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신념·슈퍼챗 융합… 尹 파면 1년 전부터 '강 대 강' 구도

[데이터 저널리즘] 계엄·탄핵 기간, 유튜브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③슈퍼챗으로 본 '강성보수 베이스캠프'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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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기간 구독자수, 조회수와 관련한 양적 측면에서 찬탄(탄핵 찬성) 채널들은 반탄(탄핵 반대)을 압도했다. 그렇다면 이들 채널의 슈퍼챗, 라이브동시시청자수란 지표에선 어떤 양상이 나타났을까. 이를 면밀히 보기 위해선 라이브, 슈퍼챗이 조회나 구독보다 유튜브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걸 요구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정기적인 방문이나 비용 지출 같은, 채널에 대한 더 많은 관여와 행동을 필요로 하고, 이용자들이 여기 동참했을 때 가능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슈퍼챗 수입을 각 채널 혹은 특정 정치적 성향에 대한 결집의 측면에서 분석한 결과 찬탄 채널들의 명백한 우위가 다시 확인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다. 양쪽이 완전한 박빙의 경쟁구도를 보이고, 오히려 반탄 채널들이 더 높은 수입을 거두는 국면이 비탄핵기간과 탄핵기간을 아울러 다수 나타났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 1년 전에도 이런 구도는 이미 형성돼 있었다.


유튜브의 ‘찬탄’, ‘반탄’ 채널들이 여야 거대 정당 각각의 강성 지지층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로 기능했다면 탄핵기간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국면으로 남을까. 유튜브란 플랫폼에 강성 지지층이 모이는 양태, ‘진성’의 정도를 라이브 평균 동시 시청자수, 슈퍼챗 수입 등을 통해 살핀다. 정치적 신념을 기본으로, 금전적 이득을 동인으로 지속되는 생태계가 만들어 낸 여론지형, 특히 반헌법적 주장까지 서슴지 않았던 상당 반탄 채널들이 보수 강성 여론의 베이스캠프로 유튜브에 자리매김한 현실을 살펴본다.

◇슈퍼챗 수입 1·2위 ‘김어준’, ‘신의한수’
유튜브 내 뉴스, 정치 관련 채널들은 얼마만큼의 슈퍼챗 수입을 거뒀을까. 앞서 기자협회보는 유튜브 채널 분석 및 순위를 제공하는 사이트 ‘플레이보드’의 ‘뉴스/정치’ 카테고리에서 지난해 5월 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한 번이라도 200위 내에 들었던 1109개 채널 각각의 ‘구독자’, ‘조회수’, ‘슈퍼챗’, ‘라이브’ 관련 약 1년치 데이터를 주 단위로 수집했고 이를 토대로 분석을 진행했다. 탄핵기간 구독자 수 증가를 기준으로 상위 300개 채널에 대해 ‘찬탄’, ‘반탄’, ‘보류’, ‘무관’ 등 분류를 추가 실시했고, 이 중 지난 1년 간 슈퍼챗 수입이 100만원 이상이었던 채널 103개를 대상으로 순위를 매겼다.

지난 1년 및 탄핵기간 정치, 뉴스 관련 유튜브 채널 슈퍼챗 수입 현황 1~30위

분석결과 ‘2024년 5월6일~12일’ 주간부터 ‘2025년 4월14일~20일’까지 약 1년(총 50주)의 기간 중 슈퍼챗 수입이 가장 많았던 채널 1, 2위는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4억2100만원, 십만단위 버림), ‘신의한수’(4억2000만)였다. 찬탄, 반탄을 각각 대표하는 채널이 나란히 4억원 이상의 수입(유튜브의 수수료, 세금 등에 따라 실제 금액과 차이 있음)을 기록하며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처럼 양쪽이 팽팽히 맞서는 구도는 순위권에서 계속 반복됐다.


