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IT 기사는 아웃스탠딩" 입소문에 힘든 줄 몰라

작지만 강한 '미디어 스타트업' ①아웃스탠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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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특화 100% 발제기사 , 다양한 기사형식도 눈길
월 방문자 40만명 돌파, 월 9900원 유료화 실험


이미 나온 기사 그대로 받아쓰고, 10대 아이돌 사진으로 낚시하고, 낯 뜨거운 광고로 현혹하고…. 주요 언론사들이 온라인 혁신 전략을 내놓으며 수익 활로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자극적인 기사로 연명하며 특별한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나 워싱턴포스트 등 해외 사례를 분석하며 새로운 디지털콘텐츠를 내놔도, VR이나 라이브 동영상 등 다양한 포맷을 활용한 콘텐츠를 선보여도 네티즌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반면 포털이나 페이스북, 어플 등을 살펴보면 톡톡 튀는 콘텐츠로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들이 있다. 언론사가 아니다. 이름도 생소하고 규모도 작은 ‘미디어 스타트업’이다. 기자협회보는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온라인 뉴스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는 작지만 강한 스타트업의 활약상을 소개한다.



“기자로 살고 싶은데 10년 뒤에도 기자를 계속 할 수 있을까.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평생 기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끝에 창업을 결심했죠.”


미디어 사업에는 손을 대지 말라는 얘기가 있다. 그만큼 언론 시장이 방향성을 잃고 꽁꽁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뉴스토마토의 두 기자는 주변의 우려와 만류에도 회사를 박차고 나와 미디어 시장에 맨몸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초 스타트업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아웃스탠딩이 IT 전문 콘텐츠로 월 방문자 4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1000여명에 달하는 유료 독자를 끌어 모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최용식 대표, 최준호 공동창업자, 장혜림 기자.

IT 전문기자 최용식 아웃스탠딩 대표는 “스타트업을 다루는 연재 기사를 취재하면서 티켓몬스터, 쿠팡과 같은 성공 사례를 보고 미디어 산업에 적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마침 7년간 기자생활을 하면서 모은 종잣돈이 생각났다”고 했다.


아웃스탠딩은 지난해 1월 창업 이후 반년 만에 패스트인베스트먼트와 2명의 엔젤투자자로부터 총 2억원 상당의 투자를 받고, 월 방문자 4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최근에는 월정액 9900원의 프리미엄 콘텐츠 유료화에 성공, 도입 한 달 만에 500여명의 월 구독자를 끌어모으고, 현재 2000여명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최준호 아웃스탠딩 공동창업자는 “‘역시 IT기사는 아웃스탠딩’이라는 입소문이 SNS와 댓글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며 “일주일에 100시간 가까이 일하는 게 힘은 들지만, 기자로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훨씬 줄었다”고 했다.

-아웃스탠딩만의 콘텐츠 제작·유통 전략은.
“사람들이 미디어콘텐츠에는 돈을 안 쓴다고 하는데, 돈을 주고 볼 기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독자는 얼마든지 자신의 니즈에 맞는 기사에 지갑을 열 준비가 돼 있다. 독자가 궁금해 하는 것을 찾아서 연결해주면 수익은 따라오는 것이다.


▲아웃스탠딩 홈페이지.

아웃스탠딩은 무조건 100% 발제기사만 내보낸다. 보통 일주일에 10여개 정도의 기사를 생산하는데 IT에 특화된, 아웃스탠딩에서만 알 수 있는 정보를 친절하게 설명하는 방식이다. 이 분야에 대해 호기심을 갖는 독자들에게 꾸준히 소비가 되는 이유다.


사람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기사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아웃스탠딩은 애니메이션처럼 인물이 상황을 전개하는 형식으로 뉴스를 전달한다. 대화형, 설문형, 순위형 등 다양한 형식이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주류 언론의 온라인 전략에 대해 말한다면.
“독자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더 필요해 보인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독자 친화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기술이나 기획에 이해가 깊은 사람들이 모여서 온라인 조직을 혁신할 필요가 있다. 승자독식 체계인 온라인 사업의 경우 구성원들이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이용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희생이 필수다. 하지만 아직 올드미디어에서는 그런 조직 체계가 아니다.”


-언론사들이 참고할 만한 점이 있다면.
“조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기 위해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 등과 같은 IT기업들의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기자들이 취재해온 원석의 콘텐츠에 어떻게 상업적인 가치를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실패를 거듭한다고 하더라도 끊임없이 실험을 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나아갈 필요가 있다.


결국은 독자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관건인데, 조직의 특수성을 살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증권뉴스는 블룸버그가 최고라고 전세계적으로 알려져있지 않나. 달라야만 독자의 니즈가 생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쿼츠를 보면 그때그때마다 어젠다를 세팅한다. 한 이슈에 대해서 쓸 사람을 모이게 하고 부서가 수시로 없어졌다가 새로 생긴다. 이런 방식으로 운영하면 기사의 질이 높을 수밖에 없다.”


-미디어 스타트업으로서 어려운 점은.
“콘텐츠 면에서는 창업 이전보다 훨씬 조건이 좋아졌다. 창의적으로 발제가 가능하고 취재 과정도 훨씬 풍성해졌다. 하지만 비즈니스 활동에 있어서는 선행된 성공 사례가 없어서 어려움이 있다. 현재 뉴미디어에는 바이럴 동영상이 가장 뜨고 있고, 뉴스는 가장 마이너이다. 뉴스 쪽 창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계획은.
“예전에는 기자들에게 팬레터가 올 정도로 충성 독자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이게 어디 기사인지 모르고 그저 네이버 기사로만 인식할 뿐이다. 아웃스탠딩은 직접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으로 언론사들의 잃어버린 독자를 다시 찾아오고 싶다.


유료화라는 비즈니스모델은 확장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어느 정도 안착이 되면 더 많은 기자들이 활동하는 사업장으로 키워나가고 싶다. 1년 뒤에는 더 좋은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서비스하고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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