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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만 좋으면 기꺼이 지갑 여는 독자 많아요”

작지만 강한 ‘미디어 스타트업’ ③PUBLY(퍼블리)

이진우 기자2016.11.09 14:24:26

전문가 취재콘텐츠 퍼블리싱 모델
평균 4~5만원 결제…재구매율 25%
조선업·페미니즘 콘텐츠도 호응
오프라인 만남 등 피드백 청취 중요


“유학을 마치고 국내에 들어왔을 때 언론이라는 위상 자체가 현격하게 떨어져 있더라고요. 미디어비즈니스를 직접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컨설팅 기업 맥킨지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공공정책학 석사를 거쳐 국내로 돌아온 박소령 퍼블리 대표는 언론사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을 버리지 못했다. 언론사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지만, 뉴욕타임즈의 혁신보고서팀과 같은 미디어비즈니스를 실현할 자리는 어디에도 없었다.


박 대표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어보자’는 목표로 창업에 돌입, 지난해 4월 공동창업자 김안나씨와 손을 잡고 ‘PUBLY(퍼블리)’라는 회사를 세웠다. 기존 언론사들이 광고 구조 속에서 기업의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내놨다면, 퍼블리는 ‘크라우드 펀딩’을 바탕으로 이뤄진 유료화를 통해 독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질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펀딩 자금으로 외부 전문가(저자)를 섭외해 해외 북페어나 국내 이슈를 취재하게끔 한 뒤, 그 콘텐츠를 퍼블리를 통해 유통하는 방식”이라며 “콘텐츠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3만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옥에서 박소령 퍼블리 대표(왼쪽에서 두 번째)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직원들. (퍼블리 제공)

지난달 누적 펀딩 금액 1억원을 돌파하고 유료고객수 2500여명을 끌어모은 퍼블리의 행보는 기사의 유료화를 불가능한 도전이라고 보는 현 언론계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하다. 박 대표는 “고객 1명 당 평균 결제 금액은 4~5만원으로, 독자의 25% 정도가 재구매를 하고 있다”며 꾸준히 충성 독자가 유입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자협회보는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퍼블리 사무실을 찾아 떠오르는 미디어스타트업으로서의 성공 비결과 계획, 기성 언론의 온라인 전략에 대한 생각 등을 들어봤다.

-퍼블리 소개 부탁드린다.
“10명의 구성원이 각각 역할 구분이 명확하게 돼 있다. 제품팀은 개발과 디자이너, 기술 쪽을 다루고 있고, 콘텐츠팀은 에디터와 마케팅 등이 포함돼 있다. 내부에 개발팀이 있다는 게 특이점이다. 개발자들은 콘텐츠를 단순히 퍼블리싱하는 걸로 끝내는 게 아니라 독자들이 편리하게 읽을 수 있도록 발생데이터를 분석하고 고객의 피드백까지 처리하는 역할을 한다.”


-퍼블리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혹은 운영 방식은.
“그간 사람들이 어떤 콘텐츠에 돈을 쓰는지 연구했다. 나의 시간과 돈을 아껴줄 수 있다면 지적 콘텐츠에 돈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더 나아가 내가 믿을 수 있는 누군가가 좋은 안목으로 대신 정리해주고, 오프라인 대화도 같이 할 수 있는 상품이 있으면 기꺼이 돈을 낼 것이라고 확신했다. 지난해 기획한 ‘프랑크푸르트 북페어’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콘텐츠 제작 초기 자금을 마련하고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에는 조선업이나 기본소득, 페미니즘 등 국내 현안으로 모델을 확대하고 있다. 조선업 프로젝트의 경우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저자를 섭외해 리포트를 만들었고, 독자들과의 오프라인 모임도 성사시킴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었다. 그간 선결재로만 펀딩이 가능했다면 이번 주부터 후속 판매도 가능하게끔 서비스를 보완했다.”


-언론사들의 온라인 전략에 대해서.
“일단 광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라 콘텐츠를 읽기가 매우 불편하다. 소비자 편의적이지 못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완결성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대부분 기사들은 단발적으로 한번 읽고 창을 닫으면 없어지는 구조다. 상품으로의 완결된 가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퍼블리는 최대한 책에 가까운 느낌을 주기 위해 표지와 목차를 만들고, 콘텐츠도 대부분 다 읽으려면 평균 1시간정도 소요되는 장문이 대다수다. 남는 게 있다고 느끼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사들은 좋은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다. 특히 주말판은 좋은 장문이 많은데도 유통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시리즈물을 묶어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언론사들의 온라인 수익모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오프라인 대화의 장을 만들어서 독자들의 피드백을 끊임없이 듣는 게 중요한 것 같다. 그걸 통해 유료화든 기타 수익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고 본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IT업계뿐만 아니라 출판업계 등도 모두 고객데이터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모든 프로젝트에 오프라인의 장을 만들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형성해 독자와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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