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구독자 증가, '찬탄' 1300만 '반탄' 1100만 박빙

[데이터 저널리즘] 계엄·탄핵 기간, 유튜브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②유튜브 수치로 확인한 '찬탄·반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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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증가는 아예 대등... '찬탄' 평균 10만명, '반탄' 평균 9만8000명

반탄 채널의 가파른 성장세(관련기사: '찬탄', 구독·조회수 압도... '반탄', 선명성 앞세워 2배 더 성장)는 조회수만의 현상은 아니었다. 계엄 이전과 이후 구독자 증가세를 보면 반탄 채널의 성장이 더욱 확연히 보인다. 특히 구독자는 조회수와 달리 채널에 대한 충성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우연한 소비일 수 있는 조회수와 달리 앞으로도 계속 이 채널의 콘텐츠를 소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계엄 이전 대비 탄핵기간 늘어난 구독자를 비교해보면 반탄 채널의 추격세는 매우 급했다. 찬탄 채널의 구독자가 탄핵기간 1305만6000명 늘어난 데 반해 반탄 채널의 구독자는 같은 기간 1103만3000명 증가했다. 겨우 202만3000명 차이다. 평균으로 보면 찬탄 채널 130개의 평균 구독자 증가는 10만명으로, 반탄 채널 113개 평균(9만8000명)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지난 1년여간 늘어난 구독자들 중 '탄핵기간' 찬탄·반탄 채널을 구독한 유튜브 이용자는 몇 명일까. 1년여 기간 증가한 구독자를 100으로 보고 탄핵기간 증가 비율을 별도로 계산했더니 찬탄 채널에선 57%가, 반탄 채널에선 76%가 탄핵기간 채널을 구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영 기자

가장 극적인 사례는 반탄 채널인 ‘NGN NEWS’다. 계엄 이전 구독자가 1400여명에 불과했던 이 채널은 탄핵기간 4만4000명을 모으며 무려 33배 성장했다. 마찬가지로 반탄 채널인 ‘최진녕TV’, ‘망기토TV’, ‘애국청년Spring’, ‘마하나임뉴스(mhn8807)’ 등도 1만명이 채 안 되던 구독자 수가 탄핵기간 적게는 9배에서 많게는 17배까지 뛰었다.


탄핵기간 신설된 채널들 사이에서도 찬탄과 반탄의 격차는 미미했다. 무관 채널을 제외한 27개 중 찬탄 채널이 14개, 반탄 채널이 13개로 대등했고, 구독자 수도 찬탄 채널 106만명, 반탄 채널 94만6000명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평균 역시 7만명대로 비슷했다. 기존 채널이 이미 쌓아온 브랜드의 영향력 및 인지도를 바탕으로 경쟁을 한다면 신생 채널은 콘텐츠와 지향, 선명성 등만으로 승부를 볼 수밖에 없다. 즉 순수한 콘텐츠 경쟁에서 찬탄과 반탄 채널이 거의 대등한 경쟁력을 보였음을 나타낸다.

지난 1년여간 늘어난 구독자들 중 '탄핵기간' 찬탄·반탄 채널을 구독한 유튜브 이용자는 몇 명일까. 1년여 기간 증가한 구독자를 100으로 보고 탄핵기간 증가 비율을 별도로 계산했더니 찬탄 채널에선 57%가, 반탄 채널에선 76%가 탄핵기간 채널을 구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영 기자

이를 반영하듯 탄핵기간 반탄 신생 채널들은 약진했다. ‘2024년 12월30일~2025년 1월5일’ 주간 첫 조회수, 구독자를 기록한 ‘[스카이데일리 TV]’는 탄핵기간 21만5000명의 구독자를 모으며 신생 채널 중 1위를 차지했고, 1월13일 신설된 ‘멸공연대’도 같은 기간 9만5000명의 구독자를 수집하는 기염을 토했다. 찬탄 채널인 ‘애국청년김태풍’과 ‘트렌드쇼츠’ 등도 탄핵기간 각각 15만8000명, 9만4000명 구독자 상승을 기록했다.