찬탄으로 분류된 채널 중 10위권 내에는 3위 ‘뉴탐사 NewTamsa’(2억7900만원), 4위 ‘[팟빵] 매불쇼’(2억5200만원), 7위 ‘사장남천동’(1억6900만원), 8위 ‘황기자’(1억2800만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반면 반탄 채널 중에선 5위 ‘홍철기TV’(2억3300만원), 6위 ‘GROUND C 그라운드 씨’(1억9200만원), 9위 ‘시사 우동균’(1억2100만원), 10위 ‘최국튜브’(1억400만원)가 오른 형태였다. 30위 내 찬탄 채널은 14개, 반탄은 16개로 숫자에선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전체 1년 중 탄핵기간 수입만 따로 살핀 결과 찬탄 채널 수가 상위권에서 늘었다. 탄핵기간은 비상계엄 선포일(2024년 12월3일)을 포함한 ‘2024년 12월2일~8일’부터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파면 선고(2025년 4월4일)가 있었던 ‘2025년 3월31일~4월6일’까지 18주간이다.


1위와 2위는 각각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3억3800만원), ‘신의한수’(3억3300만원)로 달라지지 않았다. ‘GROUND C 그라운드 씨’(1억6200만원), ‘홍철기TV’(1억5500만원)가 3, 4위를 차지하며 순위가 상승했고 5위 ‘[팟빵] 매불쇼’(1억5500만원), 6위 ‘뉴탐사 NewTamsa’(1억600만원), 7위 ‘사장남천동’(1억300만원), 9위 ‘시사 우동균’(9080만원) 등으로 1년 기간 순위에서 최상위권 채널이 탄핵기간 순위에도 포함된 모양새였다. 10위에 ‘오마이TV’(7800만원)가 진입한 게 눈에 띈다. 탄핵기간 30위 내 찬탄 채널은 17개로 늘어난 반면 반탄은 13개로 줄었다. 선명성이 떨어지거나 탄핵 이슈가 아닌 콘텐츠의 이 기간 경쟁력을 보여주듯 보류나 무관 채널은 최상위권에 없었다.

◇‘찬반’ 채널 탄핵기간 수입 박빙...헌재 판결 전까진 오히려 반탄이 앞서
이 같은 순위 현황은 탄핵기간이 양쪽을 대표하는 채널의 지난 1년 성과, 이득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이벤트였음을 방증한다. 실제 103개 채널 중 72곳에서 탄핵기간 슈퍼챗 수입이 1년치의 절반 이상이었다. 특히 최상위권에선 어느 한 쪽이 우위를 갖기보다 명백한 경쟁 구도 하에 탄핵기간을 거쳤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 같은 구도는 총 1년, 50주간 찬탄, 반탄 채널의 주 단위 슈퍼챗 수입 변화를 통째로 살펴봐도 나타난다.


분류결과 103개 채널 중 찬탄이 41개, 반탄 51개, 보류 5개, 무관 6개 채널이었다. 이 중 찬탄과 반탄 채널들의 슈퍼챗 수입을 각각 합쳐 1년치의 변화를 그린 곡선은 앞선 회차에서 나타난 찬반 양쪽 채널의 주 단위 구독자 증가분, 조회수 현황과 유사한 모양이었다. 비상계엄 선포일이 포함된 ‘2024년 12월2일~8일’ 찬탄 채널의 수입이 급증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시도가 있었던 ‘2024년 12월30일~2025년 1월5일’ 반탄 슈퍼챗 수입이 폭증하는 등 주요 이슈에 따라 출렁거린 형태는 대표적이다.

지난 1년 찬탄, 반탄 유튜브 채널 주간 슈퍼챗 수입 변동현황 그래프.

다만 다른 양상이라면 이 기간 내내 찬탄과 반탄의 슈퍼챗 수입이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점이다. 구독자 증가분이나 조회수 측면에서 찬탄 측이 대부분 우위였던 것과는 달리 양쪽은 지속 교차점을 만들며 엇갈리는 형태였다. 찬탄이 이 기간 2600만~2억900만원, 반탄이 3100만~2억300만원 사이 수입을 올리며 금액도 유사한 수준이었다. 이에 따른 탄핵기간 찬탄 채널 수입 총액은 14억8100만원, 반탄은 14억1700만원으로 찬탄이 약간 많았으나 큰 차이는 아니었다.


