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보도 권고기준 2.0

  • ■ 전 문
  • 자살 보도가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자살 보도가 자살 빈도와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국내외의 연구에서 입증되었습니다. 수많은 국내외 연구는 자살에 대한 언론 보도 직후에 자살 시도가 급증하며, 언론의 자살 보도 방식과 내용이 후속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이 모두 자살을 고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자살 의도를 가진 사람이 모두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살 사건이나 자살과 관련된 사안을 보도하는 기자는 자신이 쓴 기사로 그러지 않았으면 죽지 않았을 사람, 특히 삶의 경험이 충분하지 않은 청소년을 죽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합니다. 언론의 자살 보도가 자살을 결심하거나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언론 보도는 모방 자살을 부릅니다. 자살 방법과 장소에 대한 보도가 막연하게 자살을 고려하던 사람들에게 동일하거나 유사한 방법 혹은 장소에서 자살을 실행할 구체적 결심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자살 원인을 단정하는 보도는 동일 혹은 유사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자살을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언론 보도는 또한 자살이 당면한 문제 해결에 유용한 수단이라고 학습시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어려운 일을 겪거나 억울한 상황에 처한 사람의 자살 사건에서 ‘가해자’ 등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나 상황에 대한 비판적 보도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자살의 유용성’에 대한 경험으로 축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언론은 보도를 통해 자살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자살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믿음을 없애고 주변인들이 자살 징후를 조기에 파악하여 이들을 돕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이나 그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나 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자살 예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자살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그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줍니다. 그 뿐만 아니라 자살 시도만으로도 중대한 신체적, 심리적 손상을 남길 수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자살률이 매우 높은 나라이며,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전 사회적인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며 그중 언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WHO와 대부분의 OECD 회원국에서는 언론 보도로 인한 자살의 증가를 막기 위해 이미 자살 보도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자살을 감소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 대부분의 국가에서 그 효과를 보고하고 있습니다.
    이 ‘자살 보도 권고 기준 2.0’은 신문, 방송, 인터넷 신문 등 언론 미디어뿐만 아니라 블로그, 인터넷 카페, SNS 등을 통해 사회적 소통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에게 적용됩니다
  • ◆ 9가지 원칙
  • 【1】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 【2】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 【3】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 【4】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 【5】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 【6】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 【7】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 【8】 자살 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 【9】 인터넷에서의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 ◆ 실천 세부 내용
  • 제1장 자살 보도는 기본적으로 최소화한다. 제1조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1. 자살에 대한 보도는 무조건 자제해야 합니다.
      2. 사람의 생명보다 더 큰 보도의 가치는 없습니다.
      3. 자살 보도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자살이라는 사회 문제를 악화시킵니다.
      4. 보도 가치가 높아 보이는 자살 사건의 보도가 더 많은 자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제2장 최소한의 자살 보도에서도 이것만은 절대 하지 않는다. 제2조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1. 제목에는 ‘자살’을 포함하지 않아야 합니다.
      2. 자살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자살이라는 단어를 써서는 안 됩니다.
      3. 자살 보도는 주요 지면을 피해야 합니다.
      4. 자살과 관련된 언어 표현은 신중하게 선정해야 합니다.
    제3조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1. 자살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는 절대 피해야 합니다.
      2. 자살 보도에서 자살 장소를 포함시켜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은 자살 보도의 폐해를 극대화시킵니다.
      4. 자살 동기를 단순화한 보도는 대부분 오보이므로 삼가야 합니다.
      5. 자살 동기에 대한 자의적 해석과 표현은 자살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킵니다.
    제4조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1. 자살자와 유가족의 신분이 노출될 정보는 보도하지 않아야 합니다.
      2.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과 주변인을 고려해야 합니다.
  • 제3장 자살 보도의 사회적·거시적 영향을 인식한다. 제5조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1. 자살을 합리화하거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표현은 삼가야 합니다.
      2. 자살과 자살자를 미화하거나 영웅시해서는 안 됩니다.
    제6조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1. 자살로 자살자가 당면한 어려움에서 벗어났다는 사회적 인식의 가능성을 유념해야 합니다.
      2. 자살과 사회적 문제 해결을 연결할 때 생기는 문제를 유념해야 합니다.
  • 제4장 자살을 예방하는 보도를 한다. 제7조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1. 자살과 자살 시도로 인한 폐해와 고통을 묘사해야 합니다.
    제8조 자살 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1. 자살 징후와 자살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해야 합니다.
      2.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개인적 노력의 필요성과 방법을 제시해야 합니다.
  • 제5장 인터넷 환경의 특성에 유의한다. 제9조 인터넷에서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1. 인터넷에서 자살 보도는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2. 인터넷에서는 자살 보도로 인한 사생활 침해의 위험이 더욱 높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3. 자살 예방을 위한 정보 제공에 인터넷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 2013년 9월
    한국기자협회·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