2003년 9월부터 중앙일보에 몸담았다.그는 “언론사로 옮길 당시 안정적인 직장인 포스
쓰라린 해직 생활…“복직 믿으며 싸웠다”
경영진 퇴진 요구하다 2년전 해고“국민일보로 반드시 돌아가겠다”“해고 처분은 지나치게 가혹하고 재량을 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지난달 30일 서울남부지법 310호 법정. 재판부는 예상대로 황일송 전 국민일보 기자(현 뉴스타파 기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원고석에서 조용히 일어선 황 기자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았다. 기뻤지만 한편으로는 착잡했다. 그의 말대로 “싸움은 이제 시작”이기 때문이다.파업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지난 2012년 9월 해직된 황 기자는 그동안 여의도
“KBS를 사랑하기에…흔들리지 않아요”
2년 전 파업과 달리 외롭지 않아 권력개입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저는 회사가 너무 좋아요. 열심히 해서 실력을 인정받고, 나가서 KBS가 잘 한다는 소리 들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글을 올린 거예요. 제가 사랑하는 이 조직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았으면 하는 절박한 심정이었습니다.”KBS 공채 38기 강나루 기자. 그의 기수는 선배들 사이에서 ‘파업둥이’로 불린다. 2011년 8월 입사한 지 반년 만에 공정방송 사수 파업에 돌입하며 95일간 참 열심히도 싸웠다. 그리고 2년 만에, 또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