이 결과는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가 난 ‘2025년 3월31일~4월6일’ 주간 찬탄 채널들이 2억900만원으로 최고 수입을 경신한 반면, 반탄이 4500만원을 올린 성과를 포함한 결과였다. 이 주간을 빼면 찬탄 12억7200만원, 반탄 13억7200만원으로 오히려 반탄의 수입이 더 많았다. 찬탄 측에서 승리로 여길 판결이 나오며 대량의 격려성 지출이 나와 탄핵기간 전체를 두고 보면 찬탄 채널들의 수입이 많은 듯 보였지만 결과를 알기 전 시점까진 반탄 채널들이 우위였던 셈이다. 만일 헌재 선고결과가 기각 또는 각하였다면 탄핵기간 슈퍼챗 수입면에서 반탄은 찬탄을 완전히 압도했을 소지가 크다.

◇라이브, 슈퍼챗 순위권엔 기성 언론 거의 없어
이 의미를 분명히 보기 위해선 ‘콘텐츠 클릭’(조회수)과 ‘구독’(구독자수), ‘라이브시청’(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 ‘콘텐츠 비용지출’(슈퍼챗 수입 및 횟수)로 갈수록 더 높은 층위의 관여를 요구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조회수가 알고리즘 추천이나 우연한 발견을 통한 콘텐츠 시청의 결과를 드러내는 수치라면 구독자수는 특정 채널의 콘텐츠를 지속 보겠다는 이용자의 의사가 반영된 지표다.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는 생방송이란 포맷의 콘텐츠가 지속 반복적으로 제공되고, 이 정기성을 인식한 이용자가 그 타이밍에 맞춰 꾸준히 참여해야한다는 전제가 성립해야 가능하다. 슈퍼챗은 주로 라이브 과정에서 실행되는데 콘텐츠를 보는 데서 나아가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고 비용을 지불하는 행위다.


각 지표의 다른 성격은 탄핵기간 조회수, 구독자, 라이브, 슈퍼챗 상위권에 오른 채널들의 면면을 보면 명확히 드러난다. 조회수와 구독자수 상위권엔 방송사와 기성매체 등이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유튜브 채널 중에서 일반에게도 상당히 인지도가 있는 채널들이 상위권에 오른 모습이었다. 즉 유튜브 밖의 자장이 여전히 상당한 영역이란 의미다. 반면 라이브부턴 순위권 내 채널들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다. 기자협회보가 1109개 채널의 1년치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를 주 단위로 수집하고 평균을 내본 결과 라이브를 1번이라도 했던 총 724개 채널들의 순위에서 기성언론 대다수가 사라진 결과가 나왔다.

지난 1년 정치, 뉴스 유튜브 채널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 현황.

1위 ‘[팟빵] 매불쇼’(7만9000여명), 2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7만8000여명) 채널이 압도적으로 높은 주간 평균 시청자수를 보였다. 3위 ‘사장남천동’(2만3000여명) 등 미만 그룹과 최소 5만명 이상의 차이를 보이는 규모였다. 라이브란 포맷과 궁합이 맞고, 인지도가 높은 앵커들이 진행하는 방송사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인 ‘MBC 라디오 시사’(1만7000여명), ‘CBS 김현정의 뉴스쇼’(1만4000여명),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1만여명)이 각각 4, 5, 9위에 올랐다. 6위 '강성범TV'(1만2000여명), 7위 '손상대TV2'(1만2000여명)를 포함해 10위 내를 살펴보면 다수가 뉴스, 정치 관련 인플루언서들이었다.

라이브에선 찬탄 채널이 순위권에 압도적으로 많은 특징도 나타났다. 찬반 분류를 진행한 채널에 한해 매긴 순위에서 10위권 내에 찬탄이 7개, 반탄이 2개, 보류 1개, 20위권까지 넓혀보면 찬탄 14개, 반탄 5개, 보류 1개였다. 이는 찬탄으로 분류된 채널들이 유튜브 내에서 훨씬 넓은 저변을 갖추고, 특정 지지층 외에 일반 국민으로 확장할 수 있었던 여지가 컸음을 드러낸다. 조회수, 구독자수에서 찬탄 채널들이 반탄을 압도하며 더 큰 시장성을 보인 것과 같은 차원으로 볼 수 있다.