한편 탄핵기간 구독자 증가 전체 순위를 보면, 찬탄 채널의 경우 방송사인 ‘MBCNEWS(62만명 증가)’, ‘JTBC News(50만명)’가 1,2위였고, 그 뒤를 ‘박선원TV(45만명)’, ‘[팟빵] 매불쇼(44만명)’,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39만명)’, ‘오마이TV(33만명)’ 등이 따랐다. 반탄 채널 상위권은 인터넷 매체인 ‘펜앤마이크TV(55만명 증가)’와 보수 유튜브 ‘GROUND C 그라운드씨(54만5000명)’가 차지했으며, ‘매일신문(36만5000명 증가)’을 비롯해 ‘배승희 변호사(28만명)’, ‘이대남의우회전(27만4000명)’, ‘천조국 파랭이(27만1000명)’ 등 채널이 뒤를 이었다.

탄핵소추안 통과 후 결집한 '반탄'... 12월 말부터 2월 초까지 구독자 증가 우세

그렇다면 반탄 채널의 구독자는 탄핵기간 어느 시점에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일까? 계엄 이전 주간 구독자 성장세를 보면 반탄 채널은 매번 찬탄 채널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계엄 이전 적게는 8만5000명에서 많게는 40만4000명까지 주간 구독자 성장이 밀렸고, 특히 계엄 직후엔 찬탄 채널의 구독자가 폭증하며 크게 뒤지는 모습을 보였다. 비상계엄 선포일이 있었던 ‘2024년 12월2일~8일’ 주간 찬탄 채널의 구독자가 129만3000명 늘어날 동안 반탄 채널 구독자는 38만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고, 그 다음 주도 둘의 격차는 125만9000명으로 벌어졌다.

지난 1년여간 탄핵 찬성(찬탄) 채널과 탄핵 반대(반탄) 채널의 주별 구독자 수 증감. 2024년 5월6일부터 2025년 4월20일까지 50주간의 구독자 수 증감을 찬탄·반탄 채널로 나눠 그래프로 구현했으며, 둘 모두 양의 값이다. 이 기간 찬탄 채널의 주간 구독자 수 증감이 가장 높았던 때는 '2024년 12월9일~15일'로 1주 만에 204만4000명의 구독자가 늘었다. 반면 반탄 채널의 최대 구독자 수 증감은 120만명으로 '2025년 1월6일~12일' 주간에 나왔다. /강아영 기자

반탄 채널에서도 구독자 증가는 있었다. 계엄 이전 평균 주간 구독자 성장이 11만3000명 수준이었는데 계엄 직후 38만9000명으로 3.4배 뛰었다. 다만 계엄 직후엔 평소 정부를 옹호하던 채널들조차 한동안 침묵하거나 애매한 입장을 취했고, 그 덕분에 찬탄 채널에 비해 구독자 증가는 미미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정치적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반탄 채널들이 반격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 채널은 ‘계엄은 불가피했다’, ‘쿠데타가 아닌 합법적 조치였다’는 논리를 앞세우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적극 옹호하기 시작했다.


결정적 전환점은 ‘2024년 12월23일~29일’ 주간이었다. 이때부터 반탄 채널의 구독자 증가가 찬탄 채널을 앞서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비상계엄과 관련한 국회 현안 질의가 이어지던 때였다.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이후 대통령 지지층 사이에서 위기감이 고조되던 시기이자,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기성 언론을 대신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매체를 찾아 나선 때이기도 하다. 반탄 채널은 이 빈자리를 적극 메웠다. 그 결과 12월 넷째 주 찬탄 채널의 구독자가 79만8000명 늘어날 동안 반탄 채널의 구독자는 80만7000명 늘어나며 구독자 성장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후 적게는 2만1000명, 많게는 39만9000명까지 반탄 채널의 주간 구독자 성장이 찬탄 채널보다 우세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안건으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탄핵안 가결을 선포한 뒤 본회의를 산회하고 있다. /뉴시스

반탄 채널의 우세는 ‘2025년 2월3일~9일’까지 7주간 계속됐다. 이 기간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시작되고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체포된 시기다. 반탄 채널은 다양한 소재 및 ‘정치적·사법적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지지층을 지속 결집시켰다. 탄핵은 이들에겐 막아야 할 재앙이었고 그만큼 절박함도 컸기에 이 기간 반탄 채널 구독자는 무려 644만5000명 증가했다.