尹 체포 주간 ‘반탄’ 슈퍼챗 2억 넘어… 계엄·탄핵기간 ‘찬탄’ 슈퍼챗과 비등

기성언론의 라이브 순위 실종은 제공되는 콘텐츠를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는지 아닌지 측면에서 볼 여지도 있다. 언론사, 특히 방송사의 경우 방송 프로그램을 동시 방영하거나 재편집해 또 선보이는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뉴스, 정치 관련 유튜버들은 유튜브가 메인 플랫폼이고 여기서만 볼 수 있는 배타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대다수다. 방송사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의 선전도 이런 차원에서 볼 수 있다. 특정 플랫폼에서만 누릴 수 있는 배타성이 강조되는 지점은 조회수, 구독자수와 비교해 라이브 지표부턴 바깥 세상의 브랜드 인지도, 영향력보다 유튜브가 요구하는 룰이 플랫폼 내 성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언급한 슈퍼챗 수입 순위도 이런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용자들이 유튜브 내에서 지갑을 여는 걸 전제로 한 ‘슈퍼챗’은 단순한 라이브 시청보다 플랫폼에 대한 더 많은 종속, 의존을 요구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자체 플랫폼을 지니고 유튜브를 또 하나의 유통 채널로 보는 기성언론을 슈퍼챗 수입 상위권에서 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 있다. 유튜브의 룰을 따라가 노골적인 정파적 운영을 매체 신뢰도에 리스크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았을 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측면 등은 실제 다수 언론이 슈퍼챗을 소극적으로 또는 아예 하지 않는 식으로 대응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돈 내고 응원하는 강성 지지층... 탄핵으로 더 똘똘 뭉쳐
탄핵기간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에도 변동이 있었다. 1년 간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가 1명 이상이던 찬탄 100개, 반탄 76개 채널의 주간 평균 동시시청자수 변동을 각각 살펴보니 찬탄 채널 시청자수가 반탄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던 경향이 내내 나타났다. 찬탄 채널 이용자를 범진보 진영, 반탄을 범보수와 겹쳐 본다면 진보 쪽의 저변이 유튜브 내에서 훨씬 넓다는 게 재확인됐다.

지난 1년 찬탄, 반탄 유튜브 채널 주간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 변동현황.

그런데 찬탄, 반탄의 시청자수가 그려내는 모양은 명백히 달랐다. 찬탄 채널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는 비상계엄이 있었던 ‘2024년 12월2일~8일’ 주간(66만5000명, 백자리 반올림)을 필두로 헌재 선고가 있기 전까지 탄핵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변곡점을 만들며 요동을 쳤다. 탄핵 전부터 꾸준히 라이브를 시청하던 골수 이용자 외에 그동안 잠재적 진보 지지층 혹은 중도의 시청자가 상당히 추가 편입된 영향으로 보인다. 강성 지지층과 달리 새로 편입된 이들은 사안별, 관심도에 따라 유입과 이탈을 반복했고, 그 흔들림이 그래프의 부침을 만들었을 공산이 크다.


반면 반탄 채널들의 평균 시청자수 곡선은 완만했다. 그 형태만으론 탄핵 관련 이슈의 시기를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비상계엄 직전 주간인 ‘2024년 11월25일~12월1일’ 7만8000명이던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는 ‘2025년 1월13일~19일’ 주간 18만4000명까지 서서히 늘었고 헌재 선고가 몇 차례 연기되며 서서히 감소세를 보이는 형태였다. 찬탄 쪽과 비교해 반탄의 일반을 향한 확장성은 확연히 떨어지는 모습이었지만 이슈에 흔들리지 않는 강성 지지층이 건재했고, 탄핵을 거치며 세를 불린 경험을 했다는 점은 명백해 보인다.

지난 1년 찬탄, 반탄 유튜브 채널 주간 슈퍼챗 횟수 변동현황.

라이브 평균 동시시청자수보다 슈퍼챗에서 이 같은 결집은 더 확연히 나타났다. 탄핵기간 18주 반탄의 슈퍼챗 횟수를 살펴보니 7만420건으로, 찬탄 채널들의 6만8679건보다 많았다. 슈퍼챗 횟수는 이슈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흔들렸고,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 관저 체포시도가 있었던 ‘2024년 12월30일~1월5일’ 주간 폭증하며 9996건을 기록했다. 같은 주 찬탄 채널의 슈퍼챗 횟수는 4914건으로 절반에 못 미친 수준이었다. 반탄의 라이브 동시 평균 시청자 수는 완만하게 증가했고, 애초 찬탄 쪽보다 그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았음에도 횟수는 능가했다. 이는 작은 규모의 반탄 채널 이용자들이 매우 적극적인 액션에 나선 결과로, 비용지불까지 감내했다는 측면에서 일반을 넘어선 행동양식을 보인 지지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헌재의 대통령 파면 선고 주간을 제외한 탄핵기간 슈퍼챗 수입이 반탄 채널들이 더 많았다고 적시했는데 달리 말하면 이 결과를 만든 게 이 지지층이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체포시도가 있었던 주간 슈퍼챗 횟수 폭증과 더불어 수입 역시 압도적으로 증가했는데 이 주간 2억300만원을 기록했다. 찬탄 채널들이 비상계엄 선포 주간 1억9400만원, 헌재의 파면선고 주간 2억900만원으로 가장 큰 금액을 벌었던 것과 막상막하 수준이었다.


◇탄핵 전부터 이미 전쟁 중...비탄핵기간 슈퍼챗 순위는?
탄핵기간 새로 유입된 이용자들이 ‘찬탄’, ‘반탄’으로 나뉘어 움직였지만 비상계엄 선포 전 이미 양쪽이 맞서는 구도는 잡혀 있었다. 특히 여러 지표 최상위권을 차지한 일부 채널은 양쪽 모두의 가장 강성인 지지층이 탄핵 국면 이전부터 이미 결집하던 베이스캠프였다. 이와 관련해 앞서 분석한 지난 1년치 주 단위 슈퍼챗 수입액을 슈퍼챗 횟수로 나눠 슈퍼챗 1회당 평균 금액을 계산해봤다.

지난 1년 찬탄, 반탄 유튜브 채널 주간 슈퍼챗 횟수당 수입액 변동현황.

‘2024년 5월6일~12일’부터 ‘2024년 11월25일~12월1일’까지 비탄핵기간 30주 동안 찬탄 채널의 슈퍼챗 1회 금액은 약 1만5000원에서 2만5000원 사이를 오갔다. 반탄 채널은 1만8000원부터 2만2000원까지로 양쪽 이용자들의 1인당 지불금액 수준에 큰 차이가 보이진 않았다. 탄핵기간 들어 비상계엄 선포주간,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의원 끌어내란 지시 있었다는 증언 관련, 2025년 2월10일~16일 주간), 헌재의 파면 선고 주간, 찬탄 쪽에서 1인당 지불금액이 각각 3만2000원, 3만원, 3만6000원으로 급등하는 일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연중 양쪽이 비슷한 금액으로 맞서는 구도였다.

탄핵기간이란 특수 국면에 앞선 비탄핵기간, 나중에 찬탄과 반탄으로 나뉘기 훨씬 전 이들 채널로 각각 몰려갔던 지지층의 존재와 결집이 여기서 나타난다. 앞선 비탄핵기간의 경쟁 구도는 찬탄, 반탄 채널이 탄핵 이전에도 뉴스, 정치 관련 이슈를 전해왔고, 비용지불까지 기꺼이 감내한 특정 정치 성향의 강성 지지층을 바탕으로 운영돼 왔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이렇게 보면 탄핵기간 1인당 지불금액이 찬탄 채널에서 특히 많았던 주간은 ‘위기감’이나 ‘승리 효과’로 강성 지지층이 평소보다 좀 더 비용을 썼거나 잠재적인 지지층이 일회적 동참으로 크게 슈퍼챗을 낸 특수한 국면이었을 뿐 양쪽 강성 지지층이 서로 팽팽히 맞서는 그림이 더 보통의 풍경이고, 이는 이미 완성돼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비탄핵기간 30주의 슈퍼챗 수입 순위에선 찬탄, 반탄 채널이 이미 헌재 선고 1년 전부터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 30위 내에 찬탄이 12개, 반탄이 18개로, 최상위권엔 찬탄이 더 많이 배치된 그림이었다. 1위는 ‘뉴탐사 NewTamsa'로 1억6500만원( 십만단위 버림)의 압도적인 수입이었다. 2위 ’신의한수‘(8300만원), 3위 ’[팟빵] 매불쇼‘(8200만원)보다도 약 2배 많은 금액이다. 4, 5위에 ’최국튜브‘(7800만원), ’홍철기TV'(7500만원) 같은 반탄 채널이, 6, 7위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6700만원), ‘황기자’(6400만원) 등 찬탄이 놓인 순위였다.