‘2025년 2월10일~16일’ 주간부턴 다시금 찬탄 채널의 구독자가 반탄 채널보다 늘어났다. 3월 초반 반탄 채널이 찬탄 채널을 누른 주간도 있었지만 대부분 찬탄 채널이 우세했다. 탄핵심판 선고기일이 다가오며 찬탄 세력이 다시 결집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대통령 파면 선고가 있던 ‘2025년 3월31일~4월6일’ 주간엔 찬탄 채널 구독자가 54만2000명 늘어날 동안 반탄 채널 구독자는 10만4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탄 채널의 성장은 우리 사회에 무엇을 남길까

구독자와 달리 주간 조회수 측면에선 매번 찬탄 채널이 반탄 채널을 압도했다. 오히려 계엄 이후 그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24년 5월 초부터 계엄 직전까지 31주간 찬탄과 반탄 채널의 조회수 차이는 평균 3억9243만회였다. 그런데 탄핵기간 6억3235만회로 그 차이가 1.6배 더 벌어졌다. 이는 찬탄을 지지했던 유튜브 이용자들이 반탄보다 뉴스, 정치 관련 콘텐츠를 더 많이 소비하는 쪽이었고, 탄핵기간 통상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범진보 계열 채널의 유튜브 내 시장성을 설명하는 지점일 수도 있다.


반면 반탄 채널 구독자들은 정치적 지향은 분명했지만 찬탄 채널 구독자들보단 뉴스를 덜 소비하는 층이었다. 다만 탄핵기간을 거치며 이들의 뉴스 소비는 급증했고, 그 결과 반탄 채널의 성장 및 유튜브 내 일정 지분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같은 뉴스 소비와 구독은 집회 참가 등 결집된 경험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일례로 찬탄·반탄 채널의 구독자 당 조회수는 데이터를 수집한 1년여의 기간 평균 7.5회였다. 구독자 1인이 매주 7.5회 이들 채널의 영상을 시청했단 의미다. 이 수치는 계엄 이전 찬탄 채널 9.2회, 반탄 채널 3.2회로 거의 3배 가까운 차이였으나 탄핵기간 2배 차이로 줄어들었다. 특히 ‘2024년 12월23일~29일’ 주간엔 찬탄 채널과 반탄 채널의 격차가 1.5배까지 좁혀졌다. 찬탄 채널이 조회수에선 분명 양적 우세를 보였지만 반탄 채널의 충성도와 정치적 행동력이 결코 뒤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수치다.

1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가 벌어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뉴시스

과연 반탄 채널의 성장은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 같은 현상은 탄핵기간 짧고 굵게 끝난 것일까, 아니면 지속되는 것일까. 우려되는 지점은 사회 분열의 고착화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지속 추천하는데, 같은 사안을 두고도 찬탄과 반탄 세력이 완전히 상반된 해석을 하는 일이 가능해졌다. 이런 상황은 민주주의에 근본적 도전을 제기한다.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시민들이 공론장에서 토론하고 설득하며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유튜브 내에선 그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되기 때문이다. 적어도 탄핵기간 유튜브에서 그런 가능성은 보이지 않았다.


기자협회보는 이번 분석을 위해 권오성 기후솔루션미디어팀장과 협업을 진행했다. 과거 한겨레신문사에서 기자, 미디어전략팀장으로 일했고, 현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박사 과정 중인 권 팀장은 데이터 저널리스트로서 데이터 수집과 더불어 분석방법, 시각화에 대한 제언을 했다. 데이터는 4~5월 ‘플레이보드’ 사이트 ‘뉴스/정치’ 카테고리에서 ‘구독자’, ‘조회수’, ‘슈퍼챗’, ‘라이브’ 분야에서 지난 1년여 간 한 번이라도 200위내에 들었던 채널 1109개의 각각 세부 데이터를 주 단위로 수집해 분석했다. 전체 수집기간은 2024년 4월부터 2025년 5월까지 13개월 가량이지만 실제 분석엔 ‘2024년 5월6일~5월12일’부터 ‘2025년 4월12일~20일’까지 총 49주간이 활용됐다. 전체 데이터는 23만5000여건이다.


이번 조사는 탄핵기간 뉴스, 정치 관련 유튜브 채널의 여러 측면 변화를 수치로 확인하려 했다는 의미가 있다. 일부 문제적 채널을 대상으로 한 기사나 질적 연구는 존재하지만 이 기간 전체를 대상으로 시도된 양적 분석 시도는 드물었다. 다만 유튜브 ‘뉴스/정치’ 카테고리에 한정해 단지 1년여 기간 데이터만을 수집했고, 특히 탄핵기간에 집중한 분석인 만큼 한계는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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