비탄핵기간 정치, 뉴스 유튜브 채널 슈퍼챗 수입 순위 현황 1~30위.

◇탄핵 전 '김어준' 아닌 '뉴탐사'가 수입 1위...‘진성’ 지지층 채널 구분돼
앞서 공개한 ‘탄핵기간’과 ‘1년 간’의 유튜브 채널 수입 순위와 비교하면 ‘비탄핵기간’에도 찬탄, 반탄이 경쟁하는 구도는 비슷하게 나타났지만 각 진영 내의 보다 구체적인 양상이 나타난다. 특히 탄핵이란 이슈가 있기 전, 그러니까 평시에 양 진영에서 각각 강성 지지층이 특히 몰린 채널을 엿볼 수 있다.


예컨대 1년을 기준으로 슈퍼챗 수입 1위(4억2100만원)를 기록한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은 비탄핵기간엔 6위(6700만원)였다. 탄핵기간 직전 구독자수 169만명으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반면 1년 수입액을 기준으로 3위(2억7900만원)였던 ‘뉴탐사 NewTamsa’는 비탄핵기간 1위(1억6500만원)를 차지했는데 탄핵기간 직전 구독자수가 32만4000명이었다. 비탄핵기간 당시 ‘뉴탐사 NewTamsa’의 구독자수는 5분의 1에 불과했지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의 2배 넘는 슈퍼챗 수입을 올렸다.


이는 구독자 중 ‘진성’ 비율이 특히 높은 채널이 각 진영에 따로 존재함을 의미한다. 탄핵 국면에서 인지도가 높은 채널로 잠재적 찬탄 지지층이던 일반 국민이 많이 몰리고, 이들이 슈퍼챗까지 지불하며 높은 1년 성과를 만들어줬지만 강한 정치적 신념을 지닌 ‘찐’의 채널들은 비탄핵기간부터 이미 존재했다는 의미다. 진영 내에서 상대적으로 신진 채널들이 강성층을 먼저 모으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찬탄, 반탄 각각에서 어떤 채널들이 비탄핵기간 진영별 코어 지지층을 모으는 구심점이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비탄핵기간 슈퍼챗 수입을 탄핵 직전 시기 구독자수로 나눠봤다. 비상계엄 이전, 즉 보통의 시기에 구독자 1명당 비용지출이 컸던 채널일수록 결집도가 높았을 것이라 봐서다.

그 결과 슈퍼챗 1년치 수입 기준으로 30위에 든 채널 중 찬탄 쪽에선 ‘뉴탐사 NewTamsa’(512원)가 가장 높았고 ‘사장 남천동’(223원), ‘황기자’(139원), ‘대안뉴스’(125원), ‘제이컴퍼니’(105원)가 100원 이상을 기록하며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탄 채널에선 ‘최국튜브’(399원), ‘이병준TV’(261원), ‘홍철기TV'(171원), ’시사 우동균‘(156원), ’이대남의 우회전‘(133원), ’BJ톨‘(124원) 등의 순이었다.


구독자수가 많아지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채널일수록 불가피하게 ‘진성’의 농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만큼 탄핵기간 전 이미 구독자수 100만명을 넘겼던 채널들의 구독자 1인당 슈퍼챗 수입은 현격히 낮았다.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40원), ‘신의한수’(56원), ‘[팟빵] 매불쇼’(43원), ‘오마이TV’(10원), ‘[공식] 새날’(28원), ‘고성국TV'(17원), '펜앤마이크TV'(10원), ’배승희 변호사‘(27원)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1년 슈퍼챗 순위 상위 30위 정치, 뉴스 유튜브 채널 탄핵기간 전후 구독자수 변동 및 비탄핵기간 결집도 현황.

◇탄핵됐는데도 구독자 느는 '반탄' 채널들
1년 기준 슈퍼챗 순위 30위에 든 채널 중 14곳이 찬탄, 16곳이 반탄이었다. 탄핵 이전 100만명 구독자수를 넘긴 8개 채널 중에선 찬탄과 반탄 각각 4곳씩이었다. 슈퍼챗, 그러니까 유튜브 이용자에게 가장 높은 관여도를 요구하는 영역에서 양쪽은 박빙인 구도다. 조회수와 구독자수 지표로 의미되는 잠재적 시장, 일반 대중을 향한 확장성은 명백히 찬탄의 우위였다. 관건은 탄핵기간이란 특수 국면을 거치며 국민 상당수에 존재를 각인시킨 반탄 채널들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다.


기자협회보가 2025년 7월8일, 30개 채널의 구독자수를 추가 조사해본 결과 대다수 채널 구독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탄핵국면 직후와 현재 구독자수를 비교했을 때 구독자가 감소한 채널은 ‘신의한수’(162만명→161만명), ‘홍철기TV’(53만5000명→53만명), ‘시사 우동균’(28만7000명→28만1000명), ‘제이컴퍼니’(21만3000명→21만1000명), ‘KNL 강용석 나이트 라이브’(65만6000명→64만5000명) 등 5곳이었고 이중 4곳이 반탄 채널이었다. 헌재 파면 선고,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나온 이후 시점이지만 찬탄은 물론 반탄 대다수 채널의 구독자가 늘어났다. 반탄을 지지했던 채널로 어떤 국민들이 계속 모이고 있는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보긴 어렵다.


강성 지지층이 양쪽으로 나뉘어 집결하는 행태는 진영을 떠나 민주공화국에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란 점은 명백하다. 다만 두 진영을 양비론으로 동시에 비판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반탄 채널들은 탄핵기간 ‘부정선거론’ 등 가짜뉴스를 확산시켜 진실을 호도하고 상당 국민을 선동해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한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정치적 신념’과 ‘금전적 이득’이 결합된 유튜브 생태계에서 한번 선을 넘어본 이들이 앞으론 그러지 않으리라 보장하긴 어렵다. 애초 보수 성향 유튜버에 머물뻔 한 다수 채널들을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이들로 만든 책임은 물론 보수 정당이 가장 크게 져야 할 몫이다.


기자협회보는 이번 분석을 위해 권오성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와 협업을 진행했다. 과거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 미디어전략팀장으로 일했고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 과정 중인 권 교수는 데이터 저널리스트로서 데이터 수집과 더불어 분석방법, 시각화에 대한 제언을 했다. ‘플레이보드’ 사이트 ‘뉴스/정치’ 카테고리에서 ‘구독자’, ‘조회수’, ‘슈퍼챗’, ‘라이브’ 분야에서 지난 1년여 간 한 번이라도 200위내에 들었던 채널 1109개의 각각 세부 데이터를 주 단위로 올해 4~5월 수집했고 분석을 진행했다. 전체 수집기간은 2024년 4월부터 2025년 5월까지 13개월 가량이지만 실제 분석엔 ‘2024년 5월6일~5월12일’부터 ‘2025년 4월12일~20일’까지 총 50주간이 활용됐다. 전체 데이터는 23만5000여건이다.


이번 조사는 탄핵기간 뉴스,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의 여러 측면 변화를 수치로 확인하려 했다는 의미가 있다. 일부 문제적 채널을 대상으로 한 기사나 질적 연구는 존재하지만 이 기간 전체를 대상으로 시도된 양적 분석 시도는 드물었다. 다만 유튜브 ‘뉴스/정치’ 카테고리에 한정해 단지 1년여 기간 데이터만을 수집했고, 특히 탄핵기간에 집중한 분석인 만큼 한계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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